장학 재단 인터뷰 결과
2024.10.01. (화)
요즘 아침에 교회에서 빌려주신 토스트기에 토스트를 해서 땅콩버터를 발라 바나나를 올려먹는 것이 하루를 여는 행복이다. 사실 한국에서 아침으로 사과에 무첨가 땅콩버터를 함께 먹는 것이 유행이라길래 평소 잘 먹지도 않는 땅콩버터를 사와서 사과랑 같이 먹어봤다가 무슨 맛인지 모르겠어서 난감했는데 빵에 발라 바나나와 함께 먹으니 완벽했다. 새로 열린 흑백요리사 에피소드를 끝내고 동생이 그렇게 매일 노래를 부르던 3대 운동 500kg을 달성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저게 저렇게까지 해낼 일인가 싶으면서도 또 우연히 10월의 첫날이길래 나도 요즘 집이 생기고 밥을 잘 챙겨 먹었더니 얼굴이 다시 동그래져서 운동을 시작해 보기로 했다. (그렇지만 운동 가기 전 점심엔 또 어제 밤부터 계란물에 재워둔 식빵으로 프렌치 토스트를 만들어 먹어보았다.)
굳은 결심과 함께 오전 수업을 듣고 집 근처의 헬스장에 가봤다. 비가 많이 와서 어렵게 도착한 헬스장의 리셉션에서 스페인어로 소통하는데 진땀을 뺐지만 번역기까지 직접 찾아서 멤버십 등록하러 왔니 아니면 오늘 일일 체험해 보려고 온 거니? 하시길래 그냥 등록하려다 일일 체험이 있구나! 싶어서 체험해 보겠다고 했다. 함께 운동할 선생님이 필요하냐는 질문에 열심히 끄덕거렸더니 영어를 조금 할 수 있는 선생님을 불러다 주셨다. 기다리면서 멤버십 비용이나 그룹 수업에 대한 안내를 받았는데 생각보다 비쌌다. 아니 이 나라 뭐든 원래 비싸긴 한데 내가 한국에서 헬스장을 꾸준히 안 다녀서 가격의 기준이 없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최신 시설의 헬스장도 아니었는데 시설 이용만 달에 10만 원 정도 했다.
사실 오늘 저녁에 있는 춤 수업을 듣고 싶었던 것인데 한 시간 정도 시간이 떠서 그 사이에 pt선생님과 함께 운동을 했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데 10번씩 4세트 해봐! 해서 하고 나면 바들바들거릴 수밖에 없었다. 아침에 동생 3대 500 달성에 푸하하 했던 내 자신이 푸하하였다. 그렇게 그룹 수업 시간이 되어 겨우 탈출해서 춤 수업을 듣는데 또 거기서도 쉽지 않았다. 지난번 친구 헬스장에 껴서 수업을 들을 땐 사람이 너무 많아서 내가 대충 해도 눈에 띄지 않았는데 여긴 사람이 많지도 않아서 좀 쉬려고 하면 선생님이 다가와서 어쩌고 저쩌고 아자잣! 소리를 질러주셨다. 그렇게 마지막 남은 온 힘을 다해 한 시간 춤을 추고 헬스장을 나섰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옆 방에 사는 영국인 친구가 집 앞 마트에서 요즘 키친 타올이랑 물이 세일한다는 것을 알려줬던 것이 생각나서 500ml 물 24개입을 업고 추가 운동을 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그래도 예전에 두세 달 pt를 듣기도 했고 수영이든 러닝이든 운동을 꾸준히 하긴 했었는데 오랜만에 해서인지 아니면 1 대 1 수업에 이어서 그룹수업까지 들어서인지 자는데 온몸이 쑤셔서 밤에 끙끙 앓았다. 아마 몸도 피곤한데 동시에 새벽 중에 지난번에 봤던 장학 재단 결과가 나오는 것에 계속 신경이 쓰여서 깊이 잠들지 못했기 때문인 것도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결과는? 아직도 받지 못했다. 새벽 중간 중간에 깨서 메일함 이곳저곳을 찾아보다 홈페이지에 들어가 공지를 확인해 보니 불합은 연락을 따로 주지 않는 것 같아 보였다. 장학금이 더 필요한 누군가가 있었나 보다. 인터뷰 중에 국제기구에서 일을 하고 싶은 거예요, 이직을 하고 싶은 거예요, 창업을 해보고 싶은 거예요, 아니면 장학재단을 만들고 싶은 거예요? 하고 물어보셨는데 당시엔 최선의 답을 했지만 되돌아보니 뚜렷하게 가고자 하는 길이 안 보였던 것 같다. 근데 사실 저도 잘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