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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쉼이 필요할 때

by DE

어느 순간부터, 무조건 달리기만 하던 발걸음이 문득 무거워지는 때가 찾아온다. 매일같이 책상 앞에 앉아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이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느라 정신없이 움직이던 머리와 마음도 어느새 지쳐 있는 것을 깨닫는다. 그때가 바로, 잠시 멈추고 숨을 고르라는 마음의 신호다.


공부를 할 때 가장 놓치기 쉬운 것이 바로 이 ‘쉼’이라는 요소다.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해, 더 빨리 원하는 곳에 닿기 위해 쉼 없이 달려야 한다고 우리는 자주 생각한다. 하지만 진정한 성장은 무작정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잠시 멈춰 서서 충분한 휴식을 취할 줄 아는 데서 비롯된다. 그렇게 쉬어가는 시간을 통해 우리는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게 된다.


우리가 공부를 하면서 느끼는 피로는 단순한 신체적 피로만이 아니다. 마음과 정신에도 쉼이 필요하다. 계속해서 무언가를 채우려는 노력과 열망 속에서 때로는 공허함이 깊어지고, 마음의 부담이 커지기도 한다. 그런 상태에서는 아무리 책을 펼치고 있어도 머릿속에 지식이 쌓이지 않고, 의미 없는 행동만 반복하게 된다. 결국 그런 순간이 오면 과감히 모든 것을 내려놓고 쉬어야 한다.


쉼은 단지 쉬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휴식의 시간은 우리가 다시금 목표와 방향을 명확히 하고, 내 안에 쌓인 스트레스와 긴장을 내려놓으며 다시 새로운 동력을 얻는 기회다. 쉴 때야말로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지금까지 내가 왜 이 길을 걸어왔는지 가장 선명히 되돌아볼 수 있다. 쉬면서 나 자신과 대화를 나누고, 조급함이나 불안 대신 다시 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내면의 힘을 회복할 수 있다.


그러므로 쉼이 필요할 때는 망설이지 않고 쉬어야 한다. 잠시 쉬는 것이 결코 뒤처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멀리 나아가기 위한 소중한 준비 과정임을 기억해야 한다. 나를 몰아붙이며 무리하게 공부하는 것보다는, 스스로에게 편안하고 충분한 휴식을 허락하는 것이 결국 더 지속 가능한 성장과 발전을 만들어준다.


오늘만큼은 책을 덮고, 잠시 눈을 감아도 좋다. 향긋한 커피를 마시며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가볍게 산책을 하면서 신선한 공기를 마셔도 좋다. 충분히 쉬고 나면 다시 책상 앞에 앉았을 때, 더욱 밝고 맑은 마음으로 공부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얻은 새로운 힘이 다시금 나를 더 먼 길로 나아가게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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