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때

by DE

문득 책상 앞에서 공부하다가, “지금 내가 가는 길이 정말 맞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열심히 달려왔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문득 방향이 흐려지고 내가 가고 있는 길에 대한 확신이 사라지는 순간이다. 그렇게 작은 의심 하나가 찾아오면, 갑자기 모든 것이 무너지는 듯 불안해지고, 그동안 쌓아온 노력들이 헛된 것처럼 느껴진다.


나 역시 그런 경험이 있었다. 꽤 오랜 시간 동안 목표로 삼아왔던 시험을 준비하던 중, 어느 날 불현듯 마음 깊은 곳에서 “어쩌면 이 길이 아닌지도 몰라.“라는 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처음에는 그 목소리를 무시하려고 애썼지만, 오히려 그럴수록 의심은 더 크게 퍼져나갔다. 불안감과 두려움이 밀려왔고, 열정을 가지고 공부했던 과목들조차 지루하고 답답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한동안은 마음이 크게 흔들렸다. 그동안 걸어온 길이 맞는지, 앞으로 나아갈 이유가 여전히 내게 있는지,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러나 그렇게 흔들리는 마음으로도 나는 매일 조금씩 책상 앞에 앉았다. 처음엔 책 한 페이지조차 읽기 어려웠지만, 그래도 무작정 앉아 작은 한 걸음씩 걷듯 책장을 넘겼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그렇게 망설이며 읽던 책에서 우연히 발견한 문장 하나가 내게 큰 울림을 주었다. “길을 잃었다고 해서,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 잘못된 건 아니다. 중요한 것은 길을 잃었을 때, 멈추지 않고 계속 걷는 것이다.” 그 문장을 본 순간, 그동안 내 안에 머물던 불안이 조금씩 걷히는 것을 느꼈다.


깨달았다. 사실 우리가 삶을 살아가며 겪는 “이게 아닌가”라는 의심은 당연한 것이다. 내가 진지하게 무언가를 향해 가고 있다는 증거이며,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반드시 겪을 수밖에 없는 고민이다. 오히려 그 의심은 우리가 방향을 점검하고, 조금 더 정확한 길을 찾도록 도와주는 나침반 같은 존재일 수 있다.


“이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때 필요한 것은 완벽한 답이 아니라, 흔들림 속에서도 멈추지 않고 걷는 용기다. 내가 걸어온 길을 무조건 의심하고 후회하기보다는, 잠시 멈춰 서서 숨을 고르고 나 자신과 솔직히 대화를 나누는 것이 필요하다. 그 과정을 통해 우리는 더 나은 선택을 하고, 더 나은 방향을 찾을 수 있다.


그러니 지금도 공부하며 길을 걷는 내가 흔들리거나 의심이 들 때, 더는 두려워하지 않기로 했다. 이 순간의 망설임과 의심도 결국 나를 더 성숙하고 단단하게 만드는 하나의 과정일 뿐이다. 잠시 멈추고 나 자신을 돌아본 후, 다시금 내가 믿는 길을 향해 한 걸음씩 내디디면 된다. 그렇게 걷다 보면, 어느새 불안과 의심의 안개가 걷히고, 내가 원하던 목적지가 조금씩 더 선명하게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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