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여행

by DE

책상 앞에서 치열하게 공부하던 어느 날이었다. 아침부터 문제집을 붙잡고 몇 시간을 매달려 봤지만 집중도 되지 않고, 스트레스만 쌓이고 있었다. 문득 휴대폰을 열어보니 친구가 보낸 메시지 하나가 보였다. “공부만 하지 말고 맛있는 거라도 먹으러 갈래?” 순간 나도 모르게 책상 위에 있던 책을 덮고 바로 약속을 잡아 버렸다.


그날 저녁, 나는 오랜만에 친구와 함께 맛집 여행을 떠났다. 거창한 여행이라 할 순 없었지만, 근처 동네에서 소문난 작은 음식점을 하나씩 찾아가며 맛있는 음식들을 마음껏 즐겼다. 처음으로 찾아간 곳은 숨겨진 골목의 자그마한 스시집이었다. 평소 먹던 평범한 초밥과 달리, 눈앞에서 직접 만들어주는 신선한 스시는 한 조각 한 조각마다 입 안 가득 부드럽게 퍼졌다. 그 순간만큼은 그동안의 스트레스와 걱정들이 모두 녹아 사라지는 듯했다.


두 번째로 찾은 곳은 갓 구운 빵 냄새가 진동하던 작은 베이커리였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은은하게 퍼지는 달콤한 향기와 갓 구워진 빵의 따뜻한 느낌이 몸과 마음을 포근하게 감싸주었다. 빵 한 조각과 커피 한 모금에, 나는 오랜만에 마음의 여유를 느끼며 웃을 수 있었다.


맛집 여행을 하며 친구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그동안 너무나 좁은 세상 안에 갇혀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공부라는 이름 아래 스스로에게 지나친 압박감을 주면서, 사소한 행복과 즐거움들을 너무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것이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한바탕 크게 웃고 나니, 다시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은 힘과 활력이 되살아났다.


어쩌면 공부를 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런 순간을 더 즐겁게 누리기 위해서일지도 모른다. 치열한 삶 속에서 종종 이런 여유와 기쁨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 바로 그것이 공부가 가져다주는 삶의 선물일 것이다. 열심히 노력하고 얻은 결과들이 나에게 선사하는 작지만 확실한 행복, 바로 이 맛있는 음식들처럼 말이다.


그날 이후로 나는 가끔씩 책상 앞을 벗어나 작은 맛집 여행을 떠나는 습관을 만들었다. 그렇게 맛있는 음식을 찾아다니는 소소한 여행들이 나의 삶과 공부를 더 풍요롭고 즐겁게 만들어주었다. 오늘도 나는 책상 앞에 앉아 힘겹게 공부를 하다가도, 잠시 후에 다가올 맛있는 음식과 여유로운 시간을 기대하며 다시금 힘을 낸다. 공부란 결국 더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한 작은 준비이고, 그 준비 속에는 이렇게 소소하지만 특별한 맛집 여행도 함께 녹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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