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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훈남아빠 Jun 20. 2024

공무원으로 돈을 더 버는 방법?

열심히만 하면 돈 많이 번다고 했잖아요

문제는 나 또한 에너지만 엄청나게 고갈시키고 있을 뿐, 돈을 더 벌겠다는 나의 목표에는 한 걸음도 다가서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항상 뛰어다니느라 걸어 다니는 일이 잘 없을 정도로 정말 바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었지만 그 모든 것은 ‘돈’과는 큰 상관이 없었다. 그냥 열심히 살고 있을 뿐이었다. 나 스스로도 돈을 목표로 하면서 돈과 관련된 일은 하나도 하지 않으며 돈을 더 벌기를 바라는 내 모습이 웃기기도 했다. 


‘돈’과 관련해서 읽은 수많은 책들에서는 돈을 다루는 마음, 자기 계발의 중요성 등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공무원’과 ‘돈’은 정말 연결되기가 어려운 일이었다. 자기 계발서에서는 대체로,

‘직장에서 그냥 딱 월급 받는 만큼만 일하며 평범한 직장인의 마인드로 살지 말고, 정말 대체 불가한 정도의 사람이 되어라’ 

라는 말을 많이 했다. 돈이 많은 사람이나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주변에 쓸만한 사람이 없다’는 것이 늘 어려운 점이라고 한다. 그래서 직장 내에서 대체하기 어려운 진짜 전문성을 가진 사람이 되면 높은 자리에 앉혀 주든, 돈을 많이 주든 어떤 형태로든 인재를 놓치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었다. 사장이 그렇게 하지 않더라도 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문제들이 눈에 보이고 그걸 해결하는 방법도 떠올라서 사업체를 따로 차리기도 하고 관련된 일을 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런데 나와 같은 공무원은 그런 것과는 거리가 꽤 있어 보였다. 공무원의 특성상 열심히 일을 한다고 해서 꼭 더 높은 직급으로 올라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딱히 돈을 더 받을 수도 없다. 거기에 고위 공무원이 아닌 이상, 일이라는 게 많이 한다고 해서 대체 불가한 전문성이 쌓이는 일이 아닌 게 많았다. 결국 열심히 일을 하면, “얼씨구나!” 하며 수많은 일들을 떠맡게만 되는 형태였다. 공무원의 세계도 워낙 넓다 보니 다양한 형태들이 많이 있겠으나, 일단 내가 속한 곳은 열심히 한다고 해서 대체 불가한 전문성이 쌓이거나 열심히 한 것에 대해 금전적인 보상이 돌아오는 형태는 아니었다. 열심히 해서 돈을 더 벌어 보고 싶은 마음과 의지는 굴뚝같은데, ‘투자’를 빼면 공무원으로서 뭘 열심히 해야 할지를 몰라서 그냥 일반적으로 하는 자기 계발들만 성실히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내가 육퇴 후 하는 자기 계발은 독서, 독서록 쓰기, 일기(글) 쓰기, 헬스 및 러닝, 전화 영어, 전화 중국어 정도였다. 


집이 좁다 보니 간신히 잠든 아이가 깰까 봐 옷방에서 아주 작은 목소리로 통화하곤 했다. 거실에서 독서록이나 일기를 쓰면 펜 사각 거리는 소리가 아기가 자는 방에도 들리길래 옷방에 가서 작은 상을 펴놓고 했다. 며칠 열심히 자기 계발하다가 술 마시고 쓰러지듯 자는 날도 있고 다음날 다시 자기 계발하고 이런 날들의 반복이었다. 시간이 조금 흐르자 중국어나 영어로 아기한테 혼자 중얼중얼 말할 수 있어서 굉장히 뿌듯했다. 하지만 내가 속한 곳에선 영어 중국어를 잘한다고 진급을 하는 것도, 월급이 느는 것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이 어학 실력이 당장 어떤 기회로 이어질 거 같지도 않았다.


일단 하던 자기 계발을 하면서 공무원 부업으로 이것저것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공무원이 공식적으로 부업을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강의를 뛰는 게 가장 좋아 보였는데, 어떤 가시적인 성과도 내지 못한 내가 뛸만한 강의는 별로 없어 보였다. 유튜브로 뛰어드는 공무원들도 꽤 있었다. 그런데 나는 돈을 조금 더 벌고 싶다는 욕심만 빼면 지금으로도 너무 행복하긴 해서, 내 얼굴과 환경을 영상으로 직접 노출하고 싶진 않았다. 


"어휴, 참 이것저것 안 되는 핑계도 많구나" 하고 혼자 중얼거리며 공무원 겸업 금지 조항을 보다가, 결국 눈에 들어오는 것은 ‘글’이었다. 한동안은 책에 미쳐 살기도 하고, 20대 중반 이후로 책  꾸준하게 읽어 왔다. 그리고 일기도 20대 중반 이후로 거의 매일 꾸준하게 써 왔다. 썼다 안 썼다 하긴 했지만 오랜 시간 취미로 글을 쓰기도 했다. ‘그래 내가 할 수 있는 건, 글쓰기다’라는 생각이 강하게 뇌리를 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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