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오펜스 영장
2018년 12월 13일 오전 9시, 애리조나주 굿이어에 있는 메이시스 물류창고.
스물세 살의 호르헤 몰리나는 평소처럼 일하고 있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물량이 많았다.
네 명의 경찰관이 창고 안으로 들어왔을 때, 그는 자기에게 올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호르헤 몰리나?"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경찰은 그에게 함께 가자고 했다. 이유를 묻자, 밖에서 설명하겠다고 했다. 동료들의 시선을 받으며 창고를 나섰다. 문 밖에서 수갑이 채워졌다. 그제야 그는 자신이 체포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애본데일 경찰서 심문실. 형사가 물었다. 흰색 혼다를 소유하고 있느냐. 몰리나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누가 그 차를 운전하느냐. 자신이 주로 운전하지만, 어머니의 남자친구 마르코스가 허락 없이 가져갈 때도 있다고 말했다.
그 다음 질문이 왔다.
"조셉 나이트를 살해했느냐?"
몰리나는 얼어붙었다. 누구? 형사가 설명했다. 9개월 전, 한 남자가 아파트 앞에서 총에 맞아 죽었다. 흰색 혼다에서 누군가 아홉 발을 쏘았다. 피해자는 비행기 정비사였다. 스물아홉 살이었다.
"저는 아무도 쏜 적 없습니다."
형사가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우리는 안다. 100퍼센트, 의심의 여지 없이, 네 휴대폰이 그 현장에 있었다는 것을."
몰리나는 숨이 막혔다. 그는 나중에 이 순간을 이렇게 회상했다. "저는 헐떡이며 말했습니다. '뭐라고요? 이건 악몽 같아요!' 그리고 울기 시작했습니다. '맙소사, 이건 미친 짓이에요.'"
경찰은 어떻게 "100퍼센트" 확신할 수 있었을까? 답은 구글에 있었다.
사건 발생 후 수사가 막혔을 때, 애본데일 경찰은 법원에 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이 영장은 전통적인 수색영장이 아니었다. 특정 용의자의 휴대폰 기록을 요청하는 것이 아니었다. 대신, 경찰은 이렇게 요청했다. "2018년 3월 14일 자정 무렵, 이 주소 반경 내에 있었던 모든 휴대폰의 정보를 달라."
구글은 응했다. 그 시간, 그 장소에 있었던 기기들의 목록을 제공했다. 그중 하나가 몰리나의 계정에 연결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는 흰색 혼다를 몰았다.
경찰에게 이것은 충분했다. 100퍼센트, 의심의 여지 없이.
문제는, 몰리나가 그곳에 없었다는 것이다.
체포 다음 날, 형사는 검사에게 문자를 보냈다. 다수의 증인이 몰리나의 알리바이를 확인해 주었다고. 그가 살인범일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진짜 용의자는 그의 어머니 남자친구인 마르코스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검사의 답장은 짧았다. "월요일에 석방될 겁니다."
그러나 월요일이 지나도 몰리나는 감옥에 있었다. 화요일도. 수요일이 되어서야 그는 풀려났다. 닷새였다. 크리스마스를 2주 앞두고, 그는 살인 혐의로 감옥에서 거의 일주일을 보냈다.
왜 구글 데이터가 그를 범죄 현장에 놓았을까? 답은 단순했다. 몰리나는 오래된 휴대폰을 마르코스에게 빌려주었다. 그 폰에서 자신의 구글 계정을 로그아웃하지 않았다. 마르코스가 그 폰을 들고 범죄 현장에 갔고, 구글은 그 기기가 몰리나의 것이라고 기록했다.
마르코스 크루즈-가에타는 나중에 체포되었다. 그는 캘리포니아에서 다른 살인 사건으로도 기소되었다.
몰리나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는 학교에서 퇴학당했다. 수업을 너무 많이 빠졌기 때문이다. 직장도 잃었다. 살인 용의자라는 뉴스가 인터넷 전체에 퍼졌다. 그의 이름을 검색하면 지금도 그 기사들이 나온다. 그는 여전히 감옥에서 혼자 앉아 있던 악몽을 꾼다.
이것이 '지오펜스 영장'이다.
전통적인 수사는 이렇게 작동한다. 용의자가 있다. 그 용의자에 대한 상당한 혐의가 있다. 판사에게 영장을 청구한다. 영장이 발부되면 그 용의자의 집이나 소지품을 수색한다.
지오펜스 영장은 거꾸로 가는 영장이다. 용의자가 누군지 모른다. 범죄가 발생한 시간과 장소만 안다.
그래서 그 시간, 그 장소에 있었던 모든 사람의 정보를 요청한다. 수백, 수천 명의 데이터를 훑어본 다음, 그중에서 용의자를 찾아낸다.
구글은 2016년에 처음으로 이런 영장을 받았다. 2019년에는 일주일에 180건까지 받았다. 2017년에서 2018년 사이에 1,500퍼센트 증가했다. 2018년에서 2019년 사이에 또 500퍼센트 증가했다.
1760년대, 영국 왕실은 "수색보조영장(writ of assistance)"이라는 것을 사용했다. 이 영장은 세관 관리들에게 어떤 집이든 수색할 수 있는 권한을 주었다. 특정 혐의가 필요 없었다. 특정 장소를 지정할 필요도 없었다. 밀수품을 찾는다는 명목으로 집집마다 뒤질 수 있었다.
미국 식민지인들은 이것을 증오했다. 그들은 이것을 "자유인의 가장 본질적인 권리에 대한 침해"라고 불렀다.
존 애덤스는 훗날 이렇게 회고했다. "미국 독립은 바로 그때 태어났다."
미국이 독립한 후, 건국의 아버지들은 헌법에 수정조항을 추가했다. 수정헌법 제4조. "불합리한 수색과 체포로부터 안전할 권리는 침해되어서는 안 된다. 영장은 상당한 이유에 기초하여야 하고, 수색할 장소와 체포할 사람 또는 압수할 물건을 특정하여야 한다."
이것은 피로 쓴 교훈이었다. 영국 왕실의 폭압에 맞서 싸워 얻은 것이었다.
지오펜스 영장은 일반 영장에 가깝다. 특정 용의자가 없다. 특정 장소가 아니라 "반경 내의 모든 곳"이다. 상당한 혐의가 아니라 "거기 있었다는 것"만으로 용의자가 된다.
2024년, 연방 제5순회항소법원은 이렇게 판시했다. 지오펜스 영장은 "수정헌법 제4조가 막으려 했던 바로 그것, 일반적이고 탐색적인 뒤지기"에 해당한다고.
최첨단 기술이 등장하며 세상이 빠른 속도로 변화하지만, 인간세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반복된다.
그렇게, 역사는 반복된다고 하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