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nell v. United Specialty Ins. Co. 사건
나는 이따금 판결문 더미 속에서 길을 잃는다.
본편이 아닌 보충의견이나 반대의견이라 불리는, 판결의 결론부에 덧붙여진 '사족'에서 길을 잃곤 하는 것이다. 그것은 본류에서 비켜난 샛길이지만, 때로는 그 샛길에야말로 판관의 진짜 고뇌가, 숨겨진 이야기가 유령처럼 배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 제임스 스넬(James Snell)이라는 조경업자(造景業者)의 사건이 있다. 그는 고객의 마당에 땅을 파고 트램펄린을 설치했다. 몇 년 뒤, 한 아이가 그 트램펄린에서 놀다 떨어져 주변의 나무 덮개에 얼굴을 부딪쳤다. 보험사는 스넬의 보험금 지급을 거부했다.
그들의 논리는 차가웠다. 스넬의 보험은 '조경(landscaping)' 작업만을 보장하는데, 트램펄린 설치는 '조경'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사건은 이 '조경'이라는 단어 하나의 덫에 걸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법원은 교묘하게 그 덫을 피해 갔다. 스넬이 보험에 가입할 때 작성했던 신청서가 발목을 잡았다. 그는 신청서에 '오락 또는 놀이터 장비 시공'을 하느냐는 질문에 '아니오'라고 분명히 답했던 것이다. 앨라배마 법에 따르면 그 신청서는 보험증권의 일부가 되었고, 스넬은 자신이 부인했던 바로 그 작업에서 사고를 당했으니 보험사는 책임이 없었다.
사건은 그렇게, 싱겁게 끝났다.
하지만 내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이 결론이 아니었다. 케빈 뉴섬(Kevin Newsom) 판사가 따로 적어낸 '보충의견서(concurring opinion)'였다. 그는 이 '신청서'라는 손쉬운 탈출구를 찾기 전, 자신을 옭아맸던 그 단어의 심연을 홀로 헤맸던 "몇 시간이고, 몇 시간이고 (또 몇 시간)" 동안의 지적 편력을 고백하고 있었다.
그는 '일상적 의미(ordinary meaning)'의 신봉자, 즉 법률의 단어는 사람들이 보통 쓰는 뜻 그대로 이해되어야 한다고 믿는 엄격한 문리해석 주의 판사였다.
그에게 '말'은 법정의 주춧돌이었다. 그는 신성한 의식을 치르듯 사전을 펼쳤다. 그러나 말은 그를 배신했다.
사전은 혼란스러웠다. 어떤 사전은 '조경'을 "식물 피복을 바꿈으로써"라고 정의했고, 다른 사전은 "윤곽을 바꾸거나 장식적 특징을 더함으로써"라고도 했다.
그는 사건 기록 속 사진을 들여다보았다. 흙구덩이, 옹벽, 그리고 그 위를 덮은 나무 덮개. 그의 "직감"은 이것이 '조경'이 아니라고 속삭였지만, 그는 직감으로 판결하는 사람이 되기를 경계했다. 그는 자신이 믿었던 '말'이라는 텍스트 안에서 길을 잃었다.
바로 그때, 그 "기묘한" 일이 일어났다.
좌절감에 사로잡힌 그는 서기에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툭 내뱉었다. "챗GPT는 이 모든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군."
이것은 단순한 농담이 아니었다. 텍스트의 대제사장이 자신의 경전인 사전에서 답을 찾지 못하자, 금기시된 낯선 지성, 즉 기계에게 '말'의 의미를 묻는 순간이었다. 그는 심연을 들여다보기로 한 것이다.
그는 기계에게 물었다. "‘조경’의 일상적 의미는 무엇인가?"
기계가 답했다. "미적 또는 실용적 목적을 위해... 토지의 가시적 특징을 변경하는 과정... 나무, 관목, 꽃을 심는 활동뿐만 아니라 길, 울타리, 수경(水景) 시설... 설치를 포함할 수 있습니다."
뉴섬 판사는 전율했다. 그 대답은 "터무니없지 않았"으며, 오히려 "더 합리적"이었다. 기계의 대답은 '식물'이라는 좁은 정의를 넘어 '미적'이면서 '실용적'인 목적을 아울렀고, '길, 울타리, 수경 시설' 같은 예시까지 들었다. 이는 그가 막연히 직감했으나 사전에서 확인받지 못했던 바로 그 지점이었다.
그는 두려움 속에 두 번째 질문을 던졌다. "땅속에 트램펄린을 설치하는 것이 '조경'인가?"
기계가 답했다. "예, 조경의 일부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야외 환경에 대한 의도적인 변경입니다."
이 기묘한 문답 끝에, 뉴섬 판사는 자신의 보충의견서를 통해 '겸손한 제안'을 한다. 우리 법관들이 '일상적 의미'를 찾기 위해 사전과 씨름할 때, 챗GPT와 같은 거대 언어 모델(LLM)을 하나의 도구로 "고려"해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이다.
이것은 '로보-판사(robo judges)'의 도래를 선언하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는 LLM이 왜 유용한지에 대해 지극히 '인간적인' 이유를 댔다.
첫째, LLM은 '일상 언어'로 훈련된다는 것이다. 수십억 개의 단어, 헤밍웨이 소설부터 가십 기사, 블로그 댓글까지, 말 그대로 "사람들이 말하는 방식" 그 자체를 학습한다. '일상적 의미'를 찾으면서 이보다 더 방대한 '일상'의 증거가 어디 있겠는가.
둘째, 기계는 '문맥'을 이해한다는 것이다. '박쥐'가 포유류인지 야구 방망이인지 구별할 줄 안다.
셋째, 어쩌면 가장 신랄한 지적이지만, 기계가 더 '투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판사들이 종종 수많은 사전 정의 중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것만 골라 쓰는 "사전 쇼핑(dictionary-shopped)"의 위선을 꼬집는다. 차라리 기계에게는 "내가 이 질문(프롬프트)을 던졌고, 기계가 이렇게 답했다"라고 모든 과정을 공개할 수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물론 그는 기계의 '환각(hallucinations)', 즉 기계가 그럴듯한 거짓을 꾸며내는 위험성도 안다. (하지만 그는 변호사들도 법정에서 종종 그런 짓을 한다고 덧붙인다.) 그는 또한 인터넷에 접속하지 못하는 사람들, 소외된 계층의 목소리가 이 '일상 언어'의 데이터에서 누락될 수 있다는 '디지털의 침묵'도 우려한다.
그의 고백은 그렇게 끝이 난다. 그는 기계가 답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는 다만, 4,000억 개의 단어를 학습한 기계가 '말'의 의미에 대해 "유용한 무언가를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더 이상 "우스꽝스럽지(ridiculous)" 않다고 말할 뿐이다.
나는 이 보충의견서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생각한다. 이 판결은 '신청서'라는 얇은 종이 한 장으로 끝났지만, 뉴섬 판사의 고백은 '말'의 의미를 찾아 헤매는 우리의 법정이 낯선 지성의 거울 앞에 섰음을 알리는 서늘한 징후라고.
그가 던진 "단지 2센트짜리 의견(Just my two cents)"은, 어쩌면 판결문 본편 전체보다 무거운 질문을 우리에게 남겼다.
2024년 5월에 선고된 Snell v. United Specialty Ins. Co. 사건(102 F. 4th 1208)에서 미국 제11순회항소법원의 케빈 뉴섬 판사가 '조경(landscaping)'의 의미와 관련하여 인공지능(AI)을 활용하여 작성한 보충의견(concurring opinion)의 내용 그대로 작화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