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하고 부족한 것의 완전함

by 랑 Rhang

새 집으로의 이사를 앞두고 미리 가서 하룻밤을 잤다. 따뜻하고 조용했다. 다음날엔 다시 원래 집으로 돌아와 잠을 자는데, 바람에 덜컹거리는 창문소리와 찬바람을 막을 생각 따윈 없어 보이는 벽 때문에 이불을 꽁꽁 싸맸다. 밤이 아니더라도 플리스를 껴 입고, 난로를 틀고, 발에 핫팩을 붙여 지냈다.


그래서 어서 새 집으로 가고 싶냐고 물어본다면, 이상하게도 아직까진 ‘아니요 ‘라고 답할 것이다.


겨울만 되면 자석처럼 온 가족을 끌어당기는 난로. 넓은 공간 두고 옹기종기 모여있다. 추위에 네가 먼저 네가 먼저 서로 미루는 샤워시간, 겹겹이 껴 입은 옷에 둔해진 몸짓을 보며 꺄르르거리던 웃음들, 따뜻한 물컵 한잔에 손을 올리면 온 몸이 녹아 내리는 듯한 행복을 느끼던 순간들.


불편하고 부족해 생긴 구멍들이 오히려 일상을 촘촘하게 만들고 있음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불편의 구멍은 완전함이 되기 위해 그 자리를 추억으로 채웠다. 모든 것이 완벽했다면 몰랐을 웃음들. 결국 불편하고 부족하다는 것은 완전한 것이었다. 구멍이 있었기에 내가 들어갈 자리가 있고, 나로 채워지기 때문에 완전함이 되는 것이다.


새로운 집에선 그 집 나름의 추억을 쌓아가겠지만 가기 전까진 이곳의 따스함을 흠뻑 느끼고 있으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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