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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제(難題) I

세상에 이렇게 어려운 문제라니? 기계 가공 및 조립이 중심인 반도체 장비 제조업의 회사로 오니 데이터가 너무 부족하다. “장이 또는 쟁이”, “손맛” 이라는 말들이 너무도 흔하게 쓰이고 있으니, 생산, 제조 현장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모으는 것이 쉽지 않다.


처음 반도체 장비회사의 제조 및 가공라인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확인하였을 때 “없다 = 기록하지 않는다 = 모든 데이터는 작업자의 머릿속에 있다.” 안산에서 경험했던 라인 작업과 달리 반도체 장비는 한두사람의 조립 작업자가 처음부터 마지막 셋업까지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 이상을 담당하는 일정으로,

매일매일의 근무 기록과 시간별 작업 내용의 관리가 되어야 하지만, 대부분의 기록이 업무 종료 후 다음날 오전 또는 Project 종료 시점에 집계가 되다 보니 실시간 실적의 집계가 안되는 문제를 늘 발생하고 있었다.


두번째는 동일한 고객사에 입고되는 2대 이상의 장비의 기초 정보가 다를 수 있다는 문제이다. 글쎄 이문제에 대해서는 생산관리 담당자의 입장에서 의견 차이가 있겠지만, 인천 가좌동의 H반도체는 분명 이문제를 관리 할 수 있는 수준의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지만 2000년에 근무 하였던 인천 남동 공단의 SY테크는 이 문제와 관련 여러 운영상의 문제를 내포 하고 있었다는 게 현재까지도 내 생각이다.


이글을 읽어야 하는 독자가 전문적인 엔지니어는 아니다 보니 이러한 문제를 더 깊숙하게 이야기하게 되면

책을 읽는 즐거움이 사라질까 하여 여기 까지만 다루기로 하고, 보충 설명은 별도로 할까 한다.

혹시 현장에서 생산관리 혹은 생산관리와 관련한 컨설팅 업무를 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관심있게 읽어 보아도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렇다면 “동일한 고객사에 입고되는 2대 이상의 장비의 기초 정보가 다를 수 있다”라는 것이 어째서 문제란 말인가? 그렇다 LOT관리 와 호기별 관리 두가지 중 한가지 방법으로 정확하게 생산 이력을 관리 할 수 있다면 그 어떤 것도 문제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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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제(難題): 해결하기 어려운 일이나 사건. [국어사전]

* 장이 또는 쟁이: 사전에 '-장이'는 ''그것과 관련된 기술을 가진 사람'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위키 낱말사전]

* 손맛: 기계 가공, 조립 업종에서, 사람 손으로 수작을 하는 일이 많다 보니, 어느 누가 작업을 하는가에 따라 차이가 있음을 나타내는 일종에 은어이다.



다만 2000년 이당시의 반도체 장비 회사에서는 도면관리 시스템과 물류관리 시스템을 하나의 기준 정보로 동시에 사용하고 있지 않았고, 도면 번호에 있어서도

Project산업의 특성을 반영했기 때문인지 모든 도면이 Project No.로 시작하는 작은 문제처럼 보여지는

엄청남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이 난제(難題) I 은 무려 SY, H반도체, T사 및 IP사 에서 개선을 해 보고자 시도 했으나, 각기 회사의 난제(難題) II로 인해서 회사 생활이 끝나는 그날까지 25년간 5개사의 공통 난제(難題) I의 해답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다. 그래도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23년도에 SAP에서 검토했던 PEO Module에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 생산관리 그리고 스케줄러(Scheduler)로서 오랬 동안 근무했던 나에게 퇴사 시 작은 위안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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