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림 Jul 09. 2022

초당 옥수수가 이런 맛이었어?

친구가 전해준 선물


 친구가 수업  전화를 했다. 나는 출발 준비를 마친 상태였고 친구는 수업이 끝나기 전이었다. 일부러 주려고 초당 옥수수를 가져왔단다. 직접 지인에게 받은 거라 오늘 쪄 먹거나 전자레인지에 4분 정도 돌려서 먹으라 한다. 친구는 생으로 그냥 먹는다며, 날것으론 안 먹어 봤기에 식감이 어떨지 궁금하기도 했다. 고맙다고 하고 출발을 했다. 친구는 내 수업 바로 앞반 선생님이다. 오래도록 센터에서 나를 많이 도와주기도 하고 친구처럼 때론 언니처럼 나를 잘 챙겨주곤 한다. 사실 내가 언닌데 괄괄하고 화통한 앞반 선생님이 언니로 오해받고 있다.



 몇 개 되려니 하고 별로 생각지 않았다. 그런데 와서 보니 책상 밑에 놓아둔 비닐의 양이 꽤 된다. 이렇게나 많이 주다니 그럴 줄 알았으면 차를 가져올 걸 그랬다. 짐도 있었는데 마침 주차장에 다른 차량이 막고 있어서 그냥 와버렸다. 무겁게 가져오느라 애쓰고 집에 와서 비닐을 펼쳐보니 8개나 들어있다. 옥수수는 수확하는 순간부터 당도가 떨어진다. 그래서 되도록 빨리 먹는 게 가장 맛있다. 오늘을 넘기지 말라고 해서 전자레인지에도 돌려보고 나머지는 다 쪄냈다. 생으로 먹어보니 톡톡하니 질감이 좋다. 익숙지 않은 질감이긴 하나 싱싱한 단맛이 우러나고 즙이 많아 생으로 먹기도 괜찮다. 찜기에 물이 오르길 기다렸다가 올려서 쪄내니 색감이 더 샛노란 이쁜 색으로 변한다. 더 맛있게 변해서 입맛을 돋우는 색상이다. 톡톡한 질감은 단맛이 더 도드라져서 쪄내도 맛있다. 여태껏 내가 먹은 것은 초당옥수수가 아니었다. 이렇게나 맛있다니.



 내가 인복이 다. 여러 좋은 인물에 둘러싸여 있으니 절로 좋은 사람이 된듯하다. 얼마 전 친구는 제과기능장을 땄다. 그렇게 기능장에 샘을 내더니 할까 말까 하길래 "고민될 때는 해보는 게 ." 지나가는 말로 했는데 결국엔 해냈다. 박수를 보낸다. 코로나 기간 동안 얼마나 열심히 노력했는지 주말, 평일 할 것 없이 연습하러 학원을 다녔다 한다. 과연 선생님답다. 그러니 원하는 것들을 하나씩 성취해 가고 있다. 되려 내가 해준 말이 힘이 많이 됐다며 고마움을 전한다.


 

 주변에 열심히 사는 지인만 있다. 하나같이 모두 훌륭하며 배울 점이 다. 난 그들 속에서 장점을 조금씩 배워가고 있다. 바라보면서 닮아간다고나 할까. 그러니 내가 복이 많고 만나는 인연들이 나를 성장시키고 있다.



 친구가 정으로 보내준 옥수수에 감동하고 맛에 감탄한다. 이런 달달한 맛을 보게 해 줘서 좋다. 나도 뭐 달콤한 선물을 보내줄까 고민해 다.


"고마워, 잘 먹을게!"

작가의 이전글 오이지가 익어가는 계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