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딸맘이 되다.
나는 두딸맘이다.
첫째 때도 주수가 꽤 찰 때까지 성별을 묻지 않아, 결국 답답하신 담당 의사 선생님께서 먼저 힌트를 주셨다.
“궁금한 거 없어요?”
“네, 건강하다고 하시니까요.”
“엄마 닮았네요.”
“네.”
4.12kg 우량아로 첫째 딸을 품에 안았다.
첫째 때는 그렇게 재우는 게 힘들었고 어부바도 혼자서는 못했으니 우리 신랑이 말하는 육초(육아 초보)가 맞았다. 낳는 것보다 키우는 게 더 힘들다는 말을 몸소 실감했기 때문에 둘째는 계획할 수가 없었다.
계획 없이 생긴 둘째 딸은 돌이켜 생각해 보면 아빠가 나에게 보내주신 두번째 선물인 것 같다.
첫째의 예정일은 아빠의 첫 기일이었다.
‘아빠가 떠나시면서 나한테 선물을 주고 가시는구나.’
‘기일에는 내가 꼭 가야 하는데 봄봄이가 예정일에 딱 맞춰 나오면 어쩌지?’
예정일을 생각하면 늘 먹먹하고 한편으로는 걱정도 되었다.
4키로가 넘어서 예정일이 지나서도 나올 기미가 안 보여 결국 유도분만, 제왕을 거쳐 첫번째 출산을 했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아빠 첫 기일에 함께할 수 있었다.
자라면서 언니 있는 친구들이 부러웠다:
오빠의 든든함도 분명 있지만 지금도 언니 있는 친구들이 부럽다.
우리 아빠 딸래미가 친구들 부러워하는 거 눈치 챘나?
대리 만족으로 두딸맘이 된 나,
두 딸은 아빠가 나에게 주신 선물임에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