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간섭은 많고 유대는 없는 이유 - 빚과 부동산
'리커넥트' 저자 장재열 작가는 말했다. 한국 사회는 '간섭은 많고 유대는 없다'는 것.
나는 이 말에 공감이 갔다. 그리고 생각해보았다. 어쩌다 이렇게 됐는가?
90년대, 아니 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여유로운 사람은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서로를 경계하면서도 상대에게 심리적 압박을 자기도 모르게 하는 사람이 늘었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빚이 있기 때문이다.
내게 필요한 돈은 어차피 내가 못 갚을 정도의 돈인 사회다. 사람들은 빚을 내서 아파트를 사고 차를 사고 명품을 삼으로써 TV, SNS 등 미디어에서 봤던 "중산층"의 모습을 갖추려 한다. 미디어가 없었더라면 이렇게까지 서로 빚을 내 가면서 아파트에 살려고 하고 가정의 모습을 갖추려 했을 것인가. 한국은 인터넷과 밀접한 국가라고 한다. 인구 수에 비해 한마디로 나라가 좁다. 이 좁은 나라에 인터넷 사용 비율은 높다. 한국은 인터넷과 국민이 매우 가깝다.
(*한국은 인터넷과 밀접하다-나는 이 말을 했던 페미니스트를 찾고 있는 중이다. 트위터에서 봤던 고학력자로 기억하는데 서치해도 안 나온다...)
나는 아버지께 물었다. "사람들이 빚이 많아지면 국가에 손해 아니예요?"
아버지께서 대답했다. 사람들이 빚을 많이 내면 국가에 손해는 아니다. 말을 잘 듣기 때문이다.
미국에 부동산 민주주의라는 말이 있다. 사람들이 부동산을 가지면 죄를 안 짓고 법을 잘 지키고 국가의 명령을 잘 듣게 된다고 한다. 금이나 돈은 숨기면 압류도 못한다. 금이나 돈은 가지고 해외로 도망 가는 게 가능하다. 부동산은 그게 불가능하다. 부동산을 가지고 도망칠 수 없지 않은가. 부동산을 싸게 해서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부동산을 사게 만드는 것이다.
빚을 가진 사람들은 아파트에 살면서 죄를 안 짓고 성실하게 일하면서 살게 된다.
모기지 론(mortgage loan)이라는 게 있다. 옛날 미국 정부는 흑인들에게 거의 무이자를 돈을 빌려줬다. 그렇게 해서 부동산을 사게 했다. 그들이 돈을 못 버는데도 빌려준 것이다. 그렇게 해서 금융위기가 온 것이다.
미하엘 엔데의 소설 <모모>에 시간도둑이 등장한다. 시간도둑이란 시간을 절약하라고 강요하면서 그 절약한 시간을 훔쳐가는 존재를 말한다. 그들은 효율, 생산성, 경쟁만을 중시하며 사람들의 여유, 즐거움을 경시한다. ‘쓸모 있는 삶’을 강요하면서, 진짜 삶을 앗아가는 존재다.
내가 봤을 때 실제 현대 사회의 시간 도둑은 빚과 부동산이다.
요컨대 빚을 진 사람은 잘 통제된다. 그래서 국가는 사람들에게 빚을 지게 만든다. 감당할 수 없는 빚을 지게 되고, 움직일 수 없는 집에 갇힌 채 조용히 살아가게 된다. 이들은 빚을 통해 통제되는 삶을 살아가게 된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은 장재열 작가의 말처럼 ‘간섭은 많고 유대는 없는 사회’를 만들어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