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은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그날, 나는 기다렸다.
오지 않는 연락 앞에서 괜찮은 척
하루를 버텼고, 괜히
핸드폰을 자꾸 확인했다.
별일 없기를 바라면서도,
왜 이렇게 조용한 걸까,
혼자서 수많은 해석을 덧붙였다.
내가 별로인 걸까, 차인 걸까,
오히려 차인 거라면
마음이 편할지도 모른다는
이상한 안도감까지 느꼈다.
불안했다. 그리고 묻기 시작했다.
나는 정말 진심이었을까?
단지 마음이 외로웠던 건 아닐까?
누군가와 연결되고
싶어서 앞서나간 건 아니었을까?
기다림은 상대를
위한 시간이 아니었다.
그건 결국, 나 자신을
바라보게 되는 시간이었다.
처음엔 상대의 반응을
궁금해하며 보냈지만,
조금씩 나의 감정,
나의 태도, 나의 욕망과
기대를 마주하게 되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기다림의 고요함 속에서
나는 나에게 묻고 있었다.
너는 지금 무엇을 원하고 있니?
누구에게 무엇을
증명하고 싶었던 거야?
누군가의 말 한 줄이,
너의 하루를 흔들 정도로
그 마음은 오래 준비되어 있었던 걸까?
기다림은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그 안에서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조금 더 알게 되었고,
조금은 초조했고,
조금은 외로웠지만,
그래도 나는 살아 있었다.
연락이 오지 않아도,
확신이 없어도,
그 모든 혼란을 견디며
나는 나로 존재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안다.
사랑은 연결이기도 하지만,
스스로를 바라보는
또 다른 방식이기도 하다는 걸.
이 시간은 누군가와의 시작이 될 수도,
혹은 내 마음의 마침표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결론이든—
나는 그 속에서 조금 더
단단해진 나를 만나고 있다.
이렇게 오늘의 기다림에 마침표를 맺고,
그리고 쉼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