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은 오지 않았다.
연락은 오지 않았다.
애써 신경 쓰지 않으려 했지만, 결국엔 신경 쓰고 있었다.
아무 일도 없는 하루였지만, 내 마음은 하루 종일 분주했다.
잠이 빨리 들었다.
기다림에 지쳐, 기대에 지쳐, 스스로를 피하듯 잠 속으로 도망쳤다.
마치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회피처럼.
그리고 아침.
차에 올라탔다.
그런데, 차가 움직이지 않았다.
배터리가 방전되어 있었다.
어제의 나와 똑같았다.
몸도 마음도 고갈된 상태.
그 순간, 나는 생각했다.
기다림이 이렇게 큰 에너지를 소비하는 일이라는 걸,
왜 난 항상 겪고 나서야 깨닫는 걸까.
출근길, 벚꽃이 다 떨어진 나무가 눈에 들어왔다.
조금은 씁쓸했다.
나도, 그 나무처럼 꽃이 진 것 같았다.
그러던 중, 그녀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주말에 일이 많아서 연락을 못했어요..! 생각을 했는데 일이 많아지기도 하고…”
처음엔 신이 났다.
마음속에서 작은 불씨가 일어나는 걸 느꼈다.
하지만, 스크롤을 내리자 끝이 보였다.
“… 잘 안 맞는 부분도 있고 해서 계속 만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좋은 사람 만나시길 바랄게요.”
불씨는 금세 꺼졌고, 남은 건 허무함과 고요한 좌절.
무너진 마음이 다시 일어서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지도 모른다.
이렇게 오늘 하루의 마침표를 찍고, 그리고 쉼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