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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곳을 찾다

by 김화연


김화연


봄이 오고 있다

오늘, 꽃들을 헤치고

사람하나 들어 올 빈 곳을 찾는다.

사람에게 사람하나 들어오는 일

아랫목에 부지런한 햇살을 앉히고

창문을 열어 시원한 여름을 불러들인다.

욕심하나 치우면

그곳은 빈곳이 된다.

이기심하나 접으면 그곳 또한

배려의 한 자리가 된다.

사람에게 사람하나 들어오는 일

방문을 활짝 연다.

그 사람의 말투를 위해

내 말투를 좁히고

웃음을 위해 웃음으로 마중 나가야 한다.

마음 한쪽 비켜주어

그 마음 편히 들어 올 수 있게

조금씩만 넓혀도

사람하나 들어 올 수 있는

마음 그득해지는 방

빈곳은 비어 있는 곳이 아니라

기다리는 곳이다

사람하나 들어 올 때를 위해

숨겨놓고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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