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화연
물과 물 사이에는 경계가 없다.
안과 밖이 없는 몸에서
결을 세우고 잎이 나고 꽃이 핀다.
달이 뜨고 지는 날, 원을 그리며
착취하듯 몸을 살찌우는 살
하천부지 푸성귀 밭
종류를 가리지 않고 폭식한다.
물은 가끔 개의 꼬리처럼 흐르거나
놀란 고양이의 등 같이 부푼다.
물은 뼈가 없지만
센 물살이 물의 뼈다
물살은 땅의 지주가 되고
여름 내내 할머니들의 소일거리가 된다.
물살은 물을 보듬고 살을 밀며
망망대해로 합류한다.
넘치는 장마와 범람은 물의 스트레스
물은 그때부터 파란 물때를 키운다.
물살에서 물고기들이 산란을 하고
지느러미와 역류를 키운다.
푸른 치마를 활짝 편 물
지구의 생명들은 누구도 막론하고
저 물의 살을 먹어야 산다.
물과 물 사이에는 경계가 없듯
내 살도 물의 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