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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 난 입

by 김화연


김화연


침묵을 잊어버린 오후 한 시

낡은 타자기가 된 입은

오후 두시를 모른다.

쓰지 않던 오래된 가방을

주인에게 묻지 않고 가을 햇살에게 주었다

주는 기분 가득히 따사로움 즐겼다.

가방 주인은 시장바닥 소음 소리

오후 세 시다

방향을 잃은 입과

형용사가 많은 손을 조심하라며.

낡아 버린 타자기에

기름 한 방울 떨어트려 ㅈ ㄹ ㄲ를 지워본다.

복사기에 종이를 데고

찍어 보니 군더더기 수식이 졸고 있다.

충고는 오후 네 시였다.

땅위에 서있는 그림자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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