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한국과는 사뭇 다른 조직
문화가 눈에 띈다. 그중에서도 가장 흥미로운 것 중 하나가 바로 ‘행운의 오리(Lucky Ducky)’다.
이 표현은 보통 ‘운이 좋은 사람‘을 뜻하지만,
과거 미국에서는 ’세금 부담이 적은 사람‘을 조롱하는 의미로 쓰인 적이 있다. 그러나 지금은 긍정적인 기운과 유쾌한
에너지를 상징하는 표현으로 자리 잡았다.
고무로 만들어진 작은 오리는 그 자체로도 귀여운
장난감이지만, 미국에서는 이를 활용한 다양한 놀이 문화가 존재한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러버 덕 레이스(Rubber Duck Race)’. 강이나 호수에 번호가 적힌 고무 오리를 띄우고, 가장 먼저 도착한 오리가 승리하는 이벤트다. 단순한 놀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자선 행사나 지역 축제의 일환으로 열리는 경우가 많다.
내가 일하는 직장에서도 매년 ‘오리 찾기 게임‘이 열린다.
학교 건물 곳곳에 작은 오리들을 숨겨 놓고, 가장 많은
오리를 찾는 사람에게 상품을 주는 방식이다. 이 단순한
게임이 팀워크를 다지는 큰 역할을 한다.
프로그래머들 사이에서도 ‘러버 덕 디버깅(Rubber Duck
Debugging)’이라는 개념이 있다. 이는 코드를 디버깅할 때, 마치 고무 오리에게 설명하듯이 문제를 차근차근
이야기하는 방식이다.
신기하게도, 오리에게 말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문제의
해답을 찾기도 한다.
이처럼 미국에서는 고무 오리가 단순한 장난감을 넘어,
조직 문화 속에서 유머와 창의성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에선 펜이나 다이어리 같은 실용적인 선물을 주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미국에서는 가벼운 웃음을 주는 선물을 더 선호한다.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 넷플릭스 시리즈 ‘더 크라운(The Crown)’에도 등장한다. 왕실의 크리스마스 선물 교환
전통을 모르는 다이애나가 진지한 선물을 준비해 난감하는 장면이 바로 그것이다. 왕실 사람들은 재미있고 유머러스한 선물을 주고받으며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든다.
이처럼 작은 제스처가 모여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든다. 문득 학창 시절 소녀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종이학 접기‘가 떠오른다. 손으로 정성껏 접어 친구에게 건네던 그 작은 행위 속에 담긴 따뜻한 마음처럼, ‘행운의 오리’ 역시
우리에게 소소한 기쁨과 유대감을 선사하는 존재가 아닐까?
오늘도 나의 집 곳곳에 앉아 있는 형형색색의 고무 오리가
나를 향해 미소를 보낸다.
행운이 필요하신가요?
그럼, 행운의 오리를 찾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