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에서 만난 작은 영웅들
“천문학은 천문학자가 아닐 때 더 재미있지.”
어느 천체물리학자의 말이 떠오른다.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으면 기대와 현실 사이의
괴리를 피할 수 없다는 뜻일까?
많은 이들이 ‘덕업일치’, 즉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
꿈을 꾸지만, 정작 현실이 되면 현실의 무게를 실감하게 된다
막중한 책임감과 큰 기대 때문이리라.
그러나 나는 처음부터 원대한 꿈을 꾸지 않았다.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그들의 고민에 귀 기울이며,
꿈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어쩌면 그래서일까?
그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언제나 즐겁기만 하다.
늘 말하곤 한다. “제군들은 미래의 영웅”이라고.
세상을 바꿀지도 모를 가능성으로 가득한 존재들이니까.
그러나 때때로 이 영웅들은 볼멘소리를 한다.
“어떻게 하면 공부를 잘할 수 있을까요?
아무리 해도 성적이 안 올라요!”
그럴 때마다 나의 대답은 늘 똑같다.
“성적이 좋은 학생들은 대체로 비슷한 이유로 잘하지만,
성적이 오르지 않는 학생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어려움을
겪는단다.“
“아, 또 톨스토이예요!” 그렇다.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 첫 문장이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엇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책과 엮어보려는 욕심이 늘 발동한다.
공부가 어려운 이유도 다르지 않다.
게임, SNS, 친구들과 어울리는 일, 혹은 단순한 흥미
부족까지—학생들은 각자의 이유로 학습에서 멀어진다.
그러나 그것이 곧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공부의 과정에서도 배울 가치가 충분히 있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된다.
학생들과의 대화는 무겁지 않아서 좋고,
늘 웃음과 유머가 있어서 더욱 즐겁다.
나는 교육자로서 학생들이 자기만의 길을 찾도록 돕는다.
아인슈타인의 말처럼 ‘그들의 바구니에 지식을
담게 하기보다는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줄 수 있기‘를
기대하며
물음을 배우는 ‘학문‘의 한자의미처럼 그들이 늘
질문하기를 기다리며.
알베르 까뮈가 그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그에게 길을 열어준 교사를 기억하며
그리고 이야기한다.
“성공의 공식은 없지만, 너만의 길은 있다.” 고.
이것이 나의 가장 큰 보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