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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케티움 소선중 Aug 25. 2023

소비자 U&A 조사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상대방이 듣고싶은 말인지 확인하기(1)

‘컨셉보드 만들기’ 되짚어보기


 우리는 전 편에서 컨셉보드의 개념과 구성요소, 만드는 방법들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지난 주제에 대해 간단히 되짚어보자면,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새로운 브랜드와 제품, 서비스의 성패를 좌우하는 기초공사인 '컨셉'의 방향을 잡고 다듬는 과정에서 [컨셉보드]라는 방법론을 많이 활용한다. 컨셉보드(Concept Board)란, 제품/서비스의 핵심적인 컨셉과 특징, 소비자혜택, 관련 정보를 함축적으로 표현해 기술한 보드형태의 문서로,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기 전 Test-Bed의 역할을 수행한다. 기업들은 컨셉보드를 활용하여 소비자들이 제품/서비스에 갖는 수용도, 매력도, 가격, 장단점 등을 조사하고 검증함으로써 신규 사업 추진 시 소요되는 막대한 자원투자의 위험을 최소화한다. 


 컨셉보드는 일반적으로 (1)제목/헤드라인, (2)소비자 인사이트, (3)소비자 혜택, (4)RTB/신뢰요소의 4가지로 구성되는데, 컨셉보드 제작시 몇 가지 유의할 사항은 다음과 같다. 우선, 컨셉보드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은 [소비자 혜택(Consumer Benefit)]으로, 소비자 입장에서 우리가 어떤 혜택을 줄 수 있는지 핵심적인 문장으로 잘 표현해야 한다. 또한, 이러한 소비자 혜택이 소비자의 불편한 상황을 표현하는 [소비자 인사이트]나 혜택을 구체적으로 뒷받침하는 [RTB/신뢰요소]와 논리적으로 잘 연결되어야 한다. 광고 카피나 슬로건처럼 감성적이고 창의적인 표현보다는, 제품의 혜택/특징/기능/정보 등을 객관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더 유용하다. 


 이러한 컨셉보드는, 기업이 만든 컨셉이 소비자들의 숨겨진 니즈와 수용도를 잘 반영하는지 검증하는 데에 활용된다. 이러한 [소비자 조사]에 대해서 두 편에 걸쳐 알아보도록 하자.





컨셉팅에 활용되는 소비자 조사의 양대산맥 [U&A 조사] vs [컨셉 조사]


 [소비자 조사]는 어떻게 보면 마케팅의 대전제와도 깊은 연관이 있다. 마케팅의 대전제이자,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제 1원칙은 '상대방의 입장에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말고, 남이 듣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이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상대방이 듣고 싶게 만드는 것과 같은 의미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우리는 하기의 총 4가지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

 

(1)상대방이 누구인지 정확히 찾는 것 [타겟팅]

(2)상대방이 듣고 싶은 말을 파악하는 것 [U&A 조사]

(3)내가 하고 싶은 말을 만드는 것 [컨셉보드]

(4)내가 할 말이 상대방이 듣고 싶어하는 말인지 확인하는 것 [컨셉조사]


<내가 하고싶은 말을 상대방이 듣게 만들려면>


 (1)은 [타겟팅(Targeting)]이라는 경영용어를 통해 많이 접해봤을 것이다. 이는 시장을 보다 특정한 기준에 따라 세분화하여, 기업이 진입할 목표시장과 소비자를 결정하는 과정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2)상대방이 듣고 싶은 말을 파악하는 가장 대표적인 조사기법으로 [U&A(Usage&Attitude) 조사]가 활용된다. 소비자가 해당 시장에 사용하는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행동과 브랜드에 대한 태도를 분석하는 기법으로, 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소비자 행동을 파악하여 전략수립에 활용할 수 있다.


(3)내가 하고 싶은 말을 소비자 입장에서 전달하는 방법으로는 우리가 지난 편에서 알아본 [컨셉보드]가 쓰이고,


 (4)이러한 컨셉보드를 바탕으로 내가 할 말이 상대방이 듣고 싶어하는 말인지 확인하는 조사기법이 [컨셉조사]이다. 일반적인 대인 커뮤니케이션 기법들과 다르게 경영과 마케팅에서는 투입되는 자원의 실패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제품 개발 단계에서 한번 더 검증하는 절차를 갖는데, 컨셉보드를 활용하여 타겟 소비자들에게 수용도와 반응을 확인하는 조사가 바로 컨셉조사다.

 

 위에서 설명한 원칙에는 [소비자 조사]가 필연적으로 포함된다. 단순히 자문자답만 해서는 우리가 생각한 아이디어(컨셉)가 정답인지 아닌지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기서 사업을 운영하는 대표들이 많이 하는 큰 착각이 있다. 바로 ‘내가 써봤기 때문에 소비자의 마음을 가장 잘 알아’라는 것인데, 자신의 판단이 곧 소비자의 판단이기 때문에 굳이 소비자의 의사를 찾거나, 검증하려는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착각이다. 물건을 만들고 파는 사람들은 절대로 본인이 소비자가 아니라 공급자라는 사실을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고슴도치도 자기 새끼가 예쁘다’라는 말이 있는 것 처럼, 물건을 파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제품이 가장 잘나보이고, 안 살 이유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소비자는 결코 그들이 예상한대로 생각하거나 행동하지 않는다. 또한, 자신의 제품과 비슷하거나, 더 좋은 제품이 있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기업은 [소비자 조사]를 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바를 찾아내고, 그렇게 해서 세운 가설을 검증해 내야한다. 아래에서 이러한 소비자 조사기법에 대해 더 자세히 살펴보자. 




"얼마나 많이"를 알려주는 정량조사 vs "무엇을, 왜"를 알려주는 정성조사


 소비자의 숨겨진 니즈나 시장의 기회를 발견하는 소비자조사는 크게 [정량조사]와 [정성조사]로 구분할 수 있다.


 우선, [정량조사]는 전체 모집단을 대표할 수 있는 무작위 표본에게 구조화된 설문지를 활용하여, 객관적인 지표/숫자로 양을 조사하는 방법으로, 얼마나 많이”에 관련된 지표를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온라인을 통해 진행하는 [U&A 조사] 외에, HUT(Home Use Test), CLT(Centra Location Test), Gang Survey 등이 이에 해당된다. 정량조사는 저렴한 비용으로 통계적으로 해석이 가능한 데이터를 활용하여, 빠르게 가설을 검증하고 결론을 내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일반적으로 모바일/PC 등의 온라인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실제 상황의 소비자 행동과 다를 수 있고 전략수립에 필요한 아이디어 수집에 한계를 갖는다는 단점이 있다.


 [정성조사]는 타겟 소비자 특성을 가진 소수의 인원에게 비구조화된 인터뷰/토의 가이드를 활용하여, 그들의 동기나 욕구를 상세히 조사하는 방법이다. 객관적 지표를 전달하는 정량조사와는 달리, 무엇을, 왜”에 관한 주관적인 지표를 해석하는 데에 쓰인다. 여기에는 FGI(Focus Group Interview)라고 불리는 소비자 좌담회, FGD(Focus Group Discussion), IDI(In-Depth Interview), Home Visiting 등이 해당된다. 정성조사는 대면 인터뷰를 통해 소비자의 인식을 깊고 정확히 파악할 수 있으며, 조사과정에서 숨겨진 인사이트를 발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비용이 소요되며, 개인마다 다른 차이 통제가 불가능하여 조사결과의 통계적 일반화가 어렵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따라서 예산이 여유로운 기업이나 프로젝트의 경우에는, 다양한 그룹을 대상으로 하는 정성조사를 통해 소비자의 니즈를 찾아내고 가설을 세운 후, 정량조사를 통해 통계적으로 수치와 가설을 확인하는 두가지 방법을 병행하기도 한다.


이번 편에서는 일반적인 소비재 시장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정량조사 기법 중 하나인 [U&A 조사]에 대해 좀더 깊게 다뤄보겠다.




U&A 조사의 기본적인 개념, 조사방식 및 구성요소


 [U&A(Usage&Attitude) 조사]는 일반적으로 컨셉보드를 작성하기 전 타겟 소비자가 듣고 싶은 말을 파악하고 찾아내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되는 정량조사이다. 용어에서 나타내는 것처럼, 소비자의 Usage(해당 제품/서비스에 대해서 갖고 있는 다양한 사용 행동요소)와 Attitude(해당 카테고리에 대해 갖고 있는 태도요소)에 관한 지표를 분석한다. 기업들은 이를 통해 사업 및 제품/서비스의 아이디어를 내고, 숨겨진 시장성을 발견하며, 방향에 대한 가설을 수립하거나 검증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 전략에 활용한다.

 

 지금처럼 모바일/디지털이 발달하기 이전에는 전화를 통한 음성 설문이나 방문을 통한 페이퍼 설문기법이 활용되었으나, 지금은 대부분 온라인을 활용한 조사로 진행되고 있다. 예산과 규모, 기간에 따라 다양한 Grade의 조사 전문업체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이나 개인 사업자들은 구글/네이버에서 제공하는 리서치폼을 활용하기도 한다. U&A조사에 소요되는 기간은 보통 조사 전문 업체를 사용할 때를 기준으로 1.5개월~2개월 정도가 소요되며, 조사기획(조사를 통해 알고 싶은 내용 및 가설 파악) > 설문지 개발/작업 > 조사 실사 > 통계 테이블 > 보고서 작성 > 보고 진행의 단계 등의 절차로 진행된다.

 

 또한 실제로 제품/서비스를 사용하는 상황보다는 주로 모바일을 활용한 통제된 상황에서 조사가 진행되기 때문에, 조사는 30~40문항 내외로 15분 이내에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하고, 패널들에게 작은 금전적 보상을 지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조사 난이도에 따라 몇 천원 내외의 적립금, 쿠폰, 제품 발송)

 

 표본수가 많아질수록 통계적으로 보다 높은 신뢰도가 생기기 때문에 표본수는 U&A조사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고, 보통은 조사의 예산에 따라 결정된다. 보통 U&A 조사에 사용하는 최소한의 표본 크기는 300명을 기준으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U&A조사 시, 일반적으로 패널들은 성별/나이/경제수준/지역 등의 기준으로 약 10개 전후의 그룹으로 나눠지고, 정규분포 내에서 같은 응답을 한 집단(=세부쿼터)의 표본규모가 30명이 넘으면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앞에서 살짝 언급한 바와 같이, 조사를 진행하는 대상은 우리가 공략하려는 제품/서비스의 타겟을 기반으로 가이드를 세우고 나이/성별/지역 등의 기준으로 선별한다. U&A조사에서 ‘유모차 시장’을 분석하고자 한다면, 최근 2년내 유모차를 구입해 본 경험이 있는 3040 주부를, ‘젤리 시장’이라면 최근 3개월내 젤리 구매 및 취식 경험을 가진 20대 여성을 조사 대상으로 삼는 것처럼 말이다.


 따라서 설문항목을 구성할 때는 우리의 조사 대상에 맞는지를 스크리닝하는 질문을 가장 앞에 배치하여, 조사대상 가이드를 벗어나는 경우 더 이상 조사진행이 불가하게끔 시스템을 만들어 놓는다. 여기서 조사 표본을 키운답시고 우리의 타겟과 상관없는 기준을 가진 사람들이나 업계관계자에게 설문을 진행하는 경우, 오히려 잘못된 조사결과에 따라 사업방향이 엉뚱하게 가는 경우도 있으니 반드시 주의해야 한다. 또한 설문 항목이 너무 길거나, 응답하기 어렵거나, 귀찮은 주관식 응답을 많이 요구하는 경우, 조사 신뢰도에 문제가 생겨 오히려 부정확한 내용이 반복되어 나올 수도 있으니 이 또한 유의하자.


<U&A 조사 설계 예시>




U&A 조사는 소비자의 행동(Usage)과 태도(Attitude) 이해를 통해 시장기회를 포착하는 조사기법


 본격적으로 U&A조사의 구성요소에 대해 파해쳐 보자. U&A조사에서는 소비자 패널에게 크게 3가지를 질문한다. (1)사용자 프로필, (2)소비자 사용 행동과 태도/인식, (3)브랜드 관련 태도/인식이 그것인데, 해당 항목에 대해서 좀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다. 


첫째, [사용자 프로필]이다.


[사용자 프로필]은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조사 대상 선정기준에 합당한 조사대상들의 다양한 Demographic(인구통계학적) 및 관련한 다양한 사용자 특징을 파악하는 단계이다. 이를 통해 타겟의 성별, 연령, 직업, 가구소득 등의 기본적인 특성 외에 우리가 보고싶은 제품 카테고리와 타겟시장(Target Market)과 관련된 사용자의 다양한 특성들을 파악할 수 있다. 


<사용자 프로필 분석 현황 예시>


둘째, [소비자 사용 행동과 태도/인식]이다.

 [소비자 사용 행동과 태도/인식]는 해당 제품군에 대한 사용행동과 태도(Usage&Attitude)를 의미하는 것으로, 우리가 보고자 하는 제품의 카테고리와 소비자의 특징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내용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가장 일반적으로 도출하는 내용들은 다음과 같다. 


 1) 해당 카테고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과 수용도
 ; 현재 시장 및 미래 잠재 시장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긍정인지 부정인지를 파악하여 시장성을 파악할 수 있다.


 2) 해당 카테고리 제품/서비스의 경험율(일정 기간내 해당 제품/서비스 사용한 사람의 비율)
 ; 현재 및 잠재 시장에 대한 시장규모를 예측할 수 있다. 경험율과 타겟 수를 곱하여 전체 시장규모를 대략적인 금액으로 추산하는 데에 사용한다.


 3) 해당 카테고리 제품/서비스의 경험 및 미경험 이유
 ; 소비자의 구매 동기를 통해 기본 니즈와 구매를 막는 베리어/허들을 파악함으로써 시장확보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


 4) 해당 카테고리 경험 브랜드/제품 
 ; 소비자가 인지하고 있는 경쟁 브랜드/제품 조사를 통해 경쟁사를 선정한다.


 5) 소비자의 해당 브랜드/제품 경험에 따른 만족도와 만족/불만족했던 요소
 
; 소비자의 Un-met Need 파악해 기존 경쟁재 대비 차별화 포인트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6) 구매에 대한 전반적인 태도
 
; 어디서, 어떻게, 얼마나 많이, 얼마나 자주 구매했는지, 어떤 것과 비교했는지 등 구매와 관련한 상세 정보를 파악해 차별화 포인트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고 비어 있는 시장을 포착할 수 있다.


7) 사용에 대한 전반적인 태도 
 
; 어디서 제품/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얻고, 어디서 사용했고, 누구와, 어떤 장소와 상황에서, 얼마나 많이 사용하는지 등 제품/서비스 사용과 관련된 정보를 파악해 마찬가지로 차별화 포인트와 비어 있는 시장을 포착할 수 있다.


8) 핵심 구매고려 요인 (KBF / Key Buying Factor) 
 
; U&A조사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으로, ‘ㅇㅇ 제품을 구입할 때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인은 무엇입니까?’ 등의 질문을 활용하여 객관식으로 조사한다. 소비자가 원하는 방향과의 접점/정도를 찾아 컨셉 및 전략도출을 하기 위해 사용된다.


<젤리 구입 핵심고려구매요인(KBF) 예시>


셋째, [브랜드 관련 태도/인식]이다.

 U&A조사에서는 [소비자 사용 행동과 태도/인식] 뿐 아니라 브랜드 지표(Brand Index)와 관련된 소비자들의 다양한 인지+태도+이미지 조사를 함께 병행하기도 하는데, 그것이 바로 [브랜드 관련 태도/인식]이다.

이 파트에서는 브랜드에 대해 알고 있는지를 질문하는 ‘브랜드 인지’에 관한 질문을 하는데, 해당 카테고리에 대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브랜드를 물어보는 ‘최초 상기도(ToM / Top of Mind)’가 대표적이다. 이와 더불어, 해당 카테고리에 대해 자발적으로 떠올리는 복수의 브랜드들을 묻는 ‘보조 상기’와, 특정 브랜드를 보여주고 인지여부를 물어보는 ‘비보조상기’도 같이 쓰인다.


 이 밖에도 브랜드 선호도, 브랜드 주구입여부, 향후 구입의향(브랜드 충성도), 추천지수 등 브랜드에 대한 다양한 태도와 그 이유에 대해 묻거나, 브랜드 이미지(브랜드에게 갖고 있는 다양한 기능적/감성적 이미지) 및 소비자 마인드에 위치한 브랜드 포지셔닝 맵을 파악할 수 있다. 


<유아매트 브랜드 인지도 예시>





U&A 조사에서 반드시 주의해야 하는 Tips


"잘못된 조사를 하느니, 차라리 하지 않는 게 낫다"


 리서치 업계에서 흔히 쓰이는 말이다. 잘못된 대상과 방식으로 진행되는 조사는 오히려 잘못된 전략을 세우는 치명적인 리스크를 갖는다는 뜻이다. 특히나 시장에 대한 아무런 이해와 가설 없이, 백지에서 펼쳐 놓고 모든 것을 알고 싶어하는 조사는 되려 아무 것도 얻지 못할 수 있다. 올바른 리서치를 위해선, 비즈니스 전략의 가장 기본적인 분석이라고 불리는 3C 분석을 통해 소비자(Customer) + 경쟁사(Competitor) + 자사(Company)의 관점에서 시장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개괄적인 전략방향/가설을 세워야 한다. 그 다음 U&A 조사를 통해서 통계적으로 한번 더 가설을 검증하고 확신을 얻는 것이 정석이다. 


 특히 U&A조사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 중 하나인 KBF(핵심 구매고려 요인)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 소비자가 해당 제품/서비스를 구매할 때 어떤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지가 구매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동기가 되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생각하는 내 제품의 차별화 포인트가 소비자의 KBF에서 너무 낮은 위치에 있다면, 차별화(Differenciation)가 아닌 단순한 차이(Difference)를 갖춘, 시장성이 없는 제품이 되어버릴 것이다. 예를 들어, 내가 만들고 싶은 신제품의 컨셉이 비타민 등의 영양성분이 가득한 RTD 커피라고 하자. 그러나 소비자가 커피를 구입하는 핵심적인 이유에 건강과 관련된 기능성분은 전혀 없다. 이러한 결과를 해석하여, 이 제품을 시장에 내놓아 봤자 철저하게 소비자에게 외면당할 것이 뻔하다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으므로, 해당 사업은 접는 것이 맞다는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이렇게 U&A 조사는 내가 세운 가설이 맞는지를 검증하는 데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기업들은 신사업을 착수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컨셉보드에 앞서, 제품의 명확한 컨셉을 마련하는 데 발판이 되기 때문에 사업개발 앞단에서 반드시 필요로 하는 과정이다.

 

 약은 약사에게, 진료는 의사에게 라는 말이 있다. U&A 조사를 제대로 진행해 보지 않은 기업이라면, 무턱대고 시작했다가 엉뚱한 결과를 얻지 말고, 리서치 전문 기업이나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은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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