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셉으로 살아남기' 에필로그
여기 예약압박이 너무 심한 나머지 반드시 오픈런을 해야 하는 동네 병원이 있다. 군산 맘카페에는 예약이 너무 어렵다는 이야기들이 대다수고, 접수번호표를 찍은 인증샷까지 올라오고 있다. 심지어 바쁜 아기 엄마들 대신 대기표를 받아주는 퀵서비스까지 등장해 병원 앞에는 오픈 전부터 오토바이들이 줄지어 있다. 군산 ‘전경호 이비인후과’는 겉으로 보기엔 평범한 동네 병원에 지나지 않는다. 근처에는 군산의료원, 원광대학교 의대병원 등의 종합병원부터, 인근 도보 5분거리에 개인병원이 즐비하는 등 경쟁재/대체재는 충분히 넘쳐난다. 그런데 왜 이 병원만 사람이 많이 올까? 시설이 좋아서? 역사가 깊어서? TV에 나오는 유명한 의사가 있는 곳이어서?
이 병원이 잘 나가는 이유는, 이른 아침 손님을 맞기 전 병원에서 일어나는 모습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병원 원장은 출근하자마자 전날 진료 차트를 보고, 중증 환자를 포함한 걱정될만한 환자들에게 직접 전화를 건다.
"ㅇㅇ 어머님~ ㅇㅇ이 기침은 좀 잦아들었어요? 유치원은 잘 갔구요?"
"ㅇㅇ씨 코피는 이제 좀 멎었어요?"
"ㅇㅇ님 아버님 목은 좀 괜찮으셔요? 약 드시고 오늘은 병원 안오셔도 돼요~"
같이 사는 남편도 관심 없는 내 아이의 잠자리와 등교길을 걱정해주고, 내 건강에 관심을 가져주고, 내 부모님의 안위를 물어 봐주는 의사라니, 당신은 이런 서비스를 받아본 경험이 있는가? 우리가 보통 병원에서 받는 연락은 예약완료안내나, 명절인사, 이벤트 홍보 등 영혼 없는 문자 메시지 밖에 없지 않은가.
그러나 이 병원은 여기만의, 다른 병원들과는 확연히 다른 서비스를 가지고 있다. 물론 병원을 선택하는 기준(KBF/핵심 구매고려요인)을 큰 규모와 좋은 설비로 두고 있는 고객이라면 길 건너 종합병원을 가겠지만, 나와 내 가족에게 좀 더 친절하고 배려 깊은 진료서비스를 받고 싶은 고객이라면, 이 병원을 선택하는 확실한 명분을 적어도 한 가지는 가지고 있다는 뜻이 된다.
아마 이 편을 읽는 독자들이라면, 앞서 계속 강조해왔던 컨셉에 대한 정의 ‘소비자의 혜택이 담긴 차별화된 아이디어'를 기억할 것이다. 참고로 현대 마케팅의 거장 ‘필립 코틀러’가 정의한 마케팅 컨셉은 아래와 같으며, 고객이 원하는 만족을 '라이벌 기업보다 더 좋은 방법으로' 제공하는지가 기업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포인트라는 내용으로 비교우위의 경쟁력을 강조하고 있다.
AI(인공지능), 챗GPT와 같은 디지털 기반의 정보처리 기술을 포함하여, OEM/ODM 제조, 매체, 유통, 광고, 플랫폼 등 각종 기술의 발달로 사업을 시작하거나 시장에 진입하는 장벽이 너무 낮아진 시대가 되었다. '가히'는 '바르는 뷰티'라는 컨셉과 멀티밤 형태로 쉽게 피부관리가 가능한 소비자 혜택을 전달하며 연매출 2천억이 넘는 메가히트 브랜드로 성장했는데, ‘가히’의 성공 이후 유사한 미투 제품이 무려 200여개나 쏟아져 나왔다고 한다. 이렇게 과거보다 훨씬 더 많은 경쟁자들과 싸우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요소는 바로 '나를 선택해야 하는 남들과 다른 명분'을 단 하나라도 만들어 내는 것이고, 그것을 ‘컨셉’이 가져야 하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설명해왔다. 그리고 우리는 이러한 ‘차별화된 컨셉을 만들어내는 8가지 방법론’과 컨셉 도출 전후 과정에 필요한 다양한 조사기법 등에 대하여 알아왔다.
2023년 경제면에 가장 많이 나온 뉴스 토픽 중 하나는 기업들의 자금난, 구조조정, 서비스종료, 사업철수와 같은 암울한 내용들이었다. 글로벌 금리인상 기조, 엔데믹 이후 시장의 저성장세와 더불어, 고물가/고환율/고비용의 3중고에 과도한 경쟁환경이 지속되며 많은 기업들이 생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8년도 이후 국내 '제2벤처붐' 속에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함께, 벤처/스타트업 기업들이 너도나도 쿠팡과 같은 유니콘기업을 꿈꾸며 시장에 우후죽순 진입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국내 스타트업들이 쿠팡/컬리/배민과 같이 기술과 막대한 투자(광고, 인프라, 조직 등)를 기반으로 성장해온 사례들을 무작정 벤치마킹 하다 보니, 2022년 이후 투자가 급속히 냉각된 시장상황에서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고 생존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는 점이다.
22년에 ‘초록마을’을 인수한 신선식품 브랜드 ‘정육각’은 심각한 자금난 속에 수익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신선수산 플랫폼 ‘오늘회’를 운영하는 ‘오늘식탁’ 역시 자본잠식에 빠졌다. 또한 올해 한차례 구조조정을 단행했던 클래스101은 최근 희망퇴직을 통한 인력 감축에 다시금 나서기도 했다. 모두 한때 잘나가던 스타트업이었으나, 비즈니스 수익 모델이 변변치 않은 와중에 더 이상의 투자가 이뤄지지 않자 점차 생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투자 없이도 기업이 스스로 자생하며 먹고 살수 있어야 하는데, 애초에 그 기반이 탄탄하게 다져 있지 못하니 나타나는 현상이다.
물론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기존의 전통적인 제조업 회사들도 2020년 이후 '희망퇴직'을 더욱 확대하며 더 이상 철밥통이 아니게 되었다. 다들 알만한 중견 기업 중에 한 곳은 최근에 희망퇴직을 내걸며 신청가능연령을 35세로 발표했다고 하니, 고용주도 노동자도 소위 말해 먹고 살기 힘든 시대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는 ‘끝이 보이지 않는 사막’ 같다. 오아시스가 있을 거라 믿고 나아가지만 눈앞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갖고 있는 식량도 바닥이 나서 더 나아가기는커녕 당장 눈앞의 생존이 더 급급하지 않는가? 현재의 국내외 사업환경 내에서는, 성공보다 생존이 더 중요해진 시대가 왔다. 이젠 쿠팡의 성공 신화였던 <투자→상장→광고→성공> 공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고, 스타트업 J커브* 또한 사라진 시대가 됐으니 말이다.
이런 비즈니스 환경변화에 따라 기업 투자의 가치 판단 기준도 달라졌다. 정부도, 기업도, 투자자도 너도나도 외형적인 성장보다는 다양하고 정교한 지표 중심의 툴을 바탕으로 '관리(Management)'에 집중하는 것이 글로벌 경영 트렌드가 되었다. 따라서 지금은 소위 대박을 치고 성공을 거두는 사업전략이 아닌, 나만의 영역과 진성고객/팬덤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생존하는 전략이 더욱 중요해졌다.
단언컨대 요새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초 개인화'이고, 기업들을 더욱 세분화되고 빠르게 변하는 고객의 니즈를 찾아내서 채워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모든 시장을 다 먹으려 하는 노력 보다는, 더욱 세밀한 타겟팅과 컨셉을 통해 우리 비즈니스의 열렬한 팬클럽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필자는 20대에 마케팅을 ‘공부하는 학문’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대학생 시절에는 광고홍보학을 전공하며, 팀플레이를 통해 시장을 분석하고 전략을 짜고, 마케팅/광고 아이디어를 내는 기획을 하면서도 딱히 마케팅 공부의 필요성을 모르고 있었다. 직장인이 된 20대~30대 중반에도 마찬가지였다. 오퍼레이팅 중심의 업무를 주로 수행하고, 주변 선배들에게 물어보기도 쉬운 환경에다가, 마케팅 지식을 갖춘 팀/그룹 내에서 커뮤니케이션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마케팅에 대한 별다른 공부 없이도 큰 문제없이 회사생활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은 30대 중반을 넘어서며 점차 바뀌기 시작했다. 조직의 중간관리자 이상으로 성장하게 된 이후, 마케팅에 기반을 두지 않은 다른 밸류체인(영업, 생산, R&D, 물류 등)과 경영진을 설득해야 하는 상황들을 훨씬 많이 직면해야 했기 때문이다. 마케팅 관련 이해도가 낮은 사람을 설득할 때는, 내가 주장을 뒷받쳐주는 탄탄한 “논리적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1)마케팅/경영학적인 이론, (2)국내외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한 사례, (3)내가 가진 마케팅 경험/경력/노하우다. 이중 마케팅 경험/경력/노하우는 시간과 업력이 쌓이지 않으면 실제로 쌓기가 어렵기 때문에, 지금 여러분들이 해야 하는 것은 풍부한 이론적 지식과 국내외 레퍼런스를 통한 간접 경험을 확보하는 것뿐이다.
필자가 30대 중반 이후에 마주한 문제를 돌이켜보면,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은 양궁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상대방이 듣고 싶은 이야기를 잘 찾아서 과녁을 겨냥하는 '정확도'와 수많은 경쟁자 사이에서 전달하는 통일성 있고 반복적인 메시지의 '지속성'도 중요하지만, 날아간 화살이 과녁까지 도달하여 상대방의 심리적 장벽을 통과하게 하는 강력한 논지의 '전달력'도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힘’을 만들어 내는 것이 바로 앞서 언급한 '이론 + 레퍼런스 + 경험'을 기반으로 하는 데이터이다.
이를 바둑에서는 '기보'라는 방법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기보(棋譜)란 바둑을 두었던 수순을 기록한 도면으로, 승리의 패턴을 습득하는 방법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프로기사는 하루에 패턴 3개를 외운다고 하는데, 구글이 개발한 인공지능 바둑프로그램 알파고는 5주 동안 16만개를 학습하여 2016년 인간 이세돌과의 대결에서 승리를 거두었다. 인류 최강이라고 하는 이세돌의 패배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이 대결의 결과는 사람의 두뇌보다 훨씬 더 풍부한 양의 정보로 수많은 상황을 시뮬레이션하며 최적의 수를 찾았던 '데이터'의 승리였다.
마케팅 역시 사회과학이라고 하는 영역에 존재하는 경영학의 일환이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사회과학적인 데이터의 확보가 중요하다. AI(인공지능)나 빅데이터 같은 디지털 데이터들도 정보의 양이 쌓이면 쌓일수록 더 정확한 판단을 하는 것처럼, 마케팅 의사결정 역시 내가 확보한 이론/사례/경험적 데이터가 많을수록 더 정확해진다는 사실을 반드시 명심하길 바란다.
마케팅 공부 역시 위에서 이야기한 이론 + 레퍼런스 + 경험을 골고루 해주는 것이 좋다. 각각의 영역에 해당되는 방법을 세가지로 정리해보았다.
첫째, 마케팅의 이론적인 논지를 채우기 위해 '책(도서)' 만큼 좋은 방법은 없다. 유튜브나 온라인 강의도 좋지만, 이러한 콘텐츠들은 정보를 수동적으로 주입하는 것에 불과하다. (당신은 가만히 있고 영상 속 강사들만 말하고 있기 때문에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당하는 것’에 가깝다.) 반면에 책은 내가 직접 글을 읽고, 손으로 짚어보고, 밑줄을 치면서 정보를 능동적으로(Positive) 정보를 처리하기 때문에 훨씬 교육효과가 높을 수밖에 없다.
마케팅 서적은 쉽게 풀어 쓴 에세이, 자서전, 브이로그 형태의 도서보다는, 소위 마케팅 바이블/명서라고 하는 책들을 읽어보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된다. (포지셔닝, 마케팅 불변의 법칙, 마케팅 전쟁, 보랏빛 소가 온다, 마케팅 천재가 된 맥스 등을 먼저 읽어보길 권한다.) 해당 책들은 유명한 마케팅의 학자들이나 거장들이 내세운 이론들에 대한 개념과, 그로 인한 성공/실패 사례와, 마케팅을 잘 하기 위한 방법들에 대한 내용이 기승전결로 잘 정리되어 있기 때문에 마케팅 이론에 대한 기본개념을 깊이 숙지하는 데 용이하다. 특히, 마케팅의 4P라고 하는 제품(Product), 유통(Placement), 가격(Price), 판매촉진(Promotion) 영역에 해당되는 내용의 서적을 균형 있게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책을 읽을 때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마케팅서적은 수필이나 소설처럼 스토리만으로 전개되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공부하듯이 자세히 읽어야 한다는 점이다. 밑줄을 그어가면서 되뇌이고 + 엑셀이나 피피티로 정리하면서 + 두 번 이상 숙독해야 내 지식이 된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둘째, 각종 사내 보고서/기획서 등의 자료나, 온라인 콘텐츠/뉴스레터/기사 등을 통해서 간접적 레퍼런스를 쌓아야 한다. 자신이 하고 있는 산업군의 소비자, 경쟁사, 유통 관련 내용은 기본이고, 같은 소비자를 공유하고 있는 다른 산업군이나, 매체 트렌드를 공부하는 것도 좋다. 모바일을 통한 포털사이트의 뉴스면은 경제지로 구독해 놓고, 바쁜 출근길에 짧게 헤드라인과 주요 내용만 읽어도 큰 도움이 된다. 또한 각종 마케팅 기업/플랫폼에서 제공하는 무료 콘텐츠들(인터비즈, 큐레터, 팩플, 오픈서베이, 메조미디어 등)과 대기업/금융사들에서 발간하는 각종 칼럼들도 있으니 업계와 관련해 보다 깊이 있는 내용을 원한다면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런 자료들은 꾸준히 업데이트 하면서 선으로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사회적 트렌드나 인사이트는 연속선상에 이어지는 내용들이 많다. 매일 조금씩, 꾸준히 읽어가며 머릿속에 큰 숲을 그려 나가야 세상을 보는 눈을 키울 수 있다.
마지막으로, 다른 회사의 마케터들은 어떻게 일을 하고 있는지 휴먼 네트워크를 통해 얻는 간접경험도 중요하다. 요새는 마케팅 관련 학과, 대학원, 동호회, 커뮤니티 등에서 단체로 운영하는 단체채팅방도 많다. (대체로 오픈채팅방 형태로 운영한다) 마케팅공화국, 기마사, 트렌드 헌터 같은 온라인 카페 기반의 커뮤니티를 통해서도 유용한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다.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에서 경험을 쌓고 싶다면, 인사이터, 아이보스, 최인아책방, 마멘토 같은 오프라인 기반의 기관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엔데믹 이후 다시금 각종 마케팅 관련 커뮤니티들이 활발히 활동을 개시하고 있다. 이런 모임에서 다양한 산업/영역/분야/연차의 다른 마케터들이 어떤 것을 고민하고, 어떻게 일하고, 어떤 결과를 만들었으며, 어떤 노하우를 가졌는지 익히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다른 사람들의 눈높이를 통해 내 자산을 진단해보기도 하고, 자극을 받기도 하고, 때로는 이직이나 비즈니스 파트너, 업무수행에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운영하는 ‘마케티움’도 소셜세미나, 인스타그램, 단체채팅방 등 다양한 마케팅 정보를 공유할수 있는 온/오프라인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으니 아래 이미지를 참고하길 바란다.)
중요한 것은 이런 세 가지의 방법을 주말 휴일 등의 시간을 활용하여 '루틴하게' 하는 것이다. 데드라인을 가진 자격증이나 토익과는 다르게 마케팅 공부는 절박함이 없다면 항상 우선 순위에서 밀리게 된다. 그러니 의무적으로라도, 주 5일을 근무하는 사무직을 기준으로 주말 중 하루 4시간은 집중할 수 있는 공간에서 하는 것을 추천한다. 서적과 모아둔 출력물을 읽어보거나, 노트북/패드 등을 활용해서 온라인 콘텐츠들을 집중해서 읽고 정보를 축적하는 것이다.
매주 단 4시간만 투자해도 명절 연휴를 뺀 50주동안, 1년에 총 200시간을 공부할 수 있다. 3년만 쌓아도 내가 판단할 수 있는 마케팅 의사결정의 정확성을 만드는 데이터의 양이 내 주변 경쟁자들보다 훨씬 더 많아질 것이다. 특히 한참 마케팅 역량을 쌓아야 하는 신입~5년차 미만의 마케팅 실무자라면, 자칫 편협한 경험과 데이터만 가지고 잘못된 의사결정을 하지 않고 충분한 양적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업계에 오래 있었던 사람으로서 요즘 가장 안타까운 것 중에 하나가 '마케팅(Marketing)'과 '광고(Advertisement)'를 동일시하는 트렌드이다. 특히 2020년 이후 모바일 매체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 마케팅이나 퍼포먼스 마케팅이 유행을 타며, 마치 이런 것들이 마케팅의 전부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물론 팬데믹을 거치며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 비즈니스가 많은 성장을 이뤘고, 마케팅 기법과 툴(Tool)에도 트렌드가 존재하지만, 이런 것들은 마케팅 4P 중 판매촉진(Promotion)의 영역에서의 디지털 기반 광고활동인 것이지, 기업의 경영을 위한 본질적인 비즈니스의 핵심이라고 말할 순 없다. 현재 퍼포먼스 마케팅이나 온라인 광고 영역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 하더라도, 단순히 '어떻게 말할지(How to Say)'만이 아닌, 마케팅 4P 관점의 넓은 시각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무엇을 말할지(What to Say)'를 찾아내려는 노력을 잃지 않았으면 한다.
결국 마케팅이란 것은 Maket(시장) + ing(하는/하고있는 것) = '시장활동을 하는 것'을 의미하며, 어떤 것을 만들어서(Product), 어디에다가(Placement), 어떤 가격으로(Price), 어떻게 팔지를(Promotion)를 고민하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의사결정 활동의 총체이다.
마케팅은 분명 크리에이티브가 전부인 [예술]의 영역이 아닌 합리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필요로 하는 [경영]의 영역이다. 따라서 마케팅을 잘 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소비자)의 입장에서 듣고 싶은 이야기를 ‘정확하게’ 찾아내고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게 더욱 중요한 것임을 명심하자. 이를 전달하는 마케팅 컨셉은 ‘소비자의 혜택이 담긴 차별화된 아이디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이만 글을 마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