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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책살롱 김은정 Mar 02. 2020

[그림책태교18] 마음을 보았니?

[그림책태교18] 마음을 보았니?    


하루의 업무를 마치고 지친 몸과 마음을 쉬게 하는 공간이 있습니다. 두 다리를 뻗고 눈을 지그시 감으면서 하루를 돌아보며 편안함을 주는 공간이 있습니다. 옷도 책 갈아입기 전에 쇼파 안쪽까지 엉덩이를 대고 두 팔 벌려 앉아 있으면 하루의 노곤함이 눈 녹듯 사라지듯 스르륵 눈이 감깁니다. 주 5일 또는 6일 동안 일을 하면서 일요일의 휴일을 애타게 찾는 이유가 있습니다. 반드시 일요일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일주일간 일 한 뒤에 쉬는 날이겠지요. 일요일이 될 수도 있고 평일 중 하루가 될 수 있는 휴일입니다.

   

휴일을 보내는 사람들의 마음 일상은 다릅니다.

하루 종일 자다 일어나 간단하게 한 끼를 해결하고 다시 취침으로 들어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잠들기 전에 휴대폰의 전원을 꺼 놓고 잠들기도 하고, 문 앞에 ‘절대 깨우지 마시오’라고 광고문을 붙여놓고 자기도 합니다. 이러한 행위들은 숙면을 방해하는 요소를 제거하고 무조건, 오랫동안, 푹, 본인이 알아서 일어날 때까지 깨우지 말라는, 아니 깨지 않고 자겠다는 휴식을 맞는 일상입니다.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 하고 일주일 동안 하지 못했던 자유로운 시간을 만끽하는 것이 자기만의 휴일이자 휴식입니다.

    

쉴 때는 누구의 속박이나 구속됨 없이, 누구의 간섭이나 눈치 없이 쉬고 싶습니다. 하루 세 끼니를 반드시 챙겨먹지 않아도 됩니다. 반드시 12시에 식당으로 이동하지 않아도 됩니다. 24시간 집에 있을 때도 있지만 집에서 나와 찻길 건너 빵집에 가서 빵을 사고, 카페에 가서 커피 볶는 냄새를 맡습니다. 아침에 늦잠을 늘어지게 자고 브런치로 하루의 시작을 늦게 시작해도 괜찮습니다. 주문한 커피 한 잔을 들고 조조 영화를 보는 것도 좋고, 책 한 권을 들고 카페에서 하루를 시작해도 좋습니다. 화장기 없는 얼굴과 편한 트레이닝복을 입고 집 앞 공원을 산책한 뒤 마트에 들러 찬거리를 사와도 좋습니다. 나의 휴일이니까요.   

 

편안함을 주는 공간이 집이 될 수도 있고, 집 밖의 공간이 될 수도 있습니다. 답답하고 힘들 때 찾는 제 3의 공간이 있다면 당신은 어디일까요? 무엇보다 편안하고, 누가 없어도 자기만의 공간에서 자기만의 쉼이 있으면 됩니다. 어떤 사람은 직장이 벗어난 공간이면 다 좋다고 하시는 분도 계시고, 집과 직장이 아닌 공간이면 다 좋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반드시 3의 공간이 따로 있어야 하는 건 아니지요. 모두 사람들 마다 찾는 공간은 다릅니다.     


별도의 공간 없어도 집이 좋다고 하는 사람은 집이 주는 안락함이 최고인 거지요. 추가비용이 발생하지 않고, 이동하는 귀차니즘이 없으니 좋은 공간인 겁니다. 다른 사람은 큰 별도의 비용을 지불하지 않지만 집에서 잠시 벗어난 공간이 쉴 수 있는 공간이 됩니다. 여기에 공통점이 있습니다. 집이 되었든, 외부가 되었든 마음이 갑갑하지 않는 편안함과 구속받지 않는 자유가 있다는 것입니다. 마음의 자유입니다.       

 

오늘 당신과 함께 할 그림책은 김춘효 글, 오정택 그림 <마음을 보았니?>입니다.

왼 편에는 텅 빈 새장의 그림이

오른 편에는 마음이 날아가는 것을 보았니?

로 시작하는 그림책으로 마음이 어디로 날아가는지 보고 싶어집니다.

훨훨

깡충깡충

살랑살랑

꼬르륵꼬르륵

통닥통닥

훌쩍훌쩍

까르르까르르    


뱃속에 있는 아이에게 읽어주면서 내 마음이 어디로 날아가는지 찾아보세요. 아이랑 마음으로 이야기 하는 날 이 책을 펼치면서 의성어와 의태어로 내 마음의 모양과 소리를 찾아보세요. 내 마음과 아이 마음에 어떤 자유로움이 움직이는지 찾아보는 시간이 됩니다.  

  

마음에도 자유가 있습니다. 요일마다 시간 마다, 그때그때마다 마음에도 모양이 있고 색이 있고 냄새가 있습니다. 어떤 날은 어디든 훌쩍 날아가고 싶은 마음의 자유입니다. 하늘을 높이 높이 날고 싶은 새의 마음이고 싶습니다.

어떤 날은 숲 속 보물을 찾는 토끼의 마음입니다.
어떤 날은 봄 바람 흔들리기도 하는 나비의 마음입니다.
어떤 날은 아래로 아래로 푹 꺼지는 바다의 마음입니다.
어떤 날은 해를 삼킬 정도의 놀라서 숨고 싶은 밤그림자의 마음입니다.
어떤 날은 마음이 울기도 하고, 어떤 날은 마음이 웃기도 합니다.    

어떤 날은 대화가 안 통한다고 퉁퉁거리던 아이와 말이 잘 통해서 기분이 좋습니다. 어떤 날은 마음먹은 일이 순조롭게 되어 살랑살랑 봄 전령처럼 가볍기도 하지만, 어떤 날은 작은 것 하난 내 마음 대로 되지 않아 짜증나고 힘이 듭니다. 어떤 날은 상대방이 내게 바라는 말로 위로를 해주어 행복하기도 하고, 어떤 날은 혼자 있고 싶을 만큼 우울해서 지질 때도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마음은 춤을 추기도 하고 어디에 기대어 앉기도 하고 날아가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지금의 마음을 보았나요?     

마음은 숨기도 하고 나오기도 하고 집에 있기도 하고 외출을 하기도 합니다.    


#어른도읽는그림책 #그림책태교 #그림책심리지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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