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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책살롱 김은정 Mar 14. 2022

아저씨가 내가 예쁘다고 자꾸 나를 귀찮게해요



제발, 아이들의 소중한 性을 지켜주세요.

세상을 믿고 어른을 믿고, 부모를 믿으며 예쁘게 성장할 수 있게 지켜봐주세요.


오늘은 잘못된 성인지로 마음과 몸이 멍든 상담사례 <가족 앨범>, <난 싫다고 말해요> 그림책심리상담했던 이야기 입니다. (15년 전의 사례이고, 주인공은 가명을 사용했습니다)


요즘 일주일이 멀다 하고 뉴스에 보도되는 사건이 있다. 마음 놓고 딸 아이를 키울 수 없는 사회가 무섭다고 하소연하게 되는 사건, 남자아이들도 간간이 겪는다는 그 사건이 무엇일까? 모두 조두순 사건을 기억할 것이다. 조두순은 12년 형을 받았는데 이 범죄 이후 비슷한 사건이 준다거나 없어졌을까? 무기징역이 선고가 아니라서 더 분개할 이 사건, 어린아이를 성추행, 성폭력에 이르게 한 사건이 비단 오늘만의 일은 아니다.   

   

초등학교 3학년 딸아이를 키우는 엄마로 아이가 나가 논다고 하면 어디서, 누구랑 노는지를 꼭 확인할 정도로 요즘 세상이 무섭다. 다른 엄마들도 마찬가지다. 더욱이 직장에 나가는 엄마는 일하는 도중에도 하루에 몇 번씩 아이한테 전화를 걸고 문자를 통해 아이의 등하교를 점검한다. 학원 셔틀을 도와주는 알리미 서비스를 신청하며 아이의 안전과 신변을 보호하기 위해 감시아닌 감시를 하고 있다.    

  

상담을 하다 보면 상담사인 내게 힘을 받아 가는 내담자(상담받는 사람)이 있기도 하고, 내가 힘을 모두 쏟아 방전되는 일도 있다. 상담은 어느 정도 체력을 요구하는 일이다. 그런데 나는 체질에 맞는지, 아니면 성격에 맞는지 상담하기 전 떨리고 상담 후에는 에너지가 충전된다.     

이렇게 상담을 좋아하는 내가 아주 맥 빠지는 상담을 한 적이 있었다. 처음에는 낯을 심하게 가렸으나 나에 대한 믿음이 생기면서부터 매끄럽게 상담이 진행되었던 아이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암초에 걸려 꼼짝달싹 못하는 상황에 맞닥뜨리기도 했는데, 온몸에 기운이 빠지고 ‘이렇게 공들여 상담하면 뭐하나, 도로 아미타불인데…‥.’라는 마음에 허탈하기도 했다.     


2008년 때의 일이다. 여자아이는 초등학교 4학년에 재학중인 친구인데, 나는 그 아이에게 정말 사랑과 정성을 듬뿍 쏟아 상담했다. 부모 마음으로 온전히 그 아이를 대해야 하는 성추행, 성관련 상담이었다. 담임선생님이 의뢰한 의뢰서에서는 ‘엄마의 남자친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고 심리가 불안함. 학급에서 왕따, 또래 관계에도 신경써 주는 상담이길 바람.’이라고 적혀 있었다.      

(아시다시피 이 책에 실린 이름은 어디까지나 내담자 보호를 위해 가명을 사용했음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예나를 만나기 전, 담임선생님과의 통화를 통해 예나의 가정형편과 현재 상황을 알 수 있었다. 현재 부모님은 이혼한 상태이며 아빠는 미국에 거주하고 있고, 예나와 세 살 위의 언니, 다섯 살 어린 남동생, 그리고 엄마와 방이 안방과 거실이 있는 집에서 살고 있었다. 최근에 예나가 교실에서 커터 칼로 손목을 그어 담임선생님과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대화 도중 엄마의 남자친구가 예나를 성추행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로 인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자해를 했음을 알 수 있었다. 자해한 원인 중에 또 다른 이유는 친구들이 자기를 멀리할지 모를 두려움도 있었다.     


나는 예나의 수업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 교실에 도착했다. 복도와 게시판을 둘러보다가 몇 명의 여자아이들 틈에 한 명과 눈이 마주쳤다. 예나라는 걸 직감했다. 예나는 초등학교 4학년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큰 키에 성숙미가 풍겼다. 약간 통통하고 목소리가 무지 커서 교실 내에 울릴 정도였다. 내게 먼저 다가와 상담할 선생님이냐고 물어올 정도로 활달하고 호기심이 많은 아이처럼 보였다. 

    

예나의 상담은 거의 11개월 동안 했다. 보통의 상담센터가 내부 규정상 보통 길면 6개월, 회기로는 10회기 내외 정도로 하지만 이 친구는 위기 상담으로 분류되어 한 한기 더 연장해서 상담 기간이 다른 내담자보다 긴 편에 속했다. 만약 이 상담이 개인 상담 기관에서 진행되었다면 상담료가 감당이 안 되어 이 친구는 중요한 상담임에도 포기하고 말았을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 서울시에서 주관하고 여성부에서 지원하는 사업의 일환이었기 때문에 예나는 상담 기관 내내 무료로 상담을 받을 수 있었다. 나 또한 심적으로 비용부담을 주지 않고 편하게 장기적인 안목으로 상담을 진행할 수 있었다. 보통 개인 상담을 받게 되면 상담 비용을 무시할 수 없어서 중간에 포기하거나 바로 거절되는 경우가 많은데 예나에게는 정말 다행이었다.     


소소한 말에도 크게 웃으며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예나, 솔직하고 활달해서 친근감이 느껴지는 예나에게 어떤 아픔이 있었을까? 어떤 아픔이 있었기에 커터 칼로 두 번이나 손목을 그었을까?     


진심은 통한다고 생각했지만 예나 마음의 문은 빗장을 굳게 닫고 버텼다. 상담이 쉽지는 않겠다고 예상은 했고 생각보다 어려웠다. 말문을 열려고 하면 금세 한 시간이 훌쩍 가버렸고, 다음 주에 이어서 이야기하려고 하면 새로운 주제를 꺼내고 회피하면서 또 다른 길로 빠져버렸다. 상담의 주호소에 맞는 상담을 하려고 대화를 시도하면 예나는 금방 눈치채고 얼른 다른 화제로 말을 돌리기를 반복했다.  

   

첫 상담을 시작하자 예나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 나에게 먼저 다가왔다. 누군가와의 정서적 교류를 원할 만큼 외로웠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상담하는 동안 복도에서 또래 아이들이 떠드는 소리가 들리면 예나는 목을 빼고 밖의 동향을 상피는 등 산만해지기도 했다.     


세 번째부터 본격적인 상담이 진행되었다. 예나가 적극적인 성격이어서 먼저 다가간다고는 하지만 상담 주요 문제가 성추행에 관한 것이다 보니 예나 자신도 조심스러워했다. 예나가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여는데 오랜 라포가 필요했다.     


이날은 어찌나 춥던지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져서 두껍고 넓은 목도리를 두르고 학교에 갔다. 상당히 추운 날씨인데도 예나는 목도리와 장갑은커녕 목이 훤히 드러나는 얇은 티셔츠를 입고 나타났다. 갑자기 추워졌고 학교에서는 아직 난방을 하지 않은 상태다. 평소 교실의 작은 책상을 사이에 두고 앉아 이야기를 나눴지만, 이날은 내가 예나 옆에 안자 나의 긴 목도리를 예나 목에 함께 둘러 이어진 끈처럼 나란히 앉았다. 예나는 선생님하고 목도리를 같이 둘러본 적은 처음이라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선생님, 선생님은 이런 목도리가 몇 개 있어요?”

“이렇게 긴 목도리를 이거 하나지만 다른 목도리는 몇 개 더 있어.”

“와! 저는 목도리가 하나도 없는데, 선생님은 좋겠다.”

“한겨울에는 어떻게 해? 목도리가 없으면 목이 추워서 더 춥게 느껴질 텐데.”

“괜찮아요. 목티를 입까지 끌어올리면 마스크도 되는걸요?”라며 목 주변이 늘어난 얇은 티를 끌어 올리는 시늉을 했다.

“그러면 첩없잖아. 몸도 굽어지고 따뜻하지도 않고, 선생님 목도리 중에 초등학생이 해도 될만한 목도리가 하나 있어. 예나가 하면 더 잘 어울릴 것 같은데, 예나는 어때?”

“정말요? 그러면 나는 좋죠. 왕 재수(예나 언니)는 제가 지꺼 한번 써본다고 하면 난리 쳐요.”     

예나는 초등학교 1학년 여름까지만 행복했다고 했다. 그때까지는 부모님과 함께 살았고, 아빠는 외할아버지가 물려주신 공장의 사장이었기 때문에 집도 부유했다.


“예나는 가장 행복했던 때가 언제니?”

“저요? 초등학교 1학년? 아니면 일곱 살 때? 암튼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요.”

“그때는 부모님이 함께 사실 거니?”

“네. 그때는요, 우리 집 부자였어요. 엄마도 아빠랑 같이 공장에서 일하긴 했지만, 낮에 집에 와서 간식도 챙겨주고 저녁에 다 같이 외식도 자주 했어요. 그런데 요즘은 우리 엄마는 아침도 안 챙겨주고 밤늦게 와요.”

“요즘 엄마가 혼자 일하시면서 언니와 예나, 남동생까지 공부시키는구나. 아침도 못 챙겨줄 정도로 바쁘신가 보지?”

“엄마는 가게에서 옷 장사를 하는데요, 아침 11시까지 가면 된다고 늦잠만 자요. 저녁때는 10시에 끝난다고 하는데 거의 새벽 한두 시에 들어와요. 술 먹고 들어오고, 와서 또 술 먹고…‥. 엄마가 집에서 술 먹을 땐 좋아요. 족발이나 치킨도 먹을 수 있으니까.”     


그 후 예나는 만날 때마다 새로운 사실을 털어놓을 준비를 하며 나를 기다리는 것 같았다. 우리는 일주일에 한 번 만났는데, 전 주의 상담 내용과 연결하려고 하면 금세 다른 주제로 이어져버렸다. 하지반 집에 와서 상담을 정리해보면 꼬리에 꼬리를 물 듯 스토리가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이어지는 꼬리 물기 이야기를 가지고 찬찬히 보면 예나의 마음과 그렇게 밖에 할 수 없는 행동들이 이해되었다.     

“어? 못 보던 가방이네?”

“그제 엄마랑 쇼핑했는데 아저씨가 사줬어요.”

“아저씨라면…‥?”

“엄마 남친이요. 이 청바지도 그때 같이 샀어요. 예쁘죠? 엄마는 뭐 사달라고 하면 안 사주거든요. 아저씨랑 쇼핑하면 즐거워요. 맛있는 것도 자주 먹고 옷도 사주고.”

“아저씨가 집에 자주 오니?”

“거의 매일 와요.”

“거의 매일이면 엄마랑 같이 새벽에 들어온다는 거니?”

“그럴 때도 있고, 다음 날까지 울 집에 있을 때도 있고.”

“엄마가 출근하셨는데도 예나 집에 아저씨가 있는다고?”

“네. 그런데 이제는 아저씨가 집에 있는 거 싫어요. 귀찮게 하고…‥.”(어떤 직감이 왔다)

“예나 지금 겨울방학인데 엄마가 출근하시고 나면 집에 누구누구 있는거니?”

“아저씨랑 저랑 다섯 살 남동생이요.”

“아저씨가 귀찮게 한다는 게 뭘까? 자꾸 심부름 시키니?”

“아니요. 음……‥. 저번에 담임선생님한테 말했는데……‥. 아직 선생님은 모르나? 내가 말 안 했나?”

“어떤 걸 담임선생님한테 말했다는 거니?”

“아저씨가 ……. 아저씨가 저 자꾸 만져요. 가슴도 만지고 자꾸 뽀뽀해요. 징그럽게.”

“예나가 지금 몇 살이지?”

“열 한 살이요.”

“예나는 지금 생리하니?”

“네. 4학년 봄부터 생리했어요.”     


예나는 또래 아이들에 비해 가슴도 큰 편이었고 키도 160센티가 넘어서 언뜻 중학생 같아 보였다. 그런데 엄마의 남자 친구가 성추행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게 다가 아니었다. 나는 그동안 평범하지 않은 내용으로 많은 상담을 해왔지만, 예나 같은 상황은 빨리 그 상황에서 벗어나게 해야 한다. 직감적으로 조금만 지체해도 그 이상의 행동이 나타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일로 예나가 극단적인 행동을 할까 덜컥 겁도 났다.      

1년 전인, 예나는 초등 3학년 때부터 엄마의 남자친구에게 성추행을 당해왔다. 매주 새로운 사실들을 꺼내는 예나, 그걸 들을 때마다 나는 예사의 신변도 걱정되었고, 예나 엄마의 정서 상태도 체크하고 싶었다. 상담 시작한 지 3개월쯤 지났을 때 예나 어머니에게 만남을 요청했다. 예나의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고 약속을 잡았으나 예상대로 약속은 번번이 취소되었다. 약속 당일 갑자기 단체손 님이 예약되어 있어 틈이 안 난다고 했다. 나는 예나를 위해 꼭 어머니와의 만남이 꼭 필요하다고 부탁을 하고 상담 요청을 했다. 예나 어머니는 바로 ‘예나를 위해서’ 라는 말에 바로 수긍을 하는 듯했지만 다른 핑계를 대면서 만나주지 않았다. △△산 근처에서 등산 매장에서 일한다는 거 말고는 아는 게 없어 찾아가 만나고 싶어도 김서방 찾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매장 상호도 모르고, 근처 뭐가 있는지 조차 몰라 답답했다.   

  

나는 방문상담사는 아니지만 최소한 한 번 정도는 직접 가정방문을 한다. 그래야 아이와 더 친해질 수 있고 아이의 환경도 알고, 아이와 더 친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직접 가정 내 환경을 살펴보면 상담 장면에서 보지 못했던 부분을 채울 수도 있다. 또 가정방문을 하면 상담의 가속도가 붙어 개선점을 쉽게 알 수 있을 때가 많다. 가정방문을 좋아하는 내담자도 있고 손사레 치듯 싫어할 때도 있다. 설득해 보지만 안 될 때는 전처럼 기관이나 외부에서 만나 상담을 한다. 예나의 경우는 후자인 경우였다. 가장 방문을 심하게 거부했다. 거부 이유는 초등학생이 봐도, 예나가 봐도 집을 집이라고 할 수 없는 집이라고 했다. 예나를 더 잘 이해하고 예나에게 도움이 되는 상담을 하고 싶어서 그렇다고 설득을 했다. 가정 방문에 대한 이야기는 철수하고 상담을 이어갔다. 몇 주의 시간이 흐른 뒤에 예나가 먼저 자기 집에 와도 좋다고 이야기해서 방문할 수 있었다.    

  

아저씨가 요즘 일을 하지 않아 예나 집에 자주 왔고 거의 있었다. 이날은 없다고 했다. 집은 엉망이었다. 정말이지 이런 집에서 다섯 살 어린아이와 두 자매가 거주할 만한 환경은 아니었다. 예나는 임대아파트에 월세로 산다고 했다. 아저씨가 공공요금을 내주다가 요즘은 내주지 않아 세금이 밀렸단다. 싱크대는 언제 설거지했는지 모를 만큼 그릇들이 쌓여 있었다. 바닥은 닦은지가 오래 되었는지 끈적거렸다. 발가락으로 조심조심 걸었다. 안방을 거실처럼 중간 문을 열어 사용했다. 실질적으로 방은 작은 방 하나인데 작은 방 벽지에는 코딱지와 피딱지도 너저분하게 붙어 있었다. 작은 장롱의 문 한쪽은 내려앉았고, 바닥에는 이불이 있었다. 이불은 일 년 내내 바닥에 있었고 한 번도 갠 적이 없다고 했다. 입구에 들어서자 쾌쾌한 냄새가 진동했다. 예나 언니와 남동생은 라면을 끓여 먹고 있었다. 언니와 남동생은 내가 오거나 말거나 인사도 하지 않았고 그냥 눈 한 번 마주치고 먹던 라면을 다시 먹기 시작했다.     


나는 예나에게 일주일 중 가장 행복한 때가 언제냐고 물었다. 예나는 엄마가 집에 있는 날이라고 대답했다, 예나는 다른 또래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엄마를, 엄마의 사랑을 그리워했다. 엄마를 사랑하고 좋아하면서도 엄마를 싫어하는 이유가 몇 가지 있는데, 그중 가장 큰 이유가 엄마는 아저씨가 예나를 성추행하는 것을 알면서도 엄마는 계속 아저씨를 만난다는 것이다.     


예나 가족은 안방을 튼 거실에서 다 같이 잔다. 엄마 왼쪽엔 막내 다섯 살 아들을, 가운데에 엄마, 엄마 옆에 아저씨, 아저씨 옆에 초등 4학년 예나, 그리고 맨 오른쪽에 중학생 언니가 나란히 일렬도 잔다는 사실에 나는 경악했다. 예나가 아저씨라고 부르는 사람은 왼쪽에 엄마가 자는데도 오른쪽 옆에서 자는 예나를 만지거나 팬티에 손을 넣는다고 했다. 처음에는 엄마가 없을 때 함께 저녁을 먹고 뒤에서 살짝 안아주는 정도였다. 뽀뽀해달라고 장난치듯 졸랐고, 뽀뽀해주지 않으면 쇼핑을 안 데리고 간다고 해서 억지로 뽀뽀를 해주는 정도였다. 그런데 점점 엄마가 있는 상황에서도 밤에 팬티 안에 손을 넣고 그 이상의 행동을 했다. 더 싫은 행동을 해서 엄마한테 아저씨 싫으니 집에 오지 말라고 하라고 했다.     


“예나야, 엄마도 이 사실을 알고 계시니?”

“네.”

“엄마도 알고 있다고? 그런데 엄마는 어떻게 알았을까?”

“선생님하고 상담하기 전에 엄마한테 아저씨와 있었던 일을 말했어요. 그런데 엄마는 내가 싫대요. 지저분하고 잘 안 씻는다고. 제 동생하고 언니만 예뻐해요. 전 아무도 예뻐하지 않아요.”

“예나야. 잠깐만. 지금 예나는 울면서 이야기하네. 많이 슬프고 속상할텐데 아무도 예뻐해 주지 않아서 우는 걸까? 아저씨가 예나를 만지는 걸 엄마한테 얘기했는데도 엄마가 모른척 해서 슬픈걸까 아니면 엄마가 예나보다 다른 형제들을 예뻐하는 것 같아서 슬픈 거니?”

“다요. 다 싫고 슬프고 속상해요. 다 싫어요. 엄마는 너무해요. 정말 그랬어요. ‘엄마는 옛날부터 이상하게 네가 싫다’고요. 아저씨가 나한테 이상한 짓 한다고 말했는데도 엄마는 계속 아저씨를 만나요. 내 앞에서 아저씨한테 전화로 막 뭐라고 하면서 아저씨랑 싸웠어요. 그 뒤부터는 아저씨가 오지 않았는데 엄마가 자꾸 나한테 신경질 내요.”

“예나는 예나 때문에 엄마랑 아저씨랑 다투었다고 생각하는 거니?”

“네. 저는 엄마한테 말한 게 잘못이었어요. 그냥 말하지 말고 참고 있을걸…‥.”     


“예나야. 예나가 잘못한 건 하나도 없어. 오히려 말하고 이렇게 상담받는 거 잘한 거야. 그건 누구에게라도 이야기를 해야 해. 엄마든 담임선생님이든. 분명한 것은 아저씨가 잘 못 한 거야. 아저씨는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을 한 것이고, 예나가 엄마한테 이야기하는 것도 당연한 거야.”    

 

예나는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큰 소리로 엉엉 울었다. 처음에는 복도에서 친구들이 볼까 봐 망설이며 찔끔거렸는데 나중에는 그냥 자신의 감정에 맡겼다. 통곡에 가까운 울음, 여태껏 아무한테도 위로 한 번 받아보지 못한 서러움 가득한 울음이었다. 맘껏 울어도 된다고, 코를 풀어도 되니 속 시원하게 울어도 좋다고 했다. 마침 가방에 있던 손수건을 건넸다. 내 마음도 같이 울었다.     


엄마한테 지금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말하기 못하겠다는 예나에게 계속 가지고 다녔던 그림책 한 권을 읽어주었다. 가족 내 성폭력을 다룬 책으로 2009년 독일에서 아동청소년 도서상을 수상한 책이다. 이 그림책은 예나와 비슷한 상황의 이야기를 생쥐를 빗대어 만들어서 거부감을 최소화했다. 책을 무척이나 싫어하는 예나였지만 어릴 적 엄마가 그림책 읽어주었을 때가 기억난다고 했다. 

    

⌜가족 앨범⌟실비아 다이네르트, 티네 크리그(글), 울리케 볼얀(그림), 엄혜숙 옮김, 사계절

평범한 생쥐 가족의 두 딸인 단비와 소라는 소파에서 주로 놀았다. 특히 소파에 앉아 가족 앨범 보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했다. 엄마는 소파에서 놀면 쥐덫에 걸려서 위험하다고 놀지 말라고 했다. 단비는 엄마 몰래 소파에서 소라와 함께 막둥이 삼촌이 만들어준 인형을 가지고 놀았다. 그런데 그만 인형이 고장났다. 막둥이 삼촌에게 고쳐 달라고 이야기했더니 소파 위에 앉되 삼촌 무릎에 앉아야 고쳐준다고 했다. 삼촌은 단비를 숨 막히게 껴안고는 비밀이라며 꼬리를 보여주었다. 단비는 싫었지만, 인형을 고치고 싶었기 때문에 꾹 참았다. 그 후 삼촌이 이렇게 단비를 괴롭히는 일이 자주 일어났다. 그럴 때마다 삼촌은 이렇게 노는 건 비밀이다. 이 비밀은 엄마나 아빠한테 말하면 단비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가족 앨범을 찢을 거라고 말했다. 또 만약 비밀이 새어 나갈 경우, 천둥 번개가 쳐서 위험에 처할 거라고 협박했다. 비밀을 지키지 않으면 삼촌이 화낼까, 가족 앨범이 찢어질까 봐 말 못하며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 막둥이 삼촌이 못된 짓을 하고 있을 때, 단비 꼬리가 쥐 덧에 걸리는 일이 벌어졌다. 단비는 소리치면서 구해달라고 했지만 삼촌은 단비를 두고 달아났다. 달아나다가 전등에 부딪혀 고양이에게 잡혀갔다. 잡혀가는 와중에도 삼촌은 단비에게 비밀을 이야기하면 절대로 안 된다고 또 협박했다. 비밀이 알려질까 봐 엄마를 찾지도 못하고 울고 있을 때, 소라가 엄마를 데리고 단비에게 달려왔다. 엄마가 단비의 다친 꼬리에 붕대를 감아주었다. 단비는 잔뜩 겁먹은 목소리로 “가족 앨범이 찢어졌어요?”라고 물었다. 가족 앨범이 멀쩡하다는 말을 들은 단비는 그제서야 삼촌이 자신에게 한 행동을 엄마한테 말했다. 엄마는 막둥이 삼촌이 고양이보다 더 나쁜 짓을 했고, 단비는 잘못한 게 하나도 없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시켜주었다.      


그 이야기가 있은 3주 뒤부터 다시 아저씨가 예나 집으로 놀러 왔다. 엄마는 아무렇지도 않게 아저씨와 저녁을 먹었고, 다 같이 한 곳에서 잠을 잤다고 했다. 방은 두 개였는데, 예나가 언니와 함께 작은 방에서 자려고 했지만 언니는 혼자 자야 잠이 온다며 못 들어오게 했다. 그래서 예전처럼 거실 겸 안방에서 엄마랑, 아저씨, 남동새생과 예나가 함께 잠을 잤다. 엄마 왼편에 남동생이, 엄마 오른편에는 아저씨가, 그리고 아저씨 옆에 예나가 잤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더구나 아저씨가 다시는 성추행을 하지않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그렇게 잤다고 한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정말 오 마이 갓이었다!     


예나 언니는 아저씨의 성추행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예나를 아저씨 곁에서 자게 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 무엇보다도, 누구보다도 예나 엄마의 행동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지금 이 상황은 더 이상 진행되면 안 될 위험신호를 알리는 상황이라는 이 사실을 예나 엄마한테 꼭 이야기하라고 일러두었다. 아저씨가 다시 성추행을 시작한 것과 오히려 그전보다 노골적으로 심해진 것, 그리고 엄마 없는 틈에 와서 더욱 심하게 한다는 사실을 반드시 이야기하라고 했다. 중요한 것은 지금 예나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말하라고 했다. 그리고 나도 예나 엄마를 만나 일의 심각성을 이야기하려 시도를 했다.    

 

한 주가 지났을 때 예나에게 결과를 물었다. 예상대로 예나는 가족들에게, 엄마에게 이야기 하지 못했다. 말하지 못한 이유는 차마 내가 여기에 꺼내고 싶지 않을 정도로 슬픈 내용이었다. 엄마가 언니나 동생, 예나 앞에서는 거의 웃지 않고 누워서 잠만 자는데, 아저씨가 와 있을 때는 활짝 웃으면서 즐겁게 장난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지난번에 엄마에게 성추행 사실을 말하고 나서 아저씨와 엄마가 다투었을 때 너무 속상했다고 했다. 자기 때문에 싸운 것 같았고, 그 일 있은 뒤 엄마는 휴일에도 잠만 잤으며, ‘다 너 때문에 우리 가족이 다 슬프다’는 싸인을 보낸 것 같고 나를 싫어하는 것 같다.     


예나는 ‘엄마가 자신을 싫어한다. 그건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자신도 엄마가 싫다. 남자친구가 자신의 딸에게 그런 나쁜 일을 행하고 있고, 그 사실을 알면서도 다시 만난다는 것은 딸인 자신은 안중에도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예나는 엄마에게 배신당한 기분이었다. 엄마한테 이야기해봤자 아무 소용없고, 또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는데 왜 이야기하냐고 했다. 그 말속에 엄마에 대한 심한 분노와 배신감이 있었다. 그전에는 예나의 말속에 슬픔이 있었다면, 이번에는 슬픔과 억울함과 분노가 섞여 있었다.     

 

정말 가슴이 아팠다. 보호받아야 할 미성년자가 보호는커녕 인권유린을 당하고, 그것도 모자라 희생을 강요당하는 것이 정말 속상했다.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다. 성추행당하는 일이 자신의 탓이 되는 게 두려워 아무 말도 못하는 예나를 보니 가슴이 먹먹하고 답답해서 멀미가 날 지경이었다. 자신 있게, 당당하게 말하지 못하는 예나를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     


“예나야, 요즘 어때?”

“전 아저씨가 정말 싫어요. 안는 것도 싫고 뽀뽀하는 것도 싫고…‥. 가끔 저를 때리고.”

“그건 또 무슨 소리야? 때린다는 건?”

“낮에 엄마 없을 때 와서는, 엄마 오면 힘드니까 청소해라, 짤래해라 하면서 몽둥이 같은 거 들고 다니면서 잔소리해요. 무섭고 재수 없었요. 지가 뭔데 우리 집에서 난린지. 진짜 재수없어.”

“예나만 맞는 거니? 아니면?”

“다 때려요. 자기 기분 나쁘면. 그런데 저를 더 때려요. 안아주면 안 때리다고 하고. 맞기 싫어서 안기면 아래를 비벼대요. 요즘은 아예 팬티만 입고 돌아다녀요. 그게 편하다고.”     


예나와 상당하는 동안 의사표현하는 방법과 안전에 대한 것들을 알려주었다. 싫은 건 싫다고 당당하게 말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을, 예나와 예나 엄마를 위한 것이 무엇인지를,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세세하게 짚어주며 알려주었고 연습도 시켰다.     


이렇게 자신의 의사를 분명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을 일주일에 한 번씩만날 때마다 여러 차례 읽어주었다. ⌜난 싫다고 말해요⌟ 베티 뵈거홀드(글), 가와하라 마리코 (그림), 이향순(옮긴이), 북뱅크. 그림책이었다. 이 책에는 배고하점에서 엄마를 잃었을 때는 직원에게 찾아달라고 말해야 하는 것, 공원이나 놀이터에서 낯선 사람이 다가와 부모님을 대신해서 데리러 왔다고 할 때 큰소리로 “엄마!”라고 소리쳐야 한다는 것과 절대 낯선 사람을 따라가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이다. 또한 아파트 주변에서 낯선 사람이 다가와 억지로 안으려 할 때 “하지 말아요!”하고 크게 소리 치며 있는 힘을 다해 달려야 한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또한 친척 아저씨 집에서 옷 벗고 노는 이상한 놀이를 하는 것은 나쁜 행동이라는 것과 그런 일을 겪었을 때는 당당하게 엄마에게 말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그림책이다.    

  

상담하면서 여러 차례 시도한 예나 어머니와의 만남도, 다른 기관에 연계하는 방법들도 알아보고 있었는데 이제는 행동으로 옮기기로 결심했다. 예나 어머니는 지금 상황을 알고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지금 상황은 심각한 상황을 알리고 대책을 세워야 함을 다시금 이야기 말씀드렸다. 그러나 예나 어머니는 오히려 상담을 길게 했더니 아이가 이상해졌고 말대꾸가 늘었다며 화를 냈다. 예나의 상담을 진작부터 끝내려고 했는데 예나가 끝까지 반대해서 지금까지 상담받게 했다, 이제 끝내자고 했다. 국비 상담이라 상당비 비출이 따로 들지 않을 뿐만 아니라 지금 상황에서 상담을 종결할 수 없다고 강하게 말씀드렸다. 예나 어머니는 나에게 미친 상담사라고 소리질렀다. 자기 딸도 아닌데 일 년 가까이 상담을 하느냐, 남의 가정사에 끼어들어서 통나라 팥나라 주문한다면 오히려 나를 고소하겠다고 했다. 갑자기 예나가 무척 보고 싶었다. 예나가 가족들에게 다시 말꺼내지 못하고 혼자 끙끙 고민했을 예나가 진심으로 가여웠다. 엄마한테 조차 버림받아다고 느꼈던 예나의 마음이 어땠을지, 그나마 가장 믿고 말한 엄마한테 건강하게 살고 싶어 “아저씨 그만 만나.”라고 간곡하게 부탁까지 했지만 결국 무시당한 예나의 마음이 어땠을지.    

 

아동 성추행.성폭력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누군가에 의해 알려져도 소멸하지 않는다. 오히려 점점 강도가 세지고 빈도도 잦아진다. 한 번 알려지면 점차 음지에서 행동하기 때문에 더 찾아내기 힘들게 된다. 특히 성범죄는 모르는 사람보다 주변 인물, 친인척, 그 누구도 그럴 일 없다고 안심하는 사람들로부터 벌어진다는 사실.     


상담이 지속될수록 수렁에 빠지는 느낌이 들었다. 헤어 나오지 못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도 들었다. 전지전능한 신은 아니지만 요술을 부리고 싶었다. 예나를 괴롭히는 아저씨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고 예나가 겪었던 나쁜 기억들이 사라져서 예전의 예나로 되돌아 가는 요술. 어디 그런 마법 약 없을까? 나는 고생하는 예나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찾는 데 붙주해졌다. 나 혼자만으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연계될 곳을 찾았다.     


‘아동성폭력상담소’에 전화를 걸어 이런 상황에서 최대한 빨리 진행할 수 있는 방법을 문의했다. 워낙 위급 상황이라 엄마와 자녀를 가급적 빨리 분리하는 게 관건이기 때문이다. 예나의 집에서 아주 가깝진 않지만 경기도 소재에 있는 상담소를 소개받았다.     


상담기록을 작성하고 상담연계 서류를 만들어 성폭력상담쉼터에 예나를 연계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예나가 미성년자라 보호자 확인이 필요했다. 이 절차에 난관이 봉착하면 진행 상태를 고려하여 쉼터에서 처리해준다고 했다.     


먼저 예나 어머니에게 협조를 요청했다. 처음에는 그렇게라고 해야 한다면 하겠다고, 고맙다고 했다. 그러나 5분 정도 후에 다시 연락이 왔다. 엄마를 딸과 떼어놓고 뭐할 궁리냐고, 너가 뭔데 우리 집에 간섭이냐, 상담사면 다냐면서 소리소리 질렀다. 나는 담임선생님과 함께 예나 어머니 근무지에 찾아갈 테니 직접 상황을 들어보라고 했다. 하지만 오지 말라고 야단이었다. 근무지를 △△산 근처라고만 말해줄 뿐 자세히 알려주지 않았다. 오려면 담임선생님만 오라고 했다. 하는 수 없이 담임선생님 혼자 예나 엄머니를 만나러 갔고, 그동안 예나는 내가 데리고 있었다. 예나가 집에 들어가면 다시 못 나올 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예나를 데리고 있는 동안 예나의 어머니의 문자와 전화가 빗발쳤다. ‘어디냐, 집에 와라, 엄마가 일찍 들어가겠다, 엄마를 믿어라.’     

예나는 집에 들어가기 싫다고 당당하게 엄마에게 이야기했다. 엄마가 두 번씩이나 자신을 배신했는데 어떻게 믿는냐, 아저씨가 자신한테 어떻게 하는지 아느냐. 나는 예나가 자신의 의사를 이토록 분명하고 당당하게, 거침없이 이야기하는 것을 처음 들었다. 참으로 기특했고, 예뻤다. 담임선생님과 쉼터 직원도 관련서류에 예나 어머니의 서명을 받지 못하고 돌아왔다. 하지만 예나가 직접적으로 의사표현을 한 전화 통화 뒤 예나와 예나 어머니와는 분리되었다. 위험으로부터의 분리였고 안전으로의 시작이었다.    

 

예나는 소개받은 쉼터에서 공부를 시작했다. 외부에서 선생님들을 영입해 미술치료, 놀이치료, 심리치료 등을 받았다. 가까운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보거나 까끔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며 즐겁게 지냈다. 비슷한 경험을 하고 쉼터에 온 친구들과 서로의 마음을 열고 이해하고 서로를 잘 도와주었다. 예나는 다행히 위급한 상황을 이겨냈고, 더 밝아진 미소를 갖게 되었다. 이 모습을 보면서 나는 깊은 늪지대에 빠졌다가 허우적거리며 간신히 목숨을 건진 것 같은 느낌이었다. 땀에 흠뻑 젖어 악취가 진동할 때 시원한 물줄기로 샤워하는 것 같은 개운함을 느꼈다.      


제발, 아이들의 소중한 性을 지켜주세요.               



이 글은

제가 2010년에 쓴 <엄마랑 아이랑 책에서 해답찾기> 책이 2020년 계약만료로 절판되었습니다. 책 내용을 목차별로 원고 수정 및 재작성하여 쓴 글입니다.

2월부터 1주일에 책의 한 꼭지씩을 올리고 있어요. 아이를 육아하고 계시는 양육자 분들, 상담현장에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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