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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책살롱 김은정 Mar 09. 2019

어른도읽는그림책

그림책으로 내 마음을 담는 감성테라피 / 그림책이면 충분하다(북리뷰)

그림책이면 충분하다 - 김영미 / 양철북    


대안학교에서 아이들을 지도할 때 그림책을 많이 사용한다는 소식이 참 반가웠다. 혹시 내가 모르는 그림책이 있을까 싶어서 구입해서 읽었다. 색다르게 발견된 책이 없어 아쉽지만 그래도 과거소환으로 옛날을 떠올릴 수 있었고, 김영미 선생님이 아이들을 따뜻한 마음으로 만나는 모습들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15년 전에 논술지도할 때도 학생들에게 가장 거부감 많았던 <까마귀 소년>이 새삼스레 눈에 들어왔다. 왜 그 때 아이들이 이 책의 주인공에 대해 부정적 반응을 보였을까? 도 생각해 보면서 지금 그 친구들에게 다시 이 책을 읽어준다면 어떻게 다르게 반응을 할지 상상해 보기도 했다.


수업 시간 전에 읽어 주는 책들이 있고 방학 하기 전에 읽어 주는 책이 있단다. 특히 이 책의 끝 무렵 부분에 내가 좋아하는 <넉점반> 그림책의 소개가 인상적이다. 

시간표 대로 살아야 하는 교사 입장에서 학생들의 넉넉하지 못한 시간들을 알기에 더더욱 자기를 만나는 방학의 시간을 가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림책을 읽어준단다. 아주 좋다~ 나도 어느 날 조금 울쩍하다 싶으면 엉뚱이 빨간치마 두른 아이가 생각한다. 자신이 보고자 하는 곳에 집중해서 멈추어 보는 아이만의 귀여운 모습이 내 모습이기도 하다. 

창의력도 자기만의 공백 시간에 탄생함을 안다.

     

아무리 꿰어 내려해도 안 될 때 그림책을 본다거나 도서관에서 구름다리를 건너 저 한강 건너편을 보면서 무상무념할 때, 번뜻 떠오르는 생각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기도 했다. 오늘 밤에 넉점반 다시 꺼내 읽어봐야겠다.

     

그러고보니 그림책심리지도사 2기 수업할 때 내 별명이 '넉점반'이 되었던 기억 소환~ 갑자기 그 날의 추억으로 화기애애, 즐거웠던 교육이 떠오른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이자, 그림에 크게 신경쓰지 않은 듯한 그림책인 <태어난 아이>가 오늘 유독 눈에 들어왔다. 세상에 태어나기 싫어서 태어나지 않았던 아이의 모습과 그에 대한 말들... 그에 반대적인 책인 <100만 번 산 고양이>에 대한 언급들.

그렇다. 태어나는 것을 스스로 거부하고 싶어하며 세상에 담을 쌓는 아이의 말과 모습, 그리고 그림이 주는 강렬함. 그와 달리 100개의 무덤을 가졌을 법한 고양이의 생각과 마음, 그리고 그 상황들이 그려졌다.            

‘살고싶어하는 사람의 모습과 죽지못해 사는 사람의 모습의 차이는 어디에서 나타날까?' 갑자기 이것도 궁금해졌다.


모기가 물었습니다. 가렵지 않았습니다.    
태어나지 않았으니 아무 상관이 없었습니다.    
...(중략)        
태어난 아이는    
물고기를 보면 잡으러 가고    
목한테 물리면 가려워했습니다.    
바람이 불면 깔깔깔 웃었습니다.    



생각이 달라지면 마음도 달라지고,    

마음이 달라지면 행동도 달라진다.    

이런 뻔한 진실을 <태어난 아이>에서는 아주 명쾌하게 잘 다루었다.    

이 그림책... 청소년아이들 상담할 때 굿!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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