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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책살롱 김은정 Nov 25. 2019

[고․그․답]고민에그림책으로답하다 12-나는 개다

나는 소중한 개

Q. 저는 23살의 여대생입니다. 

갑자기 외국으로 유학을 가게 된 절친의 개를 제가 맡게 되었어요. 1년 정도만 잘 키워달라고 부탁을 받았거든요. 그렇잖아도 평소에 개나 고양이를 키워볼까 하던 중에 친구의 개를 잠시지만 키울 수 있다니 너무 좋은거예요. 그런데 이 일로 할머니랑 냉전 중이예요. 동물을 왜 집에서 키우면 안 되는 걸까요? 할머니는 고양이를 요물이라고 안 되고, 개는 털 날려서 안 된다고 하면서 짐승을 집에 들이는 게 아니라고 하며 화를 내고 개를 구박하는 거 있죠. 저녁에 집에 가면 저한테서 좀처럼 떨어지지 않으려 하고 할머니 눈치를 보는 게 안타깝고 불쌍해요. 할머니한테 보여드릴 만한 그림책이 있을까요? 강아지 키우는 아이 마음이 담긴 그림책이요.


A. 유학 간 친구의 반려견을 돌보느라 설레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면서 신경을 쓰고 계시네요. 

평소 키우고 싶었던 동물이라 기뻤다고 이야기 했는데 지금은 할머니께 보여드리고 싶은 그림책을 말씀주시는 그 마음이 어떤 간절한 마음인지 전해집니다. 지금 돌봐주고 있는 친구의 개 이름은 모르지만 서로 다 보이지 않는 끈으로 의지하는 관계라는 생각이 들어요. 예전에는 애완견의 의미에서도 마당이나 밖에서 키웠는데 요즘은 마당이 없고 아파트 문화로 많이 바뀌다 보니 개 키우는데 여간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고 합니다. 할머니 마음을 돌리고 싶고, 친구의 개를 잘 돌봐주고 싶은 마음을 전달하려는 그 마음을 표현된 그림책을 생각해 보니 떠오르는 그림책이 있어요. 


백희나 작가의 <나는 개다>입니다. 

이 그림책은 ‘구슬이’라는 이름을 가진 믹스견의 입장에서 쓴, 구슬이의 마음과 구슬이의 시선으로 따라간 책이라 감정이입이 재미나고 감정 전달이 쉬워요.

이 책에서도 구슬이를 이뻐하는 주인 동동이와 동동이의 아빠, 할머니와 한 지붕에서 사는 이야기가 담겨있어요. 동동이 엄마는 안 계신 것으로 보여 지는데 학교 다니는 동동이가 없는 시간에 할머니가 산책도 시켜주고, 가끔 구슬이가 말썽을 부리면 아빠나 할머니한테 혼나서 베란다로 쫓겨나는 일도 다반사를 코믹스럽게 그려진 그림책입니다.


그나저나...


이 동동이란 녀석 참을 곤란하다.
떼쟁이에, 울보에,
아직도 똥오줌을 못 가려서
가끔 잠자리에 실수도 한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내가 끝까지 보살펴 줘야지.

사람도 동물도 외로움을 달래주고 슬픔을 달래줄 수 있습니다. 감정을 교류하고 소통하는 동물들 중에 가장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동물은 침팬지류와 개라고 합니다. 그러나 침팬지는 집에서 키우기 쉽지 않은 동물이구요, 우리나라에서 아주 예부터 개는 사람과 가장 가까이서 지내는 동물이자 집을 지키는 동물로 사람들에게 사랑을 듬뿍 받았습니다. 그 때는 집에 마당이 있어 동물이나 가축을 키우기 쉬운 환경이었는데 지금은 단독주택이라고 하더라도 마당있는 집을 찾기 쉽지 않고, 대부분 아파트라는 공유공간을 사용하고 있어 더욱 신경 쓰는 부분이 많아 집니다. 

할머니는 저희들 보다 예전부터 살아오신 분이라 지금 거주하고 계시는 아파트도 낯설테고, 낯선 환경에서 또 다른 환경적 동물을 키워야 한다는 게 심리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더구나 처음부터 이 집에서 키운 개가 아니다 보니 더 조심하는 마음이 그렇게 표현된 게 아닐까 합니다. 할머니의 마음은 개가 미워서 라기 보다는 개를 잘 돌봐야 하는데 집에 하루 종일 계시는 할머니의 돌봄과 관심이 크다보니 책임감도 커질테고, 손녀의 절친 개라고 하니 더 마음이 쓰일거에요. 그래서 더 잘 돌 볼 수 있는 곳이 있으면 데려가 키우길 바라는 마음도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런데 지금 이 상황에서 또 다른 환경의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없다면 그림책으로 할머니의 마음을 돌려보겠다는 마음, 강아지를 아끼고 사랑하는 그 마음을 할머니께도 전달되어지지 않을까 싶어요.

소개해 드린 <나는 개다> 그림책을 할머니께 읽어드려 보세요. 할머니한테 혼난 다음이 아니라 할머니 기분이 좋고, 개의 행동이 밉상이 아닐 때요. 타이밍도 중요하답니다. 모두의 기분이 좋은 상황에서 모두의 마음이 따뜻하게 전달 될 수 있는 시간을 보시고 지금 개를 잘 돌보고 싶고 1년 만 친하게 지내고 싶다는 그 마음을 그대로 말씀드려보세요. 그리고 또 이야기 나누도록 할게요.

#어른도읽는그림책 #김은정그림책살롱 #나는개다 #그림책심리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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