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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책살롱 김은정 Dec 20. 2019

미혼모분들에게 그림책으로 다가가고 싶어요

마음이 하는 말을 들어주세요

마음이 하고 싶다 말하는 일을 하고 싶다.
-마음이 하는 말을 들어주세요-

어제 밤에 잠이 안 와서 짧게 쓴 절박한 내 마음 엽서.

나도 한부모가정을 선택하며 살아왔기에 어린 아이를 양육하며 산다는게 얼마나 힘든지 안다.


자신과의 약속.
아주 어린 딸과의 약속.
역속을 지키기 위해 매일매일
부단히도 노럭했다.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기 위해.
지금까지도.


교육차원에서 상담 한 기간을 빼고
정식으로 대학원에서 상담을 배우고 익히며 시작한 건 35살.
그 때부터 지금까지 돌보고 돌봄을 받은 사람들을 돌아보는 요즘 생각이 많다.

가장 어린 만 4살의 여아에서부터 가장 어르신 만 87살의 할아버지까지
여러 계층과 다양한 연령, 파란만장한 삶부터 단편적인 일상을 힘들어 하는 사람들까지
만 15년을 독서치료와 그림책시리치유를 하며 사람을 만났고 사랑으로 만났다.

처음 만난 대상은 청소년 시절 당한 성폭행으로 심한 우울증을 앓았던 중년주부였고, 그 이후 청소년복지센(지금은 청소년상담지원센터)에 소속되어 만난 학교 밖 청소년들과 학생활상담소에서 만난 대학생들로 이어졌다. 한부모가정의 어려운 청소년과 그의 부모들, 어린자녀를 두고 노동현장에서 일하는 부모, 결혼을 앞둔 설레임의 예비부부와 출산을 앞둔 기쁨을 기다리는 신혼 부부, 사춘기 자녀를 어찌할바 몰라 발 동동 구르는 부모, 자살을 시도하며 관심끌끼를 하는 취준생과 그의 부모, 다문화가정에서 소외된 계층의 시골 거주 외국인 노동자들, 그리고 5년 전부터는 치매노인과 그의 가족들, 요양보호사로 활동하는 분들까지 아주 다양하고 많은 분들을 만나 개인상담과 집단상담을 해왔다. 물론 독서치료와 그림책심리치유로 더 많은 분들을 강의 현장에서도 만났다. 그 와중에 성당에서 운영하는 청소년 쉼터 여학생들을 만나 미혼모 경험을 한 미성년 아이를 집단상담에서 만났는데 개인상듬으로까진 연결되지 못했다. 한부모가족지원센터에서 미혼모 가정과 한부모 가족의 자녀 양육을 그림책 특강 형식으로 비치어 만났지만 캠프에서 조차 만날 기회가 많지 않아 못내 아쉬웠다.

내년에는 미혼모‧부를 만나 그림책으로 심리상담을 하고 싶다. 개인상담도 좋고 그룹으로 만들어지면 들어가서 집단상담을 하고 싶다. 예전에는 미성년자가 임신과 출산을 하면 친자 포기각서를 쓰거나 입양을 보내는 일이 많았으나 요즘들어는 포기하지 않고 어ᄄᅠᇂ게든 아이를 양육하며 살려고 노력하는 청소년 미혼모‧부가 늘고 있다. 바람직하다. 그러나 자신이 먹고 살기 바쁜데 아직 어른이 아니어서 돌봄을 받아야 할 어린어른이 어린이를 키운다는 건 버거운 일이다. 현실적으로 일터에서 아이를 곁에 두고 일을 하 수도 없는 상황이다 보니 주변의 도움이 간절하다. 그런데 여전히 사회적 시선은 차갑다 못해 냉정하다. 그러니 말도 못하고 마음은 곪아 터질 때 까지 버티다 사는 것도 아닌, 죽은 것도 아닌 몸과 마음으로 살아간다. 이들에겐 물질적 도움도 필요하지만 마음의 돌봄을 더더욱 필요하다.

나도 아직 물질적 도움을 줄 만큼 넉넉하진 못하다. 그러나 내가 낳은 아이가 돌잔치를 하기도 전부터 얼마 전 수능을 치르기 까지 혼자 양육하면서 지금까지 한부모 가정에서 가장으로 살아오면서 꿈도 꾸고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며 살아온 원동력에는 가족의 도움과 주변의 따뜻한 마음 돌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혼자서는 도저히 살 수 없었으리라. 이젠 주변 사람들에게 나누어야할 때가 되었다. 지금이다.

미혼모‧부에게 내가 가진 것, 내가 잘 하는 것을 나누고 싶다. 내가 가진 것은 사람들을 따뜻하게 나눌 수 있게 하는 목소리와 마음이 있다. 사람들에게 목소리 좋다는 말도 많이 듣고 성우나 아나운서 같다는 말도 많이 듣는다. 상대방을 편하게 하는 목소리와 음색으로 상담을 하고 강의를 하면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좋은 목소리 가진 것으로 그림책 심리치유로 나누고 싶다.

아이를 혼자 키우면서 내게 힘을 주고 보이지 않은 격려를 준 것은 책이었다. 그래서 석사에서 독서치료를 전공하고 그게 삶의 경제적 수입원이 되는 길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지금은 그림책으로 더 섬세하게 다가는 길로 안내한다.

어린 아이를 키우며 살아간다는 건 버거울 뿐만 아니라 삶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고난의 연속임을 난 안다. 서른 두 살에 아이를 혼자 키우면서도 그 냉소적인 시선과 장소에서 난 버티벼 견디었어야 했던 그 시절을 통감했기에 더더욱 잘 안다. 그렇기에 어린 나이에 어린 아이를 키우는 미혼모‧부에게 감히 나는 다가가 안내할 것이다. 그림책으로 부모교육을 해 줄 거이며, 그림책으로 마음을 어루만져줄 것이다. 또 그림책으로 아이들과 놀아줄 것이며, 그림책으로 아이들과 그의 부 또는 모의 마음과 상처를 돌볼 것이다. 그리고 그림책으로 공동 육아 및 공동 상담, 공동 교육을 위한 단체를 만들어 계속 이어나가고 싶다.

그러나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방법을 모르겠다.

내가 잘 하는 것으로 나의 마음이 움직이는 일을 하고 싶다. 정말 미혼모‧부를 위한 그림책 심리상담과 그림책 부모교육을 하고 싶다. 어린 아이를 키울 때 필요한 그림책을 제공하고 그림책을 활용하여 교육과 상담을 하고 싶다. 어떻게 하면 조금 더 구체적으로 할 수 있을지 고민 중이다. 그리고 협동조합을 만들거나 어떠한 단체를 만들어 함께 하고 싶은 분이 계시면, 주변에 소개 좀 시켜주셨으면 좋겠다. 12월부터 몸은 아팠지만 마음의 심장 소리를 즐겁고 경쾌하게 뛰고 있다. 설레임과 기쁨, 내년에 만날 분들을 떠올리면 기분이 맑아지고 좋다.

미혼모‧부를 위한 나의 마음이 전국에 전달되었으면 좋겠다. 마음도 나누고 그림책으로 소통하는 그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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