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엄마라 대학생활 맛보며 즐겁게 대학생의 특권을 누려보라고 간곡히 청하였으나 합격한 수시대학 안 가겠다고 버티는 딸에게 두 손 들었다. 생각이 깊고 어른아이가 있어 조금 안타깝고 미안하지만 모아 둔 등록금은 잘 모셔두었다가 딸아이 미래를 위해 써야겠다.
지난 주말 내 스파크 붕붕이 델꼬 친구랑 고속도로 운전하여 웰리힐리 스키장을 다녀온 담력있고 멋진 내 딸. 딸 아이가 카톡 대문 D-day의 숫자가 뭔지 아느냐고 묻길래 '혹시 남친?'이라고 장난쳤더니 아니란다. 숫자가 자꾸 작아지는 걸 확인했는데 병원 실습 남은 숫자! 아~ 이렇게 책임감있게 즐겁게 실습을 나갔지만 힘들었구나. 얼마나 기다리고 있었을까를 생각하니 가슴 한 켠은 애리고 미안해진다.
D-1
어제 문득 보니 D -1 오늘이 150일간 해 온 병원 실습 마지막 날이다. 처음 한 달은 재밌어 했고, 두달 째부터는 집에 오자마고 곯아 떨어져 세상 모르게 자더니, 석달 부터는 잘 적응해서 친구랑, 동아리 모임 사람들과 놀다가도 들어온다.
울 딸 통금시간은 저녁 10시 30분. 친구랑 놀다가 이 시간만 되면 헥헥 되며 뛰어오고, 지하철역에 도착했으니 뛰어가면 몇 분 늦을거라 숨 넘어가는 전화를 받았다. 어제는 실습하던 병원 간호사 언니들과 쫑파티한다며 12시 신데렐라 종이 울리기 전에 들어왔다. 술 못 마시는 따른 콜라와 치킨으로, 3명의 간호사 언니들과 술자리에서 즐겁게 놀다 들어왔다. 나도 술 잘 못마시지만 술 궤짝 마신것 처럼 잘 노는데 이것도 닮았구나..
아침에 일어나보니 부시럭 부시럭.
병원실습 오늘 마치는데 친하게 지낸 간호파트분들께 마음의 선물을 준비했단다. 어제 냉장고에 넣어 둔 과일모찌와 크리스마스 분위기 나는 마카롱을 꺼내 챙기고 있는 딸을 보았다. 어쩜 저리 기특한 생각을 하는지. 한 달 용돈이 8만원인데 ''쬐끔 굶지 뭐~''라며 행복해하는 딸이 대견하고 이쁘다.
낼 부터는 열흘만 집에서 휴식이 있는 휴가시간을 보낸다. 나도 같이 놀아줘야지. 그리고서는 한 달 남은 간호조무사 학원을 마져 다니면...내년 2월은 사회생활을 본격적으로 나간다.
''딸아~걱정없다. 지금처럼 맡은 일에 최선 다 하고 사람들과 즐겁게 일하고 소신있게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으렴. 네가 하고 행복하면, 네가 잘 살면 된다. 세상에 필요한 소금이 되고, 삶은 달달하게 살으렴. 오늘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