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너를 보낼 수 있을까

by 모티


자정 넘어 아내가 도배를 하자 했다.

이불을 머리끝까지 올리고 그 속에 파묻혀 모습을 드러낼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던 수진이 모습을 드러내며 뱉은 첫마디였다. 며칠 째 수진의 모습을 보지 못해 걱정은 되었으나 굳게 닫힌 하얀 문이 수진의 심리라 생각하며 제멋대로 넘나들 생각은 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 열리겠지, 내일이면 조금은 열리겠지 생각하며.


하지만 열흘이 지나도 열리지 않는 문을 보며 답답함이 커졌다. 하지만 창자가 뒤틀리고 꼬이다 끊어질듯한 그 아픔을 덜어내기엔 그 마저도 고통스러웠을 수진을 생각하면 그 문고리에 손을 댈 수 조차 없었다. 저 멀리 서나 들었던 소식이 하루아침에 우리에게 일어났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었고, 나 역시 몇 주간 고통스러운 악몽에 시달리다 잠을 깼고 일어나고 보면 식은땀으로 침대와 베개 등 온 시트가 흥건히 젖어 그 심리적 압박을 여실히 보여주는 듯했다.





첫 문장 출처: 바깥은 여름 / 김애란

"당신이 오늘 읽은 첫 문장은 무엇인가요? 살포시 두고 가시면, 이어가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