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세상에서 가장 감탄하는 게 뭔지 아시오?" 나폴레옹이 퐁탄에게 말했다.
퐁탄은 눈을 휘둥그레 뜨고 물었다.
"무엇이오?"
"바로 세상에서 가장 큰 힘은 꿈을 꾸는 힘이오." 나폴레옹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이에 퐁탄은 의아하다는 듯이 한쪽 눈썹을 위로 치켜세우며 다시 물었다.
"꿈을 꾸는 것은 모든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오. 어째서 그 일이 가장 큰 힘이라는 것이오?"
하고싶은 말이 많았던 나폴레옹은 숨을 한번 내쉬고, 침을 꿀꺽 삼키고선 말을 이어갔다.
"꿈이란 건, 잠에 들어 하룻밤에 일어나는 공상 같은 것이 아니오. 아득한 저 멀리에 있는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이면서도 매일을 살아갈 수 있게끔 해주는 나침반 같은 존재라오."
"이루고 싶은 꿈을 말하는 것이오? 그런 꿈은 나도 있소. 하지만 나는 단 한번도 꿈을 그리 생각해본적도 없을 뿐더러 경험해본적도 없소. 이해가 잘 되지 않소만." 퐁탄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럴 수 있소. 내 이야기 하나 들려주겠소. 얼마전 나는 내 오랜 벗을 오랜만에 만났소. 시간과 삶을 벗삼아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그렇게 할 수 없었소. 그 이유는 오랜만에 만난 그 친구의 눈빛은 사뭇 달랐고, 지금껏 본 적 없는 가장 반짝이는 눈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오."
"무슨 이야기었는지 궁금하오. 들려주겠소?" 퐁탄은 양 팔을 테이블에 걸치고선 몸을 앞쪽으로 기울였다.
"나의 벗은 정원사요. 왕족의 정원을 누구보다 정성스레 가꾸는 친구라오. 그 친구의 집은 여의치 않아 어렸을적부터 궂은일을 해왔지만, 식물을 사랑하던 친구였소. 길가 위에 피어있는 풀을 사랑했고, 커져가는 나무를 보며 행복해했소. 끼니를 해결하지 못할만큼 지독한 가난에 시달렸지만, 그럼에도 그 어둠을 푸르게 칠하며 살아왔던 것이오. 그 모습이 안쓰러웠던 나는,
첫 문장 출처: 여름 / 알베르 카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