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X

보통이라는 폭력

by 모티


성인 남녀 두 사람이 만나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아 '가족'이라는 공동체가 된다.

그런 현상이 곧 하나의 보편적인 진리가 되는 사회에서 보통의 인간이 되기는 글러버렸다. 아니 어쩌면 이 사회가 아직까지 전통 사회의 흐름을 끝까지 계승하려는 억지를 부리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날 때부터 달랐다. 하지만 인정하지 않았고, 또 그렇지 못했다. 타고나기를 정반대의 염색체에 이끌리지 못했다. 동일한 성을 가진 이들 곁에 있어야만 마음이 편안해졌고, 또 그들과 함께 추억을 쌓아가는 것이 훨씬 더 행복했다. 나보다 가녀리고 섬세한 손짓과 따뜻한 말씨에 무작정 이끌렸고 묘한 행복감이 나를 에워싸는 그 느낌이 짜릿했다.


엄마는 나를 숫기 없는 아이 그 정도로만 생각했다. 또래 남아들 곁에만 가면 무표정을 하거나 울고 불며 떼를 쓰기 바빴던 나를 보며 얘가 아직 낯을 가려서 그렇다며 머쓱해하곤 했다. 그리고는 아직 내성적인 성향 탓에 이렇다며 만약의 가능성을 철저히 차단시키려 애썼고, 그럴만한 조짐이 보이는 날엔 본체 만 체 하며 화제를 돌리곤 했다. 그녀 역시 보통의 궤도에서 벗어난 그 남다름을 이해하는 것은 다음 생에서나 고려해 볼 만하다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가 눈 가리고 아웅 하며 살아왔던 그 현상은 시간이 지날수록 짙어져만 갔다. 나는 보이는 몸짓과 말짓으로 굳게 닫힌 그 마음의 문에 시도 때도 없이 노크질을 했지만 문고리는 움직이지 않았다. 찬기가 서린 딱딱한 문에 귀를 대어봐도 원하는 소리는 들을 수 없었다. 점점 닿을 수 없는 거리에, 그리고 보이지 않는 벽에 부딪히기 시작했고 그 경계를 다시 허무는 일이 어려워져만 갔다. 하지만 확신에 차 굳게 닫힌 마음에 서서히 잔금이 가기 시작했다. 그날의 일을 기점으로.







첫 문장 출처: 조용한 회복 / 박재연

"당신이 오늘 읽은 첫 문장은 무엇인가요? 살포시 두고 가시면, 이어가 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