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이야기
7년 전, Hessian 게임 개발팀에 있었을 때엔 '전쟁'이 세상에서 가장 파괴적인 힘을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했고 전쟁을 이해하려고 꽤나 많은 책들을 읽었다.
시간이 흐르고 계속 관련 정보나 뉴스를 접하면서 전쟁보다 더 큰 힘을 가진 것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게 바로 '돈'이었다. 사실 역사 전반의 전쟁 중에 이 돈 또한 발발 원인 중 하나이었으니 지금보다 노골적이고 근본이 된 적은 없었다. 과거의 전쟁은 '증오'에서 비롯된 적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논리'에 의해 좌우된다. 그것도 '이익으로 삼기 위한 논리'로 말이다.
전쟁은 발발해야 하고 물리력이 가해져서 파괴가 진행되어야지 그 힘이 작용되는데 돈은 그렇지 않다. 단지 이동할 뿐인데 삶에 영향을 미친다. 총을 들고 쏘는 행위가 가장 작은 단위로써의 전쟁의 행동이라면 돈은 지갑에서 꺼내 건네는게 가장 작은 행동의 단위다. 탄환 하나가 1000원 정도 하지만 지갑에서는 10원 단위로 선택해서 쓸 수 있다. 소모 비용과 사용성에서 탄환은 돈을 이길 수가 없는 셈이다.
무역 시대인 현재 돈은 지갑에서만 쓰이지 않고 바다를 건너 다른 나라에서도 머물 수 있다. 뱅크 런이라 부르는, 단순히 내 돈을 다시 내 품으로 가져 오는 행위만으로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파괴하지 않고 그 안을 텅 비우는 방식으로 피해를 줄 수 있다는 뜻이다. 파괴적인 면이 강조되서 그렇지 돈은 전쟁 자체보다 더 큰 위력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