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이야기
그리 멀지 않은 미래의 전장은?
전쟁의 가상화... 비대칭 전략은 과거엔 열세 진영에서 쓰는 방법이었지. 무섭고도 효과적인 전략에 몇십년이 지난 뒤에야 제대로 된 대응 방법이 나오고 있다.
테러나 저강도 분쟁은 적은 화력으로 최대의 성과를 내는 데에 맞춰져 있다. 폭탄 하나 터뜨리는 데에도 카메라를 들이 밀어 전세계로 송출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언제, 어디서든 나 보다 강한 상대를 원격으로 죽일 수 있다는 것이 장점 이었지만 기술을 동원해 미국은 그걸 뛰어 넘으려나 보다.
사실 저강도 분쟁과 같은 공격을 안 당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그 자리에 없으면 된다. 표적이 존재하지 않는 공격은 무의미하고 언제 어디서든 공격 받을 수 있는 병사 또한 그 자리에 없으면 된다. 하지만 군사력은, 그리고 그에 수반하는 통제력은 병력에 의한 물리적인 지배가 필수이니 위의 논리는 성립하지 않았다.
그러나 통제력을 그대로 가지고 있고 그 통제력을 사용할 수 있는, 인간 병력을 대체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면 저강도 분쟁과 같은 공격은 의미를 잃는다. 혹시 테러 공격이 성공한다 하더라도 지배자, 방어력은 '대체'될 뿐이지 정신적으로 타격을 입히지 못하기 때문이다. 로봇 혹은 안드로이드가 쓰러진 거지, 인간이 피 흘리며 쓰러진게 아니니까.
전쟁은 사람과 사람의 희생을 전제로 이뤄져 왔다. 그 기본 전제조차 깨지는 상황이라면 전쟁이라는 단어 자체를 붙일 수조차 없게 된다. 한쪽에선 로봇이 쓰러지는데 한 쪽에선 인간이 쓰러지고 있다면 그걸 전쟁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우린 그걸 학살 혹은 일방적인 전투라고 부를 것이다. 지금 그걸 미국이 하고 있는 셈이다. 그 단계의 제일 처음 버전 중 하나를 보고 있다.
하나는 지금 본 '원격 제어' 버전의 가상 기계이고, 다른 하나는 DARPA 에서 연구 중인 각종 무인 로봇들이고... 언젠가는 이 둘이 융합된 기기가 선보이는 전쟁 혹은 전투가 분명히 있을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