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연소
타버린 우리의 혼백을 가져다 달라고
불완전연소
따뜻한 건 이미 나머지가 다 가져가고
못 다 꺼진 모닥불 앞에서
우리는 감히 슬픈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는 행복하려면 한 명이 죽어야 하는데
우리는 스스로에게만 총구를 돌렸다
식어버린 재마저도 너무 강한 불이었다
그만큼의 불씨에도 우리는 기꺼이 타올라
닿지도 않는 버드나무에 가겠다고
굳이 굳이 명을 재촉하고 마는 것이다
열기도 없는 곳에 작은 담요도 없다
없는데 없는 건 우리의 뻔한 전통이었다
우리보다, 옆집이 더 따뜻한 게 싫어서
나는 모든 사람들을 싫어하기로 다짐했다
우리를 태운 불씨로는 온 세상을 태울 수 없어서
프로메테우스의 불을 훔치기로 하였다
그래서 나는, 생명을 가져온 것으로 생명을 가져갈 것이다
살린 것으로 죽이는 거고, 타오른 것으로 태울 것이다
다 식은 연기를 붙잡아 기도를 한다
저기 저 높은 곳, 나무보다 높고 재보다 뜨거운 곳에
타버린 우리의 혼백을 가져다 달라고
불타는 재단 위에 뼛가루를 놓아달라고
모닥불을 바라보며, 이미 꺼져가는 불씨와 약간의 열만 남아 있는 캠프파이어를 떠올렸다. 조금 더 빨리 나와 이 열기를 느꼈다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는 이런 미약한 불씨조차 따뜻하다고 느끼며 손을 데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조차 느끼기 어려운 사람들은 결국 '우리는 왜 매일 이런 식으로 남겨진 것만 가져가야 할까?' 라며
슬픈 이야기를 나눌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작은 열기를 나누기 위해서는 한 사람이 자리를 비워야 했고, 이는 마치 가난한 집에서 생존을 위해 입 하나를 줄여야 하는 상황처럼 느껴졌다.
시들어가는 존재들에게는 이마저도 과한 열기였을지 모른다. 미세한 불씨에 타들어가 연기와 재로 사라져 버리는 마른 나뭇잎들처럼, 우리의 나약함은 작은 따뜻함에도 쉽게 그을리거나 불타올라 결국 사라지는 운명이었다. 이는 삶에서 좋은 일이 생기면 그 대가로 불행이 따라오는 일들과 다를 바 없었다. 행복은 언제나 비극과 맞물려 있었고, 나약한 우리가 이를 피할 방법은 없었다.
결국 그들은 불행이 너무 무서운 나머지, 추운 곳에 머무르기로 했다. 모두가 얼어붙을 것을 알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담요 하나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 그 부족함은 어느새 전통처럼 받아들여졌다. 자신들을 나약한 존재로 규정하며, 따뜻함을 가진 다른 집이나 사람들을 미워하는 마음만 커져갔다.
하지만 그들을 미워한다고 해서 상황이 나아질 리 없었다. 우리가 가진 미약한 불씨로는 세상을 바꾸거나 태울 수 없었다. 그럴 힘이 없었다. 그래서 화자는 더 큰 불을 갈망하며, 생명의 근원을 상징하는 프로메테우스의 불을 훔치는 상상을 한다. 이는 단순히 열기를 넘어, 자신이 질투하는 모두를 불태울 수 있는 새로운 시작 같은 희망을 의미했다.
그러나 곧 깨달았다. 그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세상의 모든 불행이 사라지지 않는 한, 또 우리가 죽지 않는 이상, 우리가 행복해지는 것은 불가능했다. 불씨는 너무 작았고, 변화는 너무 멀었다.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대신 희미하게 남아 있는 연기를 붙잡으며 기도했다. 우리가 불타버린 뒤 남겨질 혼백이라도 저 높은 곳, 더 나은 곳으로 데려가달라고. 그리고 타다 남은 우리의 흔적을 그곳에 남겨달라고.
과학적으로, 불완전 연소는 산소가 부족해 연료가 완전히 타지 못하고 불완전하게 불타는 상태를 의미한다. 삶조차 필요한 연료들이 없으면 완전히 불타지 못하고, 결국 자기 몸을 던져 넣거나, 불이 꺼지거나, 둘 중 하나가 된다. 그래서 연소되지 못한 것들은 매운 연기만 피우고, 결핍된 감정들만을 만든다. 모닥불은 이미 다 꺼져 있었지만, 그 앞에서 남은 가능성을 놓고 간절히 바랄 수밖에 없었다. 식어가고, 추워하는 존재들에게 조금이라도 따뜻함이 남아있기를 바라면서, 장작을 태웠다.
꺼저버린 불씨에도, 생명이 숨을 쉬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