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애가 열세 살.
내 틴트가 안 보인다.
아침에는 틴트와 립밤으로 탱글탱글한 입술을 연출하고
저녁에는 좁쌀여드름 연고를 눈썹 사이에 꼼꼼히 바른다.
내 눈에는 이게 좁쌀여드름인가 싶은데 큰애는 좁쌀여드름을 박멸하겠다며 하루도 빠트리지 않고 바른다.
(연고에 호르몬제가 있을 거 같아 엄마 마음은 찜찜하다)
큰애와 작은애가 오랜만에 육탄전을 벌였다.
이럴 때 나는 매우 몹시 아주 자괴감이 든다.
둘 다 손톱으로 누른 자국이 남았다.
한소리 했더니 큰애가 빽 소리를 질렀다.
"엄마는 왜 개지랄이야!"
와아...
그 뒤에 나쁜 말 쓰지 마라고 내가 뭐라 했던 거 같은데 기억도 안 난다.
일단 집을 나왔다.
같이 있으면 피차 괴로우니까.
나도 아빠한테 그랬던 적("어디서 개가 짖나!")이 있어서 할 말이 없다.
으음...
큰애도 나도 나아진 상태에서 정리멘트는 나누었지만 앞으로 반복될 거 같아 고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