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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있으니까 약해지지 마요.

by 공글이

박사과정 3학 차가 저물고 여름방학이다.

학술지에 투고할 논문을 쓰고 있다.

틈틈이 상담과 심리평가에 대한 슈퍼비전도 받는다.

손에 잡히지 않는 방학이다.

달력만 7월인 기분.


교회에 중보기도제목을 적어서 냈다.

"전공과 논문을 떠듬떠듬 익히고 있어요.

자신 없고 막막해요.

전문역량이 자라고 완주할 수 있게 기도해 주세요"


눈물이 고인다.

간장종지만 한 내 역량의 한계를 마주한다.

'상담, 심리평가, 논문' 3가지 영역 중 어느 하나 쉬운 게 없다.

매. 번. 어.렵.다.


교수님이 물으시면 "그건 제가 잘 모르겠습니다" 대답하기 일쑤다.

논문 관련 피드백은 못 알아들어서 적어놨다가 지피티에게 다시 물어본다.


심봉사가 막대기 짚어가면서 심청이 찾아가듯이

나도 떠듬떠듬 나아가고 있다.


나는 언제쯤 교수님의 말귀를 알아들을 수 있을까.

박사과정에 접어들고부터 내가 읊조리는 노래는 '울고 싶어라', '한숨'이다.


지난 슈퍼비전 때 들었던 응원의 메시지.

"할 수 있으니까 약해지지 마요"

나는 펑펑 울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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