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큰이모한테서 전화가 몇 번 왔었다.
공부에 방해될까 봐 엄마가 한소리 하신다.
"그만 전화하라고 해.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애한테 왜 자꾸 전화를 한다니"
'나도 아까워서 못 부르는 딸인데'
엄마의 마음이 느껴졌다.
하루는 우리 집에 블루베리와 살구를 사 오셨다.
"살구는 애들 주고 블루베리는 너만 먹어.
눈 나빠지면 어떡할래.
공부하느라 애쓴다"
눈에 좋다는 블루베리.
비싸서 엄마는 안 사 먹으면서 나를 준다.
엄마표 애호박, 대파, 고추 듬뿍 넣은 된장이 먹고 싶다고 보낸 문자에 간결한 답장이 왔다.
"오냐"
이 된장에 밥을 슥슥 비벼먹으면 입맛이 살아난다.
이 맛은 우리 엄마 맛이다.
공부해서 나라를 구할 것도 아닌데
엄마랑 밥도 같이 먹고 꽃구경도 다니고 그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