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표정은 보기 싫어

by 공글이

상대방이 받지 말길 바라며 전화 걸어본 적이 있는가?

엄마한테 전화걸 때 내 마음이 이렇다.

전화 안 받으면 걱정은 되면서도.

말은 다섯 시 반까지 저녁 드시러 오라고 하지만

엄마가 오면 식사만 하고 어서 가셨으면 좋겠다.


우울로 일그러진 표정 보기 싫다.

온갖 안 좋은 소리도 듣기 싫다.

여기에는 많은 것들이 포함되는데

엄마의 앓는 소리는 비유적 표현이 아니라 고통에서 나오는 찐 앓는 소리다.

후회, 탓하는 말, 불평, 불만, 자책도 비빔밥처럼 섞여 있다.

숭덩숭덩 빠진 머리도 점점 더 말라가는 앙상한 팔다리도 보기 싫다.


추석 연휴 맞이해서

멀리 사는 오빠네가 온다니까 아들 고생한다며 자꾸 오지 말란다.

"여긴 왜 안 온다니", "안 와도 되는데", "오지 마라 해라"

그럼 아들한테 직접 말하든가!

자꾸 나한테 말한다.

처음엔 나도 좋게 대답했다.

"왜~ 난 오빠 보고 싶은데"

계속 말하니까 참았던 짜증이 터졌다.

"모르지!!!"

평소 같으면 간다 말하고 집에 가실 텐데 오늘은 내가 설거지하는 사이에 말도 없이 나가셨다.

'엄마는 지금 환자다' 생각하다가도 내가 우울증 걸릴 거 같다.

운동으로 풀면 나아지려나 싶어서 헬스장 다녀왔는데

집에 있는 애들 잡도리했다.

큰애도 울고 작은애도 울었다.

나도 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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