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이 잘 어울리는 너

자식이 흡족할 수 있나요? 네, 흡족합니다.

by 공글이

아침에 교복 찾아가라는 문자를 받았다.

큰애가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다.

사춘기여서 힘들지 않냐고 주변에서 물어본다.

그럴 때마다 "아직은 봐줄 만해요"라고 넘기지만

난 사실 우리 큰애가 흡족하다.

큰애가 태어나고 지금까지 흡족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일단 건강하고 학교를 즐거워한다.

지각하지 않고 숙제도 스스로 챙긴다.

나는 밥만 맛있게 해 주면 된다.

동생을 귀여워하고 친구와 원만하다.

웃음이 많고 잘 먹고 잘 잔다.

자잘하게 안 좋은 습관들은 있지만 봐줄 만하다.

큰애와 교복을 찾으러 갔다.

교복이 제법 잘 어울린다.

언제 이만큼 자랐을까.

여덟 살 때 건널목을 혼자서 건너는 뒷모습이 아직도 기억나는데.

오늘 처음으로 생선 살을 발라주지 않았다.

점심때 고등어구이를 한 덩이씩 덜어주면서 스스로 가시를 빼보라고 했다.

큰애가 가시를 삼켰는데 어떡하냐고 묻는다.

양육의 목표가 자녀의 자립이라고 배웠는데

큰애가 자립하면 많이 적적하겠지.

밥 먹고 잠자고 웃고 재잘거리는...

일상의 모습들을 오래오래 간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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