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나를 잘못 키워서 그렇잖아."
"엄마가 나를 더럽게 키웠어. 더 좋은 집으로 갈 거야."
굵어진 머리로 거칠게 내뱉는다. 아무래도 기분파인가 보다. 홧김에 저런 말을 한다고?
"너 다른 집에 못 가. 보육원이라고 들어봤니? 거긴 군대같이 생활하는데 네가 거기서 살 수 있겠어? 여기서 같이 살기 싫으면 일찍 독립해. 기숙사 있는 학교 가고 청소년 때부터 아르바이트해."
적어보니 나도 만만치 않네. 돌아서서 반성한다.
언니가 안 놀아줘서 속상한 마음이 저렇게 표현된다.
사랑스러운 구석이 많은 아인데 화산폭발하듯이 화를 낸다.
아이의 불안을 차고도 넘치는 사랑으로 덮고 싶은데 어렵다. 역부족이다.
화가 날 때 아이가 입양을 걸고넘어진다.
그것이 너의 무기가 될 수 없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내쳐지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굳었으면 좋겠다.
밀물과 썰물
이 작업은 계속될 거다.
아이 안에 바다가 있다. 파도가 밀려왔다가 밀려나간다.
친생부모에 대한 그리움, 분노, 상실감, 애도
헤아릴 수 없다.
가늠할 수 없다.
나와 살이 맞붙어야 잠드는 우리 아이
나를 너무너무 원하면서
'이래도 나 사랑할 거야?' 시험한다.
나에 대한 갈망, 사랑, 분노, 서운함이 뒤섞여있다.
이거 하나는 분명히 해둘게.
네가 아무리 지랄발광을 해도 나 어디 안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