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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글이 Aug 25. 2023

네가 아무리 지랄발광을 해도

"엄마가 나를 잘못 키워서 그렇잖아."

"엄마가 나를 더럽게 키웠어. 더 좋은 집으로 갈 거야."


굵어진 머리로 거칠게 내뱉는다. 아무래도 기분파인가 보다. 홧김에 저런 말을 한다고?  


"너 다른 집에 못 가. 보육원이라고 들어봤니? 거긴 군대같이 생활하는데 네가 거기서 살 수 있겠어? 여기서 같이 살기 싫으면 일찍 독립해. 기숙사 있는 학교 가고 청소년 때부터 아르바이트해."  


적어보니 나도 만만치 않네. 돌아서서 반성한다. 


언니가 안 놀아줘서 속상한 마음이 저렇게 표현된다. 

사랑스러운 구석이 많은 아인데 화산폭발하듯이 화를 낸다.

아이의 불안을 차고도 넘치는 사랑으로 덮고 싶은데 어렵다. 역부족이다.  


화가 날 때 아이가 입양을 걸고넘어진다.   

그것이 너의 무기가 될 수 없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내쳐지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굳었으면 좋겠다.


밀물과 썰물   

이 작업은 계속될 거다. 

아이 안에 바다가 있다. 파도가 밀려왔다가 밀려나간다. 


친생부모에 대한 그리움, 분노, 상실감, 애도

헤아릴 수 없다. 

가늠할 수 없다. 


나와 살이 맞붙어야 잠드는 우리 아이

나를 너무너무 원하면서 

'이래도 나 사랑할 거야?' 시험한다. 


나에 대한 갈망, 사랑, 분노, 서운함이 뒤섞여있다. 


이거 하나는 분명히 해둘게.

네가 아무리 지랄발광을 해도 나 어디 안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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