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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글이 Oct 14. 2023

나도 그랬지만

우리 집 두 초등학생은

학교 가는 날에는 눈꺼풀이 무겁고

주말에는 어느새 일어나 자리에 없다.

아침 일찍 무소음으로 놀고 있다. 

학기 중에는 방학을 기다리고

방학이면 학교 가고 싶어 한다. 


어제 둘째가 학교 마치고 50분이 지나도 안 왔다.

슬슬 걱정이 되던 차에 

현관문이 열렸다. 

한 손에는 쫀드기, 다른 손에는 슬러시

이미 다 먹고 바닥이다.

아침에 방에서 한참 안 나오더니 자기돈을 챙겨간 거다. 

아주 만족스러운 표정이다. 

콜팝도 먹고 싶다며 입맛을 다신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항암치료 하느라 쫀드기와 슬러시는 엄두도 못 냈는데

이런 날도 온다.

돈 쓰고 싶은 날이었는지

대뜸 언니 선물을 사주겠다고 남은 돈 삼천 원을 들고나갔다.

언니가 좋아하는 아이돌 포카를 사 왔다. 

이로써 둘째가 돈을 다 썼다.

동그라미 하루를 보내면 달력에 표시하고 선물을 줬는데

이제부터는 동그라미 하루마다 100원씩 주기로 했다.

9월은 동그라미를 열개 모아서 천 원을 받았는데

10월엔 얼마를 받아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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