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세 아이를 둔 엄마로서 아이를 위해 난 무엇을 하면 좋을까... 생각하다 그림책 독후 일지를 쓰기로 마음먹었다. 오늘이 그 첫 번째 일지이다. 세계의 걸작 그림책을 아이에게 읽어주기 위해 시공주니어 네버랜드 200권을 중고로 구입했다. 책 내용에 대한 나의 생각과 아이에게 어떻게 읽어주면 효과적인지 어떤 활동을 하면 좋은지 적어보려 한다.
작은 집 이야기 겉표지만 봤을 때 이 집은 편안하고 행복해 보였다. 두 창문은 눈, 문에서 밖으로 나가는 그 길목은 웃고 있는 입처럼 보였다. 또한 웃고 있는 작은 집을 내려다보며 너의 마음을 다 알고 있다는 듯 윙크하며 개살 궂은 표정을 짓고 있는 해는 이 작은집의 앞날을 말해주고 있는 것 같았다.
큰 빌딩 속 작은집
다시 자연으로 돌아온 작은집겉표지를 넘겨 내용을 읽으면서 화사하고 밝었던 분위기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지나며 어두컴컴하고 삭막한 분위기로 변했다. 산업화, 도시화되는 과정을 이 작은 집의 시선 속에서 담담하지만 안타깝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웃고 있던 작은 집은 입 꼬리가 밑으로 내려가며 우울한 표정을 지었고 다시 자연 속으로 옮겨진 뒤 웃음을 되찾았다. 산업화, 도시화가 우리에게 선사한 편리함과 화려함은 분명 많은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바쁘게 살아가는 일상 속에서 우리 개개인의 마음은 외롭고 쓸쓸하게 변했다.
이 작은 집이 꼭 나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릴 때 시골은 아니었지만 작은 도시에서 살고 있었던 내가 서울이라는 대도시에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학생 때 계속했고 결국 서울에서 잠깐 살게 되었지만 그 어떤 위화감에 눌려 다시 살던 도시로 내려왔던 나..
"모두들 바빠 보였고,
모두들 허둥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딱 내가 서울에서 느꼈던 감정이었다. 지하철을 타고 가기 위해 에스칼레이터를 타면 한쪽은 그냥 서서 가는 사람 한쪽은 비워져 있었다. 언제든지 급한 사람들이 올라갈 수 있도록.. 그리고 대부분이 서서 가기보다는 걸어서 올라가고 있었다. 뭐가 그리 바쁠까. 그때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다.
"이제 작은 집은 한낮에만 겨우 해를 볼 수 있었고, 밤에는 도시의 불빛이 너무 밝아서 달도 별도 볼 수가 없었습니다... <중략> 작은 집은 너무 슬프고 외로웠습니다. 칠은 벗겨지고 더러워졌습니다. 유리창은 깨지고 덧창은 비뚜름히 떨어져 나갔습니다. 작은 집은 초라해 보였습니다..... 작은 집 안은 변함없이 훌륭했는데도요"
강남의 높은 건물들 사이에서 방황하다 굉장히 화려해 보이는 백화점 옥상에 올라갔다. 그곳에서 서울 시내를 내려다보는데 나 자신이 초라한 기분이 갑자기 들었었다. 그 기분이 작은 집이 느꼈던 기분이 아닐까. 여기와 나는 어울리지 않는 느낌. 나 자신의 내면은 따뜻함으로 여전히 가득 차있었지만 외면은 높디높은 건물들에 푹 가려져 차갑고 어두워 보이는.. 계속 이곳에 있다가는 나 자신의 내면도 차갑고 어둡게 변할 것 같은 두려움이 생겼다.
사실 생각해 보면 꼭 대도시에 살지 않더라도 어디에 있던 슬프고 외롭고 초라함 하지 않으면 된다. 내 마음이 여유롭고 행복하다면 어디에 살던 상관없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지금 나는 행복한가.. 초라함을 느끼고 있지는 않나 생각을 해보았다. 여유롭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계속 스스로에게 집중하고 그 행복함을 찾고 있는 중인 것 같다. 또한 우리 아이도 여유롭고 행복한 아이가 되도록 옆에서 지원하고 밀어주는 것이 엄마의 역할이 아닌가 생각한다. 정서적 금수저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엄마. 그 엄마로서의 역할은 어렵지만 나 자신이 행복하고 여유로워진다면 그 에너지가 아이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되지 않을까... 우리 아이가 우리 집을 생각했을 때 행복하고 여유로워 옅은 미소가 번지게 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엄마로서의 책임감이 커진다.
이 책을 아이에게 읽어주며 행복한 작은집의 추억을 함께 공유해야겠다 다짐한다.
**아이와 함께하는 독후활동**
책을 읽으며 내가 가장 많이 하는 것이 질문이다. 질문을 하고 아이와 같이 의견을 주고받는 것이다. 6세 아이가 어떻게 의견을 이야기할까 싶지만 그래도 곧 잘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그 이야기에 대해 옳다 그르다 말하기보단 공감하고 이야기를 수용해 주면 된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야 할 부분은 작은 집의 감정이라 생각했다. 산업화 도시화는 좀 더 학년이 올라갔을 때 다뤄야 하는 부분이고 6세인 우리 아이에게는 감정, 마음에 집중하기로 했다.
1. 질문하기
1) 읽기 전 질문
# 이 책은 무슨 이야기일 것 같아?
# 이 집은 지금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을까? 이유가 무엇이야?
2) 읽기 중 질문
# 이 장면에선 무슨 색깔이 많아? 어떤 분위기가 느꺼져?(각 그림에서 쓴 색깔과 계절, 도시화가 되면서 느껴지는 분위기를 함께 이야기해 본다.)
# 이동수단의 변화에 대해 질문한다(여기 그림에선 사람을 누가 태우고 다닐까?, 이제는 어떤 차 종류가 지나다니지? - 차에 매우 관심이 있어 흥미를 유발하며 변화되고 있는 사회를 인지시킨다.)
# 각 그림에서 작은집의 표정이 어떤지 질문한다. 슬픈지 행복한지 왜 그럴까 그 이유도 질문하고 대답을 못하더라도 괜찮다고 이야기하고 넘어가면 된다. 꼭 모든 질문에 답을 요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3) 읽기 후 질문
# 우리 아이는 어떤 집에서 살고 싶어? 그 이유는?
# 우리 아이는 어떤 표정의 집에서 살고 싶어? 그 이유는?
# 지금 우리 집은 어떤 표정일까? 그 이유는?
# 지금 우리 집에 살던 곳은 아주 옛날엔 어떤 모습이었을까?
# 우리 아이가 엄마의 나이가 되었을 때 지금 사는 이곳은 어떻게 변해있을까?
아이와 읽으면서 위와 같은 질문을 해 보았다. 정말 아이는 집의 감정을 정확하게 알아차렸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지나 도로가 만들어지는 장면에서부터 '작은 집은 기분이 안 좋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유를 물어보니 '시끄럽잖아', '자동차 타는 사람들이 아파트만 좋아할 것 같아서'라고 대답하는 것이 대견했다. 또한 산업화 도시화에 대해 설명은 하지 않았지만 이미 이동 수단에 대해 기가 막히게 찾아내었다. 남자아이라 더 관심을 가지는 것일 수도 있다. 봄의 장면에서부터 여긴 말이 수레를 끌고 있다며 집 유리창에 붙어 있는 한글 브로마이드의 글자 '마'의 마차 그림을 손으로 짚었다. 그러다 자동차가 나오고 가장 좋아하는 지상철, 지하철이 나오자 흥분하며 좋아했다. 특별한 설명을 하지 않아도 그림 자체가 너무 잘 설명되어 있어 그 그림을 자세히 살펴보는 것만으로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2.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레고 블록으로 만들어보기
6세 아이이기 때문에 흥미 위주의 독후활동을 계획하려 했다. 레고 블록으로 기찻길, 아파트, 기차역, 소방서, 경찰서 등 마을을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남자 아이라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레고 블록으로 만들어보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 이미 지상철과 지하철이 나오는 장면에서부터 집에 있는 기차 레일을 꺼내 들고 만들어보고 싶어 했고 듀플로 레고 블록까지 꺼내 아파트와 작은 집을 만들었다. 그리고 만든 집에 눈코입 표정을 이야기하고 직접 붙이게 하였다. 일단 레고로 만드는 게 시간이 걸려 거의 독후활동이 1시간 이상 걸렸기에 시간이 많은 주말에 하면 좋을 것 같다. 또한 아이가 너무나 즐거워하며 만드는 모습을 보니 나 또한 즐거워진 활동 시간이었다.
3. 독서토론의 시간 가지기
이 책으로는 다양한 질문으로 토론을 할 수 있다. 논쟁을 하기보다 다양한 의견을 모아 내용을 좀 더 깊게 이해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좋다. 물론 6세 아이에겐 적용하기 힘들겠지만 초등학교 1학년 정도의 아이들과는 한번 이야기해 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좋을 것이다.
1) 시골에서의 삶과 도시에서의 삶은 어떻게 다를까?('도시에서 사는 것이 편리하다'라는 논제로 찬반 토론을 이어가는 것도 좋겠지만 대부분이 도시에서 살았던 아이들이기에 그러한 토론보다는 어떻게 다른지 서로 의견을 공유하는 형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2) 우리 동네는 내가 태어나기 전엔 어떤 모습이었을까? (이 동네의 상가나 아파트를 이야기하며 새로 지어진 것들은 무엇인지 어떤 모습이었을지 상상해 보며 의견을 모아 다 같이 그림을 그려보는 것도 좋을 활동이다.)
3) 내가 우리 엄마 나이가 되었을 때에는 어떤 모습의 동네로 바뀌었을까?(미래의 도시를 상상하며 이야기를 나눠보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