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빗을 읽고(2024. 6월의 책)

내가 재설계해야할 습관에 대해서

by 나비진

목표달성을 방해하는 가장 큰 요인은 의지력 부족이다(p39) 라는 명제는 어릴 때부터 나에게 사실로 확립되었다. 그래서 암이란 병에 걸렸음에도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나에게 100일동안 지속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풍욕도 등산도 요가도 채식위주 식습관도 2022년 12월 전이 이후에 매일 했다 거의 10개월동안..하지만 2023년 다른 새로운 타입의 암이 있다는 검사결과를 들은 후 모든 것은 무너졌다. 아니 검사를 하고 그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부터 무너지고 있었다. 나가서 걷는 운동을 제외한 모든 것이 흔들렸다. 그때는 의지가 부족해서 불안한 마음을 이기지 못하고 매일 하던 것들조차 못하고 있다고 스스로 자책했다. 모든 일들이 암이 나아야한다는 강력한 의지로 이행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난 왜 100일 이상 지속했지만 그것들이 습관으로 자리잡지 못했을까? 내가 진짜 놓치고 있었던 것은 무엇일까?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변화를 이끄는 힘은 무엇일까?


일상을 노력이 필요없는 정신의 자동활동 영역에 더 많이 넘겨줄수록 마음은 본래 처리해야 할 일에 더 많은 힘을 쏟을 수 있다(p76)


지금까지 내가 정신의 자동활동 영역에 넘겨준 것은 어떤 것들일까. 유투브 보기, 드라마 보기, 그런 나를 게으르다 비난하기...난 습관이란 단어 대신 목표라는 단어를 사랑했다. 목표를 세우면 어떤 일이 있어도 달성해야했다. 목표 달성을 위해 조급함을 어깨와 목에 장착하고 어깨와 목의 긴장상태로 모든 일을 처리하니 참 많이 힘들었다. 만약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중도에 포기할 것 같은 느낌이 들면 아예 목표를 세우지 않았다. 그러면서 또 너는 회피를 하는구나 라고 스스로 자책했다.


늘 물이 새는 배에 타고 있다면 구멍을 막으려고 애쓰기보다 배를 갈아타는 편이 더 생산적인 에너지 사용법일 것이다. -워런 버핏


5월 불면과 대상포진으로 몸과 마음이 완전히 지쳐있을 때 이 책을 처음 읽었다. 이 때 나에 대한 비난과 자책은 극에 달해 있을 때였다. 대상포진이란 병이 왔음에도 잠을 자지 못하는 나에 대해, 긴장과 조급함을 여전히 못내려놓는 나에 대해 마음 속으로 참 많이 비난했던 것 같다. 사실 나에게 있어서 청평에 온 것이 배를 갈아탔던 것이었는데 아니었나. 다시 원래 배로 돌아가야 하는 것인가.. 너무도 많은 갈등과 고민으로 시간을 보내다가 결국 잠시 원래 구멍이 나 있었던 배로 돌아가보자 라는 생각을 했고 돌아가보니 내가 그 구멍으로 들어오는 물을 빼내기 위해 엄청 조급하게 물을 바가지고 퍼내고 있었구나, 그리고 새로운 배를 탔지만 여전히 물이 들어올 것이라는 걱정으로 물을 퍼내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알아차림이 이루어졌다. 그 알아차림이 있은 후 다시 새로운 배로 갈아탔을 때 내가 다시 재설계해야할 습관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게되었다.


나의 무의식적 습관 패턴은 어떤 상황에 대처하는 나에 대한 비난과 자책이었고 결국 내가 바꿔야 하는 습관은 운동이나 식습관 같은 외부적 영역이 아닌 내 안의 마음 습관이었다. 그리고 나에게 장착된 조급함과 긴장을 알아차리고 그것을 내리는 습관.. 차라리 외부적 영역의 습관 형성은 정말 어려운 것이 아니다. 마음 습관의 변화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내가 최종적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욕구를 생각했을때 어떤 상황에서도 나를 비난하는 것을 멈추기, 그리고 조급함이 없는 편안함과 안정됨을 찾기였다.


첫번째 비난하는 것을 멈추는 것은 알아차림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비난과 자책할 때 나는 열이 머리로 올라오는데 그런 생각을 하는 순간 0.1초의 망설임 없이 열이 올라옴을 느낀다. 이 때 나는 나에게 "너 잘하고 있니?"라는 판단 평가의 질문과 "너 또 비난했구나!, 어떻게 열이 올라오지 않게 할 수 있지? 비난하지 않을 수 있지?" 라는 해결책에 대한 질문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해결책은 생각나지 않고 더더욱 비난만 거세진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질문을 바꾸기로 했다." 이때 나는 무엇을 원했을까? 내가 되고 싶은 상태는 무엇인가? 나의 욕구는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나에게 하기로.. 수치심으로 열이 올라오는 것은 내가 막을 수 없다. 하지만 이를 알아차리고 뒤이어 할 수 있는 질문은 내가 스스로 바꿀 수 있다. 질문을 바꾸고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상태를 알게된다면 수치심이 올라오는 그 무의식적 패턴도 바뀌지 않을까.


안정이란 그저 정지된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 클레멘스 벤첼 로타르 폰 메테르니히(p172)


두번째 조급함 없는 편안함과 안정됨 찾기 습관형성은 호흡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2부에 제시된 습관설계법칙에서 가장 와닿았던 부분이 '나만의 신호를 발견하라', '마법이 시작될 때까지 반복하라'였다. 자신의 삶을 최대한 일관되게 유지할 필요가 있다. 내가 최대한 일관되게 유지하고 싶은 편안함과 안정됨 찾기 습관 형성은 라이트 동작에서 시작된다. 아직 그 습관을 만들기 위한 상황 설정은 명확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어싱, 쟁기자세, 역브이자세, 골반돌리기, 접시돌리기 등을 하면서 계속 호흡의 시원함을 찾는 것, 그리고 호흡의 시원함을 감각적으로 느꼈기 때문에 그 감각을 느끼기 위해 계속 호흡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함을 느낀다. 무의식적 습관패턴을 만들기 위한 상황 조성은 지금부터 하나씩 해나가며 결정하고자 한다. 한달 뒤엔 상황을 만들고 마법이 시작될 때까지 반복되는 패턴을 만들어보려 한다.


"우리는 매순간 세상을 객관적으로 인식하지 못한다. 무엇을 어떻게 인식할지는 이성이 아닌 우리의 습관이 결정한다"(P180) 는 작가의 말처럼 내가 나를 비난하고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은 객관적 인식이 아니다. 하나의 습관일 뿐이다. 나는 이 습관을 나의 온전함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사랑하며 돌볼 수 있는 습관이 형성된다면 이 세상이 지금과는 다른 180도 다른 세상 속에서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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