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능에 충실한 똥꼬, 본디아 35

by 정우임

올 초에 생후 일 개월이 조금 지난 새끼 강아지 한 마리가 기숙사에 들어왔다. 갓 엄마의 젖을 땐 녀석은 낯선 환경에 꼼짝도 않고 며칠을 낑낑거렸다. 생긴 모습이 영락없이 못생긴 똥강아지다. 우리는 “똥꼬”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배변 훈련이 아직 안되어서 강아지는 아무 데나 똥오줌을 눴다. 고양이 큐티도 첨에는 새로운 식구를 경계하더니 금세 우리 식구로 받아들였는지 쿨하게 똥꼬 주변을 태연하게 지나다녔다. 선생님들의 보살핌으로 똥꼬는 무럭무럭 잘 자랐다. 선생님들 출퇴근 때에는 제 딴에는 반갑다는 표시로 점프해서 선생님들에게 다가왔다. 하얀 옷을 입은 선생님들은 꼼짝없이 똥꼬의 발바닥 도장에 찍혔다. 아이처럼 똥꼬도 한창 운동량이 많을 시기여서 그런지 가만히 있지를 못하고 돌아다니면서 사고를 쳤다. 신발을 물고 가서 치발기 마냥 씹어서 뜯어 놓고, 마당의 빨랫대에서 옷가지들을 당겨서 더럽혀 놓고 텃밭에 들어가 작물들을 마구 헤집어 놓았다. 어느새 어린 강아지는 말썽꾸러기로 전락했다.


반년이 지나자 똥꼬에게도 2차 성장의 표시가 나타났다. 발정기가 극치에 도달했을 때는 거의 일주일을 밤새도록 늑대 마냥 울었다. 시끄러워서 우리 선생님들은 잠을 설쳤다. 선생님들이 생각하기로 아직 똥꼬도 어리고 새끼 낳으면 기숙사에서 모두 키울 형편이 아니니까 똥꼬를 잘 감시하자고 했다. 대문 단속에 더욱 신경을 썼다. 그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고는 너무 쉽게 터졌다.

아침 출근 차량을 타고 기숙사 골목을 벗어나는데, 우린 놀란 광경에 모두 고함을 질렸다.

“똥꼬, 안돼!”

똥꼬는 옆 집의 수캐와 사랑을 나누고 있었다.

언제 집을 나갔는지 빠져나가서 짝을 만난 셈이다. 그날 이후로 똥꼬는 아침저녁으로 외출했다. 이젠 어느 누구도 간섭하는 이가 없다. 똥꼬가 외출하지 않으면 옆집의 개가 찾아왔다. 본능에 충실한 그들의 연애를 우리는 허락했다.


이제 우리 선생님들의 관심사는 똥꼬가 만약 출산을 하면 어떤 새끼 강아지가 나올까이다. 아직 확실치도 않은 상태에서 우리는 고기반찬이 나오면 따로 챙겨서 강아지 밥그릇에 올려둔다. 똥꼬는 자연의 순리대로 본능에 아주 충실했다. 웃기지만 그걸 막으려는 우리가 잘못이었다.

“똥꼬야 맛나게 먹어. 이쁜 새끼 낳아.”

똥꼬와 옆 집 개를 조합했을 때 그다지 인물은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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