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강천사)
얼마 전 친구들과 함께 순창 강천사로 산행을 다녀왔습니다.
강천사는 신라 진성여왕 때인 887년, 도선 국사에 의해 창건된 유서 깊은 고찰로, 고려 충숙왕 시대에는 무려 12개의 암자가 있을 만큼 번창했던 곳입니다.
병풍폭포, 구장군폭포, 출렁다리, 맨발 산책로까지… 단풍이 물든 풍경과 어우러져 절경을 이룬 그곳은, 잠시나마 일상의 무게를 내려놓고 숨을 돌리기에 충분한 시간이었습니다.
사전에 공지하고 모두가 함께하길 바랐지만 현실은 늘 마음 같지 않습니다.
운전직, 교대 근무, 각자의 생업으로 인해 끝내 참석하지 못한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함께한 친구들과는 멋진 풍경, 맛있는 음식, 유쾌한 체험 사진을 단체 톡방에 부지런히 올리며 그 자리를 공유했습니다. 농담 반 진심 반으로, “배 아파서 다음에는 꼭 함께하자”는 마음이 담긴 사진들이었습니다.
그 순간만큼은 우리가 함께여서 즐거웠고, 그 기쁨을 나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하루가 저물고, 숙소에서 조용히 하루를 돌아보며 문득 마음 한편이 무거워졌습니다.
혹시 우리가 너무 우리 입장에서만 생각했던 건 아닐까?
함께하지 못한 친구들의 아쉬움은 어땠을까?
그들도 함께 걷고 웃으며 일상의 피로를 털어내고 친구들 간 우정을 쌓고 싶었을 텐데, 우리는 그 마음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던 것입니다.
가장 안타까운 마음을 품었을 사람은 오히려 그 자리에 없었던 친구들이었을지 모릅니다.
그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나니 미안한 마음이 스며들었습니다.
이번 여행은 특별했습니다.
단지 풍경이 아름다워서가 아니라, 사람을 생각하는 법을 조금 더 배우는 시간이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는 타인의 처지와 마음을 더 깊이 살피고 배려할 줄 아는 성숙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당신은 지금, 타인의 입장을 배려하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