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인천 생활 이야기]
13-2. 목욕탕 사고
2023년 7월 7일, 금요일.
그날도 평소처럼 새벽 6시에 기상했습니다.
간단히 씻고 헬스장으로 갔습니다.
스트레칭으로 가볍게 몸을 푼 뒤 근력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어깨 운동은 월요일과 목요일,
가슴 운동은 화요일과 금요일,
등 운동은 수요일과 토요일에.
3일 간격으로 근육을 쉬게 해 줘야 더 단단하고 건강한 몸을 만들 수 있다는 걸 배운 뒤 이제는 운동도 체계적으로 했습니다.
근력운동 후에는 러닝머신에서 SIT 훈련이라는 고강도 인터벌 운동을 합니다.
4분 걷고 1분 전속력으로 뛰고, 다시 4분 걷고…
이걸 5세트 반복하면 온몸이 땀에 젖습니다.
그러고 나면 정신도 맑아지고 몸도 개운한 기분이 됩니다.
그날도 어김없이 개운한 기분으로 샤워를 마쳤습니다.
그리고…
'꽈당!'
탈의실로 나오는 순간, 닦이지 않은 바닥 장판의 물기 위에서 그대로 미끄러졌습니다.
넘어지면서 팔꿈치가 먼저 바닥을 짚었지만, 얼굴은 그대로 문틀에 부딪쳤습니다.
광대뼈 부근과 팔이 크게 긁혔고, 피가 났습니다.
탈의실엔 다른 사람도 있었지만 일단 정신을 차리고, 몸을 닦고 병원 응급실로 향했습니다.
엑스레이와 CT 결과 다행히 뼈엔 이상이 없었지만, 상처는 깊었고
며칠 동안 소독과 드레싱, 약 복용을 해야 했습니다.
이 일을 친구들에게 이야기하자 한 친구가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우리 지인도 목욕탕에서 넘어져 뇌진탕으로 돌아가셨어.
진짜 너는 천만다행이야.”
그 말을 듣는 순간,
뉴스에서만 보던 ‘목욕탕 낙상 사고 사망’이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었습니다.
우리는 일상에서 너무나 많은 것들을 당연하게 여깁니다.
걷고, 운동하고, 깨끗이 씻고.....
하지만 그 평범한 하루 속에도 위험은 아주 얇은 막처럼 깔려 있습니다.
한순간의 방심,
그게 사고의 시작이라는 걸 나는 온몸으로 배웠습니다.
그 뒤로 나는 샤워장에서는 물기부터 살핍니다.
몸의 물기를 대충 닦고 나오던 습관도 버렸습니다.
사고는 늘 예고 없이 찾아오지만
사전의 ‘주의’는 그 사고를 막을 수 있는 소중한 보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