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생생한 어린 시절의 기억은~

심리 문장완성검사

by 이지애 마리아

직계 어른들과 부모님에게서 들은 나의 어린 시절을 기억의 재구성으로 전하려고 합니다.


4~5세 즈음되었나 보다. 엄마는 어떤 질병에 걸려서 수술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아버지 혼자 어린 남매를 홀로 돌보는 것 자체가 직장에 다니시느라 어려웠기 때문에 이모가 와서 나를 외가댁으로 데리고 갔었다.


비둘기호 기차에 몸을 싣고 이모와 함께 외가댁으로 가면서 어렸던 나는 불안한 마음에 악다구니를 쓰며 울었다고 한다. 기차가 깜깜한 터널 속으로 들어가니 나는 무서워서 얼마나 자지러지게 울었는지 모른다.


그래서 이모는 어린 내게 이렇게 말하였다. "저기 호랑이 나타난다. 어흥." 계속 시끄럽게 울면 "망태 할아버지가 잡으러 와."라고 얘기했던 기억이 난다.


유아기였으니 당연히 엄마 떨어져서 분리불안을 겪는 것은 당연지사 아니겠는가! 그러던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결혼하지 않은 총각 처녀였던 외삼촌, 이모는

어린 나를 돌봐주느라 비지땀을 흘렸다고 한다.


외할아버지께서 하루는 어린 나를 툇마루에 앉혀 놓고 신기한 묘기를 보여주겠노라고 하시더니 땅콩밭으로 가셨다. 그곳엔 관계자 외 출입금지 팻말이 걸려있던 곳이다.


외할아버지께서는 어디를 한참 갔다 오시더니 뱀을 잡아 와서 모가지를 탁 휘어잡고 공중으로 휙휙 돌려서 맨땅바닥으로 내리쳤다. 그리곤 화롯불에 굽는 것까지 보여주셨다. 지글지글 익은 뱀 가죽을 훌러덩 벗기는 광경까지 고스란히 구경하였다. 그리고 외갓집 장롱 위에 뱀술이 몇 병씩 있었다. 백 년 사위 오면 한 병씩 나눠주려고 담갔다고 말씀하시는 것을 어른들께 들은 기억이 난다. 그 뱀술이 우리 집에도 몇 년 동안 장롱 위에 올려두고 모셔놓기만 하다가 고등학교 2학년 무렵 같은 지역 다른 동네로 이사하면서 이삿짐센터 아저씨에게 건네주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외할머니께서는 어느 날 아버지가 날 데리러 온다는 기별을 받고는 마당에 아주 큰 느티나무 한 그루가 있었는데 백년손님 밥상 차려준다며 닭장에 있는 토종닭 한 마리 잡아 그 나무에 묶어두곤 부엌에 들어가 가마솥에 물을 받아 끓이고 있었다. 외할머니는 그런 죽음을 앞둔 닭과 잠시 놀고 있으라는 말을 전하고는 부엌으로 가셨다.


그 어린 나는 하얀 깃털, 새빨간 벼슬이 참 예뻐 보여 쓰다듬어 주었다. 그리곤 내가 안아줄게 하며 양쪽 날갯죽지에 손을 쑥 집어넣고 말았다. 그러던 그때 닭이 소스라치게 놀라 희번덕거리는 눈으로 나를 쏘아보더니 그 뾰족한 부리로 내 손을 마구 쪼아대었다. 그때 나는 굉장한 충격을 받았고, 현재도 부리가 있고, 깃털이 있는 새 종류만 봐도 무서워서 그 어린 시절의 기억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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