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웃음으로 더 나아지길

by 하와이 앤

내가 인생을 살아오면서 후회스러운 점이 있다면, 웃으며 살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는 정말 많이 웃지 않고 살았다. 그냥 이유 없이 웃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몰랐다.

오래전부터 내가 잘 웃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살아왔다.

그러다 어느 순간, 내 마음속에서 무언가 조금씩 변화가 일어났다.


그 변화가 정확히 무엇 때문이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변화가 찾아왔다.


딸 때문인지, 아님 내 마음 저 깊은 곳에서 무언가가 꿈틀거리기 시작했는지 알 수 없지만 내가 많이 웃지 않고 살아왔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큰 후회를 했다.


어느 날, 딸이 내게 물었다. "엄마, 무슨 안 좋은 일 있어? 왜 그렇게 인상을 쓰면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어?" 그 순간 깜짝 놀랐다. 사실 깜짝 놀랄 일도 아니었다. 남편과 딸이 종종 내 표정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었고, 돌아가신 아버님도 내게 조용히 말씀하셨던 적이 있었다. "**엄마야, 내가 어디 가서 물어보니 니는 많이 웃기만 하면 된다고 한다. 그러니 항상 웃어라, 알았재?" 하지만 그때는 그 말들이 크게 와닿지 않았다. 나의 고단함만 생각하며, 그저 듣기만 했을 뿐이었다.


그날 딸의 말은 다르게 다가왔다. 내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거울을 보니 나는 웃고 있지 않았다. 내가 웃지 않으니 거울 속 나는 무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사람들을 대할 때 나는 상대방의 표정을 두고 상대방을 탓했지, 정작 나 자신이 웃지 않으며 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던 것이다. 지금까지 이렇게 살아온 내가 앞으로도 계속 이런 모습으로 살게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밀려왔다.


나 자신에게 물었다.


'왜 나는 많이 웃고 살지 않았을까?'

'왜 나는 주변사람들을 보지 못하고 나만 바라보고 있었을까?'

'웃으며 사는 것이 왜 그렇게 어려웠을까?'


나는 평소에 좋은 감정으로 많이 웃으며 살기보다는, 마음속 자리 잡은 나에 대한 연민과 고달픔이 얼굴에 드러났다는 걸 깨달았다. 나의 삶이 힘들었던 만큼, 그 고통이 내 표정에 고스란히 묻어났고, 그것이 주변 사람들에게도 불편하게 느껴졌을지 모른다. 내 얼굴이 내 마음 상태와 지난 삶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처럼,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무표정과 좋지 않은 표정을 짓고 살면 내 미래의 모습이 어떨지 불 보듯 뻔하다.


지난 삶을 곱씹지 않으려 한다. 아무리 돌이켜봐도 변하는 건 없으니까.

대신 나는 미래를 선택했고, 내가 되고 싶은 모습을 상상하며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많이 웃으려 한다.


이제야 조금씩 알 것 같다. 나도 이 세상이 처음이라 많이 서툴고 모르는 것이 많다는 사실에 위안을 삼고 있지만, 후회스러운 순간들이 많다. 최근 들어 나는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며 반성하고, 이를 통해 더 나은 내가 되고, 더 나은 삶을 살기를 바라고 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인생은 콩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