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독서 친구와 함께 책 읽기를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필사도 함께 하게 되었다.
평소 책을 읽다 마음에 드는 문장이나 글귀는 색연필로 밑줄을 긋거나 형광펜으로 표시하며 읽는 편이었다. 독서 친구와 함께 책 읽기를 하면서부터는 마음에 와닿은 문장이나 글귀를 노트에 옮겨 적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노트북에 기록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손으로 직접 써 내려가며 노트에 적고 싶었다. 그렇게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세 권의 노트를 모두 채웠고, 지금은 네 번째 노트를 쓰고 있는 중이다. 그 안에는 12권의 책이 담겨있다.
처음에는 글쓰기 실력이나 어휘력이 늘기를 기대했다. 뜻밖에도 필사를 하며 내 마음이 단단해지고 평온해지는 것을 느꼈다.
마음에 와닿는 문장, 아름다운 문장을 한 자 한 자 써 내려갈 때마다 난 행복했다. 그 순간 마음은 고요해지고 머릿속은 단순해졌다. 책을 읽고 필사를 하는 시간만큼은 아무런 방해 없이 몰입할 수 있어 참 좋다.
책에 밑줄을 그으며 읽을 때 순간 이해 되지 않던 부분도 손으로 옮겨 쓰다 보면 내용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해가 되었다.
완성된 필사 노트를 펼쳐볼 때마다 뿌듯한 감정이 밀려온다. 가방 속에 넣어 다니며 좋아하는 문장을 언제든 다시 꺼내 읽을 수 있다는 것도 좋다. 마음이 울적하거나 복잡할 때면 노트를 펼쳐 지금 내게 힘이 되어주는 문장을 다시 읽으면 위로를 받고 편안함 마음을 찾게 된다.
세 권의 노트 속 수많은 문장 중, 내게 큰 변화를 가져오게 한 문장은 <난쟁이 피터> 251쪽에 나오는 이 한 문장이었다.
"신시아가 행복하면, 피터 네가 행복하면 나도 행복해진다는 단순한 진리를 왜 몰랐을까."
이 문장을 읽고 나를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지나친 자기애에 빠져 나에 대한 연민으로만 세상을 바라보던 내게, 이 문장을 시작으로 내게 변화가 찾아왔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은 나를 위해 오늘도 책을 읽고 필사노트에 옮겨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