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4월 30일
'끝'이라는 말 속에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다양한 이면의 의미가 깃들어 있습니다. 영어의 end라는 단어가 마지막과 종말이라는 의미를 동시에 띠는 것과 마찬가지죠.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의 경우는 마지막 즉 막다른 곳이라는 의미에 가깝다고 봅니다. 다시 말해 이 세계를 계속해서 저 너머까지 걸어간 그 끄트머리라는 의미입니다. 물론 현실에서는 지구가 둥그니까 아무리 걸어도 막다른 곳이 없겠지만, 내가 생각한 것은 더 신화적인 세계입니다. 내적인 세계라 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런 곳에는 끝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리고 거기에는 여기가 세계의 끝자락입니다라고 적힌 팻말이 서있을지도 모릅니다. 당신은 그런곳에 가보고 싶지 않은가요? 나는 가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라는 소설을 썼습니다.
다시 말해 당신이 소설가로 어딘가로 진정으로 가고 싶다면, 당신은 실제로 그곳에 갈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것은 소설가이기에 경험할 수 있는 멋진 일 가운데 하나 입니다. 또한 당신은 독자로서 그 책을 읽으면서, 잘하면 그렇다는 얘기지만, 작가와 함께 그곳에 실제로 갈수도 있습니다. 이것 역시 독자이기에 경험할 수 있는 멋진 일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이야기가 가지는 최대의 효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