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재즈 그리고 출발점
지금은 명성을 잃고 추락한 영화 감독이자 재즈광인 우디 앨런이 있습니다. 그의 뮤즈이자 부인이 미아 패로였는데 패로는 1968년 로만 폴란스키의 명작 <로즈마리의 아기>에서 악의 씨앗을 잉태하는 로즈마리를 연기하여 명성을 얻게됩니다. 이 영화를 어릴적 흑백으로 본 적이 있는데 후반부 장면은 매우 충격적이었습니다. 은근한 긴장감과 공포로 관객들을 서서히 스크린 속으로 빨아들인 영화 음악. 작곡가는 당시 30대 후반의 폴란드 출신 아티스트였습니다.
크르지츠토프 코메다(Krzysztof Komeda, 1931~1969)
크르지츠토프 코메다는 폴란드 출신 배우, 피아니스트, 작곡가이며 영어로는 크리스토프 코메다로 불립니다. 코메다는 짧은 생애동안 약 40편의 영화 음악을 작곡하였는데 <로즈마리의 아기>, <벰파이어의 춤> 등이 대표작입니다. 두 영화 모두 로만 폴란스키(1933~)가 메가폰을 잡았습니다. 폴란드 출신 배우인 코메다와 폴란스키는 각각 작곡가와 감독으로 작품을 만들어 나갑니다. 재즈 피아니스트로서의 코메다는 폴란드 재즈의 위상을 드높였을 뿐만 아니라 그가 빚은 작품을 통하여 유럽 재즈가 미국 재즈와 차별화되는 이정표를 만든 인물입니다. 1966년 발표한 앨범이 그 증거입니다.
1966: Astigmatic(애스티그매틱, 난시)
토마스 스탄코(폴란드, 1942~2018): 트럼펫
즈비그니에프 나미스워프스키(폴란드, 1937~2022): 알토 색소폰
크르지츠토프 코메다(폴란드, 1931~1969): 피아노
귄터 렌츠(독일, 1938~): 베이스
루네 칼슨(스웨덴, 1940~2013): 드럼
폴란드는 동유럽을 대표하는 재즈 국가이며 유럽 내 재즈 강국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트럼펫의 스탄코는 폴란드를 대표하는 재즈 트럼피터로 프리 및 아방가르드 재즈를 지향한 연주자입니다. 그의 스타일을 계승한 멘티로는 토마스 다브로브스키가 있습니다. 나미스워프스키는 색소폰, 플루트, 트롬본, 첼로, 피아노를 연주하는 멀티 플레이어입니다. 폴란드의 주요 연주자들과 콜라보를 많이 하였습니다. 여기에 독일 베이시스트 렌츠와 스웨덴 드러머 칼슨이 참여하여 퀸텟을 이루고 있습니다. 물론 코메다가 중심에 있으며 앨범 <애스티그매틱(난시의)>의 수록곡은 모두 코메다 작곡입니다. 앨범명과 타이틀곡은 앨범 커버 디자인으로 시각화되고 있습니다. 코메다가 바라보는 알파벳 'A'는 주홍글자의 'A'는 아닐 겁니다. 단어 난시(Astigmatic)의 앞 글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만 개인적으로 이 글자는 미국 재즈라고 읽습니다. 그리고 코메다의 망막에 맺혀 머리 속에 인식되는 'A'는 유럽 재즈라고 읽습니다. 그 'A'위에 얹어진 'B'가 난시에 따른 어떤 형체입니다. 이 두 'A'와 'B'가 만들어 낸 이미지가 미국 재즈가 아닌 미국 재즈가 만들어내지 못 할 것 같은 유럽의 재즈 미학입니다. 앨범 <난시>는 앨범 커버에서 말하고자 하는 무엇인가를 실제로 증명합니다. 그리하여 유럽 재즈 역사를 대표하는 유일무이한 명작으로 남게 됩니다.
자, 이제 님들의 감상 차례입니다.
핫불도그